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수
                                    정지용

고향집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 강촌2
                                                                   김성호


 

 

 

 

 

 

* 싸리꾳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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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5-08-15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그제 홍천을 다녀오면서... 어렸을 때 외가집(문산)에 놀러다니던 시절이 떠 올랐습니다.

물만두 2005-08-15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가집... 늘 정겨운 곳이죠...

파란여우 2005-08-15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인수의 '향수' 듣게끔 하는 글과 사진입니다.

瑚璉 2005-08-16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곳에 다녀오셨군요.

2005-08-24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