어제 메피스토가 다니는 교회(이런 아이러니가 있나!)에 중요한 투표가 있었다.
교회일꾼을 뽑는 투표였는데 장로 권사 등등...3가지정도의 직책을 선출하는 투표였었다는.
그러나 메피스토 워낙 교회에 뜨문뜨문 대예배만 보고 후다닥 튀어나오는 인물인지라
누가 누구인지 알길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주 4일정도를 교회일로 소진하시는 어머니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렴해
투표를 하게 된 것.. 어머니의 선발기준은 농땡이 안부리고 주여~! 혹은 아멘~! 목소리만
큰 사람은 배제시키고 성실하게 일할 수 있는 인물이 기준이였다.

그 중... 저번 투표에 권사 낙선을 했던 A모씨는 어머니의 주요 타겟 대상이였다. 다시말해
여간해선 권사자리에 앉히면 절대 안되는 인물로 지목하셨고 어머니 나름대로 그분의 권사
진출의 분수령이 될 이번 투표에서 가급적 표를 안던져주는 방향을 잡으셨던 것.

투표가 있기 몇칠 전 이유를 여쭤봤더니 어머니는 교회에서 행해지는 아침행사나 조금이라도
고된 봉사에는 결코 얼굴을 비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대예배 후 식당에서의 식당
봉사같은 눈에 뵈이는 겉만 번지르르한 봉사 아닌 봉사에만 매진해 온 것이 어머니에게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듯 했다.

대예배 후 투표가 시작되기 전 교회 대예배실에 앉아있는 인물을 보고 있자니 기가 막히기
시작했다. 제아무리 뜨문뜨문 교회를 다녔다고 하지만, 지금 다니는 교회는 할머니때부터 다녔던
교회였고 찬찬히 보면 얼굴 정도는 알아볼 수 있는 인물들이 대부분이였는데 어젠 그게 아니였다.

생판 처음보는 사람들 특히 어머님이 주목하는 A씨의 주변엔 이 교회에 적을 두고 있긴 하지만
좀처럼 예배를 보지 않는 사람들부터..그분의 가족들(남편, 딸 두명까지) 두루두루 포진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다시 말해...예배보다는 표를 늘리기 위해 투표를 할 수 있는 온 가족을
동원한 속이 뻔히 보이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던 것.

투표결과는... A씨는 결국 과반수 미달로 자신이 그리도 갈망하던 권사자리에 낙선을 하고 말았다.
벌써 두번째...

이때부터 메피스토는 악마적인 관찰자의 시점에서 그 A씨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참으로 재미있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표정관리 어렵게 하는 모습을 캐치하게 되었고, 결국
한계상황이 표출된 행위는 목사님과의 인사도 외면하고 부리나케 밖으로 퇴장하는 모습까지....
2차투표까지 마친 후 먼저 나가버린 남편을 밖에서 만나 그분의 남편이 속 모르고 "됐어.?"라는
물음에 굳은 표정이 되는 모습까지......결국 예배 후 교회에서 제공하는 식사시간에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나중 어머니를 통해 들었는데...목사님이나 사모님이 위로겸 전화를 했더니 핸드폰까지 꺼져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는 것...

저번 투표에선 미션스쿨의 선생님이신 분이 학교 인사점수에 반영이 되는 교회 장로자리에 도전했다
미역국을 말아 드시곤 아예 교회에 발을 끊은 사연까지 기억하고 나니....

대체 신앙을 위해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인지 아님 그것도 권력이라고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들이
다니는 교회인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분명 기독교의 이름으로 교회의 이름으로 수많은 사회봉사가
행해지고 실천되어지고 있다지만 이런 기본 취지에 어긋나는 무늬만 교인들을 마추치는 것은 참으로
고역이 아닐까 싶다.

