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育兒日記 120917

 

* 이 이야기가 글로 잘 전달될지 의문입니다. 혹시 있을지 모를 명예를 위해 이니셜로 인물을 표현하니 더 복잡합니다.

 

* 등장인물

1) 누고, 2)누고 동갑 친구 남자 SM, 3) SM의 누나 SJ, 4) 누고 여자 친구 ES, 5) 누고 여자 친구 SY (위 5명은 같은 유치원을 다닌다.) ; 그리고 아이 보호자 3명

 

* 배경

1) SM, SJ 남매의 부모는 SM, SJ에 관하여 (옆에서 내가 보기에) 자유 방임형보다는 무관심형이다. 부모의 무관심 때문인지, 친구 관계가 누고 외에는 없어 보인다.

2) ES의 부모는 사교육형 부모다. 유치원이 끝난 후 몇 가지 사교육 때문에 평일에는 놀이터에 나오지 않는다. 이 아이는 부모에 의해 유대를 갖는 유치원 이외의 친구도 있다.

3) SY는 누고와 비슷한 처지이나 SY의 동생이나 사촌과 어울리면서 놀이터에서 노는 것은 제한적이다.

4) 형제가 없는 누고는 친구와 놀고 싶어 놀이터에 자주 가나며 여기서 주로 만나게 되는 아이는 SM과 SJ이다. ; 누고, SM, SJ 세명은 놀이터를 지키는 삼총사라 불린다.

5) SJ는 누고보다 2살 위라 삼총사의 대장, 리더의 역할을 한다.

 

* 사건

 토요일 누고는 놀이터에 친구 또는 언니와 놀기 위해 나갔다. 잠시 기다리니 SJ, SM 남매가 나타났다. 세 명이서 잘 놀고 있는데, SY가 나타났다. 이 때 SJ는 누고를 독점하기 위해 SY를 배제하려고 장소를 옮기거나 같은 장소에 있어도 SY를 배제할 수 있는 놀이를 하려 한다. (SY는 SY의 엄마의 시야를 벗어나면 안 되기 때문에 장소나 놀이에 제한을 받는다.)

 

 그런데 이날따라 누고는 SJ의 강압에 가까운 지시를 무시하고 SY와 어울렸다. SJ는 누고에게 자신과 놀 것인지, 아니면 말 것인지 선택을 강요했다. 누고가 (SY와 놀려 했는지) SJ의 선택을 주저하면서 약간의 거부 의사를 했다. 그 순간 SJ는 SY의 손을 끌고 가면서 누고에게 근처에 오지 못하게 했다. 졸지에 누고는 따돌림을 받게 된 것이다.

 

 누고는 이 상황에서 아빠인 나에게로 왔다. 나는 누고에게 “세상살이에 가장 힘든 것이 사람 사귀는 일이야.”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여기서 나는 정확한 가치판단과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개입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고 지켜보기만 했다. 이 상황을 중재하려고 애쓰신 분은 SY의 엄마다. 언니가 동생들을 놓고, 무겁게 윽박지르면 되겠냐, 다 같이 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둥. 그럼에도 SJ의 고집은 지속되고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문제의 상황은 ES가 나타나면서 반전되었다. 누고는 ES와 놀 수 있게 되었고, SY도 동갑인 누고, ES와 어울리려 하였다. 게다가 누고의 아빠인 나, SY의 엄마, ES의 엄마까지 나타나니, 오히려 동떨어진 느낌은 SJ가 받게 되었다. (예전에 SJ가 ES를 때린 적도 있다고 하여) ES의 엄마는 SJ를 경계하였다.

 

 이 상황에서 처음의 SY의 엄마의 중재안처럼 5명은 어울려 놀았는데, 정말 어색한 동거동락이었다.

 

* 이번 사건의 근원적 원인은 언급하기가 민망하고 중간 원인을 보면, SM과 SJ의 행동반경은 아파트 단지 전체를 아우른다. (찻길을 건너기도 한다.) 그리고 놀이기구의 꼭대기에 올라가는 등, 어른이 보기에 위험에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한다. 반면 SY, ES는 놀이터를 벗어날 수 없고, 추락의 위험이 있는 놀이 등은 불가능하다. 누고는 양쪽 다 가능하다.

 

* 누고가 주로 놀이터에서 자주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은 SM, SJ이고 SJ는 누고를 독점하려는 상황 ; 저는 이 상황에서 개입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는데, 혹시 이 상황에 대해 도움말 주실 분,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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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9-17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경우 니편네편 들기가 무척이나 어렵거든요. 저 같으면 애들 데리고 가게가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주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겠어요. 아이스크림 먹는 동안 아이들이 사이좋게 조금 놀거든요. 놀다가 서서히 틀어지기 시작하면 집으로 고고씽~ 크면 편 가르기 더해요. 요즘 애들은 자기의 의사를 뚜렷히 구분해서, 자기들이 싫은 애면 안 놀려고 하거든요. 울 딸이 자주 어울리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이 저의 딸아이랑 3학년때 친한 애를 싫어해요. 그래도 딸아이에게 같이 놀아야 한다고 계속 해서 말하고 있어요. 자칫하면 왕따 문제가 걸려서 언제나 조심해야 하더라구요.

마립간 2012-09-18 08:01   좋아요 0 | URL
일의 진행은 기억의집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되었어요. ES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사오면서 먹을 때는 화기애애했는데, 다 먹고 나니 놀이의 격차는 어쩔 수 없드라고요. 5명 중에서 시간도 되었고 해서 제가 딸아이를 데리고 먼저 귀가했고, 나머지 4명이 조금 더 놀았을텐데 아마 금방 헤어졌을꺼예요. 처음부터 누고가 없었다면, 4명이 어울려 놀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 나름대로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하겠죠.

야클 2012-09-1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년쯤이면 겪을 수 있는 케이스군요. 어렵습니다.... -_-;;

마립간 2012-09-18 08:02   좋아요 0 | URL
5명 아이들 사이에 문제는 있는데, 딱히 누구를 도덕적으로 비난하거나 훈계로 교정할 상황도 아니고... 그랬습니다.^^

순오기 2012-09-17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어떻게 하는게 현명할지...애 셋을 다 키운 저도 난감하네요.^^
어른이 매번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것도 좋을 듯...

2012-09-17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2-09-18 08:05   좋아요 0 | URL
인생을 살면서 모든 것을 갖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죠. 부모로서 딱히 친구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니, 딸아이가 알아서 선택하게 해야죠.

조선인 2012-09-18 09:08   좋아요 0 | URL
저도 순오기님 말씀에 한표. 개입하지 말고 놔두세요. 심각한 폭력이나 지속적인 왕따가 발생하지 않는 한, 아이들끼리 갈등을 겪어보고 아이들끼리 화해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립간 2012-09-18 17:07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제가 어리버리해서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던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