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정가제

 

논란이 한창 일어날 때는 (스스로의 객관성을 의심하기에) 저의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2009년 말 알라딘 불매 운동에 이어 예외적으로) 글을 올립니다. 정확히 법률 내용을 알지 못하고, 출판업계의 상황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법률의 반대나 지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도서정가제’라는 단어를 읽었을 때, 맨 먼저 떠오는 것은 ‘불공정’이란 단어였습니다. 다른 표현으로 갑을관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갑을관계의 의미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단지 출판업계에서 갑을관계가 누구에게 어느 정도냐가 관건이 되겠지요. (제 의견으로는) 이 논란은 독자를 위한 도서의 가격이 아니라, 고사되는 출판업계나 동네서점이 아니라, 잘 눈 띄지 않은 문제 즉 불공정(의 가능성)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알라디너 분들이 이것을 지적해 주셔서 추천을 하는 것으로 동감을 표시했습니다.

 

도서정가제가 만능이냐? 당연히 도서정가제는 만능이 아니며, 어쩌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도서정가제라는 것은 저에게 다른 한 사건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김구 선생님의 북한 방문’입니다. 김구 선생님의 북한 방문으로 보시다시피 통일을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북한 측에 이용만 당했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측근은 방문 전 이와 같은 결과를 예상하고 북한 방문을 만류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김구 선생님의 답변은 ;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느냐. 이런 시도를 하는 성의조차 보이지 않는다면 후손들이 무엇을 근거로 통일에 대한 노력을 하겠느냐’고 하셨다고 합니다.

 

만약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이 근거 없는 의혹, 오해였다면 알라딘에게 미안합니다. 그러나 이런 근거 없는 의혹의 표명은 10년 넘게 알라딘을 이용한 고객으로서 애정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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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1-28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형 출판사와 인터넷 서점 4위 ; 누가 갑의 위치일까?

맥거핀 2013-01-28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라는 것의 가치 혹은 독서에 대한 대의 등을 다 떠나서 지극히 자본주의적으로 생각했다는 말이 나올 수 있겠지만, 저도 중요한 것은 공정함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면, 최소한 그것이 '공정한 경쟁' 되어야 한다는 생각. (뭐 밥그릇 싸움이라고 해도요. 밥그릇 싸움을 해도 정당한 방식으로 해야겠죠.) 근데 문제는 어떻게 하는 것이 공정한 것인가라는 공정함의 기준의 문제가 분명 중요하겠구요. 즉 도서정가제가 역으로 불공정한 것이 되거나, 그 와중에 다른 피해자들(예를 들어 일반소비자들 혹은 작가들, 기타 등등)이 생길 수 있으니까..(저는 더 나아가 덜 자본주의적이어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제 생각일 뿐이구요.)

근데 그런 공정함의 기준을 세우려면 말씀하신대로 누가 약자인가(즉 을인가)의 문제를 살펴봐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는 게 또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감은빛님 말씀대로 출판시장이 기형적인 구조로 되어있기도 한 것 같구요. 예를 들어 말씀하신 대형출판사나 인터넷서점 4위, 이 중에 누가 더 약자인가의 문제도 여전히 판단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그 안에 직접 몸담고 있는 분들의 느낌은 다르겠지만요. 저는 많은 정보를 모르는, 다만 겉에서 보는 입장일 뿐이니..)

마립간 2013-01-28 14:12   좋아요 0 | URL
정확한 실상은 알 수 없지만, 알리딘은 '도서정가제 반대 서명'이라는 것을 통해, 대형출판사는 알라딘의 도서 공급 중단을 통해, 서로 자신이 '갑'이라고 과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oren 2013-01-2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하는 글이라 추천합니다. 조금 아까 다른 분의 글에 '길게' 썼던 제 댓글 가운데 일부를 여기서 반복해도 좋지 않을까 싶어 덧붙여 봅니다.
* * *
다른 분도 비유했듯이 '도로교통법'이 있어도 그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소위 '약삭빠른 자들'이 최대한으로 불법과 편법을 마음대로 저지른다면(버스나 택시등 '도로 사업자'든 자가용 운전자나 승객등 '도로 소비자'든), 그래서 그 무질서와 교란으로 인해 여러 선량한 '도로 이용자들'이 '불필요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런 공익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부실한 도로교통법은 '공익'을 위해서라도 당연히 강화하는 쪽으로 법개정을 시도해 보는 게 맞지 않나 싶어요.(비유로 든 '도로 교통법'은 순수한 '공공재'의 성격을 지녔기 때문에 조금은 달리 생각해 봐야 할 필요도 있겠습니다만, 여러 국가들이 '도서정가제'를 택한 이유 또한 '책'의 공공재적 성격을 감안한 것이므로 제 비유가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마립간 2013-01-28 16:45   좋아요 0 | URL
oren님, 추천과 공감 감사합니다. 제 의견이 어느쪽이든 간에 '도서정가제'에 대해 옳은 방향으로 결정되기를 기대합니다.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주의를 추종하는 나라에 살면서 자본주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지만, 책에 관해 공공재 성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페크pek0501 2013-01-28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구 선생님의 예는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느냐. 이런 시도를 하는 성의조차 보이지 않는다면
후손들이 무엇을 근거로 통일에 대한 노력을 하겠느냐’

우리는 알라딘을 매우 사랑하는 것 같아요. ㅋㅋ

마립간 2013-01-28 17:19   좋아요 0 | URL
김구 선생님은 그렇게 노력하셨는데, 현재 통일에 관해서는 분단 진전된 것이 없으니, 후손으로서 부끄러워 해야죠.

마립간 2013-01-30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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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7196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