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란 ...

 

휴일 보내고 서재에 들어오니, 지난 주말 휴일 사이에 생각이 필요한 사건에 대해 몇 글이 올라와 있다. 주제는 곰곰생각하는발 님의 글을 문제 제기로 삼는다.

 

* 불알후드는 좌우가 없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7606146

 

* 드라마의 대사

1980년대 초 드라마 중에서 배우 박원숙이 송승환에게 말을 건넨다.

“‘너희 남자들은 (연인이나 딸인) 여자들에게 남자들을 믿지 말라. 나를 빼고 모든 남자는 늑대다라고 말한다며.”

 

나는 당시에 직관적으로(또는 본능적으로)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개의 남자들이 이런 식으로 말한다는 것이다. 문장의 내용을 보면, 이 말이 맞는다고 하여도 누군가의 한 남자의 말만 맞는 것이다. 60억 인구 중에 남자 30억으로 계산하면 1/30억이다. 이 미세한 확률은 제외하면 모든 남자는 늑대다.’가 맞다. 나는 이 드라마 대사를 들은 이후로 나를 포함한 모든 남자는 늑대다.’라고 이야기 한다. 박원숙이 이야기한 너희 남자모든 남자를 뜻한다면 나는 예외다. 나는 나를 빼고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나를 포함하여라고 하기 때문이다.

 

늑대는 테스토스테론의 은유다. 테스토스테론은 폭력, 성욕, 성폭력, 지배욕으로 나타난다.

 

* 테스토스테론 http://blog.aladin.co.kr/maripkahn/7485260

* 최초의 인간 아담 http://blog.aladin.co.kr/maripkahn/7563222

 

*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에는 좌우가 없다

서제 초기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할 때, ** 님께서 내게 자신의 후배의 이야기를 해 주셨다. (** 님이 내게 이야기한 것이 10년 전, ** 님도 예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니 한 참전의 이야기다. 지금도 어디에 있겠지만, 다시) 요약을 하면 ;

 

운동권 활동을 하던 여성 A와 그와 결혼한 남성 B가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성실하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운동권 활동으로 남성 B는 생계를 책임지지 못했다. 즉 결혼 생활을 위한 경제적 능력이 없었다. 이 상황에서 A는 과외를 비롯한 온갖 잡일 하면서 생계를 담당하고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그러던 어느 날 B에게 경제적 능력이 생겼다.

 

그리고 B가 한 최초의 일이 A에게 이혼을 요구한 것이다. B가 남긴 말은 (A)가 생계를 담당하기 위해 일을 할 때, 나는 불편했어.’ 이혼 후 호** 님이 A를 방문했을 때, A는 폐인이었다.

 

나는 대학생 시절 학생회에 참여하는 바람에 좌파적 주장을 하는 사람과 대화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들이 행동이 말과 일치하리라 꿈도 꾸지 않았다. 그 중에는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역시 그들의 행동이 말과 일치하리라 생각지 않는다.

 

* 결혼할 당시에 안해는 내게 바람 피면 죽어, 바로 이혼이야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한 나는 바람을 안 필만큼 도덕이지 않다. 나는 내가 바람을 피울 수 있는 상황을 알기에, 이성의 힘으로 그런 상황을 피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답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 성범죄를 조심하라는 표어가 붙자, 어느 남성은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에 분노했는데, 나는 모든 남자가 성범죄에 관한 잠재적 범죄자인 것에 동의한다.

 

* 여기서 다시 철학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마지막 사중주> 영화감상에서 언급한 드러나지 않는 것에 대한 가치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 영화감상 150616 <마지막 사중주>

가장 가까운 관계인 네 사람은 이를 계기로 25년간 숨기고 억눌러온 감정들을 드러내기 시작 ; 억눌러온 감정을 포함하여 드러나지 않는 것들에 대해 본질적 해석이 아닌, 실존적 해석을 하면 어떻게 되나?

 

내가 생각하는 바는 이렇다. ‘불알후드는 좌우가 없다에는 한윤형 씨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나도 포함되고 곰곰생각하는 발 님도 포함되고, ‘한윤형 씨 폭행과 관련된 글을 올린 다른 남성 알라디너 몇 분도 포함된다.

 

* 내가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묻는 것은 이것이다. ;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 남성에게 도덕적 비난을 가한다. ; 효과가 없지 않되 미미할 것으로 생각.

2) 그런 남성뿐이라면 외성기를 자르는 게 낫다. ; 효과는 가장 확실할 것으로 생각.

3-1) 영화 <매드 맥스>의 장면처럼 정조대를 끊는 것. ; 어느 정도의 효과는 확실한데, 이것을 실천하는 것 여부가 관건.

3-2) 총 열나 쏴가지고, 군대를 끌고 와 남성을 제거 ; 자연의 동물 세계에는 여성으로만 구성된 동물도 있다.

4) 어머니가 수험생 아들에게 설겆이를 시키는 것 ; 위 2) 3) 제안보다 과격하지 않으나 그 누구도 실천을 선언하지 않았다.

 

알라디너 가** 님과 NGO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내가 비평가 입장에서 실천가 입장으로 전환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변명으로 했던 말이다. ; ‘괴물과 싸우는 자는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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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6-22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0% 동의합니다. 내가 빠진 너희들`은 가짜죠. 저는 남성은 잠재적 범죄자`라는 말에 동의하기에, 남자는 다 잠재적 범죄자냐 시발... 이런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뉴스 보며 성범죄자 얼굴 가리는 모습 보며 저런 쳐죽일 놈.이라는 사람의 울분을 믿지 않습니다. 내가 빠진 나쁜 너희들은 가짜거든요. 남성은 잠재적 범죄자입니다. 그 사실을 계속 인식하고 조심하고, 그래야 한다고 보여집니다.

마립간 2015-06-22 13:14   좋아요 0 | URL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그리고 거부하는 남자들도 문제지만,

제 관심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입니다. 제가 최근에 읽은 책에서 페니미스트들이 10년 전에 비해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했다는 것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제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안이 없을 수 있겠지요. 레비 스토로스에 의하면 인류는 진보한 것이 없으니, 양성평등에서도 제자리 걸음만 하게 될 지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