뱀꼬리 : 메피스토는....3대째 모태신앙입니다. 주니어까지 합치면 4대째가 되는군요...^^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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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7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05-07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페퍼 제목이 정말 딱~ 이다 싶어요. ^ ^;;;

바람돌이 2007-05-0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대째 모태신앙이라.... 한국 기독교의 산증인이겠습니다. 메피스토님 집안이.... ^^

비로그인 2007-05-07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끔 그렇게 생각해요.
저도 교회다니지만요, 그나마 교회다니는 사람들은 안다니는 분들보다 더 용서받아야할 것 많은 죄인중의 죄인, 악질중의 상악질이라 교회라도 다녀야 되는 거 아닐까... 저를 보면 알수 있잖아요? ㅋㅋ 전 그야말로 죄인중의 괴수랍니다 :)

그나저나 <메피스토>가 교회를 간다니 정말 아이러니하고 재밌군요. ^^
주니어는 4대째 모태신앙이라는 엄청난 복을 받고 난 아이가 분명하구요 :)

BRINY 2007-05-0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학교에서도 승진(교감, 교장) 노리는 사람들은 다 이사장과 같은 교회를 다니는 모양이더라구요. 아무리 먼 곳에서도 그 교회를 다니러 온다지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예배당내 앉는 자리까지도 '이 자리 앉으면 이사장님이 좋아하신다'고 코치해주는 주위 사람들이 또 있나 봅니다. ㅋㅋㅋ

무스탕 2007-05-0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데 별별 일이 다 생기겠지요..가끔 궁금한건 그렇게 사시는 분들(A 씨 같은) 생각에 '나같이 살아봐~ 세상이 아름다워져~' 할까요? -.-

짱구아빠 2007-05-07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로나 권사라는 직책이 큰 이권이 되는가요?? 국회의원이나 지자체 선거에 출마하는 이들의 이기적인 동기 (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한다는 명분은 제껴두고...)는 어림짐작으로 능히 가능한데, 종교기관의 감투에 뭔 이권이 있어서 그리 노리는 건지 영세받고도 성당에 잘 안나가는 짱구아빠는 궁금하여요... 불타는 봉사정신이나 신앙심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돌아가신 친할머니께서 교회 권사를 하셨는데, 옆에서 지켜보니 별로 남는게 없어보여 더욱 궁금궁금입니다. 전 신앙심이 많이 부족한 인간이라...)

sweetrain 2007-05-08 0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수님 믿는데, 간혹 그런 생각을 하지요.
하긴 사람이 완벽하면 왜 종교에 의지를 하겠어요.;;

보석 2007-05-08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교는 종교고 사람은 사람이니까요. 결국 사람 모이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Mephistopheles 2007-05-08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대째라 놀라면서 속삭이신 분 // 그러기에는 3대째 인물이 교회와 별로 안친합니다..^^
홍수맘님 // 그게 딱...이 되지 말아야 하는데 딱..맞아떨어지는 것 또한 기독교적으로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람돌이님 // 1대 2대는 대단했죠..3대는 흐리멍텅..4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ㅋㅋ
체셔고양이님 // 그럼에도 불구하고..교회에서만큼은 자신의 욕심이나 사리사욕정도는 눌러줘야 하는데..그게 안되는 사람들을 종종 보고 있자면 발퀴레라도 되고 싶은 심정입니다..^^
브리니님 // 어린아이들은 이성친구 쉽게 사귄다는 구실로 교회를 다니고 어른들은 출새를 위해 저리 겉에 보이는 행동들을 하더군요..전 가끔 교회가 나이트장인지 롤러장인지 혹은 모 대학의 MBA장인지 햇갈리 때가 종종있습니다..^^
무스탕님 // 글쎄요...아마도 자신은 교회를 다닌다는 것으로 일주일간의 모든 죄과가 깨끗하게 씻어진다고 오해만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짱구아빠님 // 그게 저도 잘 모르겠어요..왜들 그러는지...그게 말이 직책이지 교회에서의 직책은 바로 봉사직이잖아요..그만큼 자기시간 희생해서 대가없이 일하는 건데 저역시 이해가 안갑니다..^^
늘 속삭이신 분 // 어머..!! 저도 투표 끝나고 딱 님과 같은 생각했습니다..ㅋㅋ
단비님 // 문제는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인정하고 수그리고 들어가야 하는데..그런 사람은 좀처럼 만나기 드물죠..더더욱 문제는..아예 100% 종교화 되어 광신도화 되는 경향입니다. 장승백이에 있는 장승을 불태운다든지 사찰의 불상을 훼손한다든지 하는 건 종교의 범위를 넘어서 범죄의 부류에 들어가니까요..^^
보석님 // 반갑습니다 보석님 초면이네요..^^ 암튼 인간들 모여있으면 꼭 문제가 발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