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日記 130529

 

어느 분이 수학에 관한 도서를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하셨다. 2권을 추천했는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서. 나는 수학이나 과학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왜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재미있는 독서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소설책을 집어 들었을 때, 사람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4월말부터 독서를 시작한 <검은 책 1>을 아직도 읽고 있다. <검은 책 2>까지 읽으려면 6월 말이나 되어야 할 것 같다. 지인으로부터 5월 초에 왜 ‘독서일기’가 없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검은 책>을 붙잡고 있느라고 다른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읽다가 만 책 중에는 <비무장의 예언자 트로츠키>가 있다. 꼭 읽기 힘들었던 것은 아닌데, 상대적으로 다른 책을 읽다가 못 읽게 된 책이다. <박헌영 트라우마>라는 책을 보니, <비무장의 예언자 트로츠키>가 생각났다. 역사에 가정은 무의미하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 대통령이 서재필이었다면, 아니면 김구였다면, 북한이 김일성 대신 박헌영이 정권을 잡았더라면, 소련의 정권을 스탈린대신 트로츠키가 잡았더라면 세상이 많이 달랐을까 상상을 해 본다.

 

 

 

 

 

 

 

 

진도를 못 나가는 소설책에 <소돔 120일>도 있다. 정부에서 판매금지를 시켜 호기심에 구입했는데, 앞부분 읽다가 포기하고 다시 시작, 몇 페이지마다 도돌이표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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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05-30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수학과는 거의 상극이라 아예 안 읽다가 그냥 죽는 시늉하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더군요. 소설보다 재미있어서 밑줄 미친듯이 그은 적이 있습니다.

마립간 2013-05-30 07:58   좋아요 0 | URL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수학의 바탕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추천한 책이 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모든 사람은 기본적인 수학적 바탕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강제로 수학의 전분야를 배우잖아요. 제 대학 친구 중에 중고등학교 시절을 미국에 보냈는데, 미국에서는 집합론, 기하, 대수 등의 수학의 한 분야를 수강 신청해서 듣는다고 하더군요. 수학의 어떤 분야는 친구에게 처음 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제가 수학의 무엇을 설명하는데, 무진 애를 먹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수학에 대해 갖고 있는 공포는 수학이 아니라 (수학) 성적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수학에 관련된 책도 재미가 없으면 안 팔립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개선이 없는 것은 중고등학교 시절 탄탄하게 쌓아 올린 수학에 대한 감정때문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0 16:19   좋아요 0 | URL
한국인이 수학에 대해 갖고 있는 공포는 수학이 아니라 ( 수학 ) 성적'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쏙 듭니다.
사실 전 마립간 님이 지적을 하기 전까지는 수학적 사고가 제로인 인간인 줄 알았습니다. 제가 말이지요.
그런데 마립간 님 말씀 들으니 저도 나름 수학적 사고를 하고는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괴델에 대한 책이 있는데 일단 읽던 책 마무리 하면 이 책부터 읽어야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3-06-0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 님을 위해 재밌는 소설을 추천해 드리고 싶은데, 딱히 생각나는 게 없네요.
그래도 쥐어 짜서 생각해 말씀드리면 ,
이승우, <생의 이면>
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크로닌, <천국의 열쇠>
나쓰메 소세키, <도련님> 등이 생각납니다.

한 말씀 드리자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소설은 대부분 재미없고 베스트셀러의 책이 재미있지요. ^^


마립간 2013-06-03 07: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pek0501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천국의 열쇠'는 읽었고, 두 권은 다음에 읽을 소설로 목록에 올리겠습니다. 검은책은 소설 잘 읽지 못하는 저를 위해 후배가 추천한 책입니다. '7년의 밤'등은 재미있게 읽었는데, '검은책'만 지지부진하고 있습니다.

마녀고양이 2013-06-03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소설이 취향이 아니신데 왜 자꾸 시도하시는지 저는 궁금하답니다. ^^

마립간 2013-06-04 08:30   좋아요 0 | URL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과 도전이죠. 저는 오랜 동안 사람과 교류를 잘 못하는 것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습니다. 소설과 친하지 않은 것은 그것과 일맥 상통한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리니까 소설과 친숙하게 됨으로써 대인관계의 열등감을 극복하는 것/또는 실제로 대인관계에 도움이 되는 기술적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독서의 전략은 익숙한 것 부터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었는데, 소설이 마지막 분야로 남아 있습니다. 문화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정복하고 싶은 것이죠. 최소한 거부감이 없는 정도까지는요.

마녀고양이 2013-06-04 12:07   좋아요 0 | URL
그냥 있는 그대로 있으셔도 충분히 멋지신데... 제 눈에는... ^^

그리고 저는 소설을 많이 읽지만, 대인 관계는 그다지... ㅠㅠ.
차라리 드라마를 보시는게 어떠실까요, 적어도 수다떨 주제는 제공해주니까요.

마립간 2013-06-04 12:30   좋아요 0 | URL
(제가) 재미없다고 생각되는 드라마를 보는 것은 비용 (노력) 대비 효과 그렇게 높지 못하여 잘 보지를 않는 편이죠. 게다가 우리 집에 TV가 없는 고로... 가정 형편이 피면 TV 구매를 고려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