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일기 110608

* 칭찬의 부작용
 
처음 여행의 부정적 측면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니, 여행의 부작용(부정적 측면)도 있다니!’ 여행 한번 못하는 사람 (특히 그 당시의 대부분의 한국사람)에게 여행 부작용을 생각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았지요.

 
칭찬의 부작용은 있을까?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딱히 떠오른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칭찬의 부작용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주제는 칭찬이 아니라 짜증이었습니다. 아이가 짜증을 자주 내는 이유 중에 하나가 과도한 칭찬이라는 것입니다. 칭찬으로 아이 스스로 기대한 수준은 높아졌는데, 그 수준에 못 미치는 능력이 부조화를 이루면서 짜증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 그렇군!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칭찬에도 해당되는 군.

* 칭찬의 부작용?
 
며칠 전 아이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빠, 나 천재야?” 처음에는 제가 잘못 들었나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에 곧바로 어이없음과 당황함. 천재가 뭔지나 알고 물어보는 것일까? 그리고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지?
 
“아빠 생각에는, 천재까지는 아니고 수재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여.”

 
2일전 자동차를 타고 가던 중 딸아이가 진진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묻습니다.
 
“아빠, 나 천재야?”
 
“글쎄, 지난번에 이야기했지만 ...”
 
아이가 무엇 때문에 이와 같은 질문을 했을까? 이런 우문에 현답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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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1-06-08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생각하는 천재와 어른들이 생각하는 천재는 다를 겁니다.
그냥 아이가 생각하는 천재를 늘어놓을 수 있게 해주시구요.
아이가 정작 물어보고 싶은 것은 천재가 아니어도 사랑받을 수 있는가 였을 수도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 돌려서 질문하시는 것이 필요한 줄 아뢰옵니다.
두 번씩이나 물었다면 은연중에 집안이나 다른 곳에서 그 비슷한 말을 들었겠죠.
아니면 부모가 천재나 수재였다는 표현을 들었던가요.
아시겠지만 아이들과 대화할때는 최대한 아이의 말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sweetmagic 2011-06-09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안이가 만약 저에게 엄마.나 천재야 ? 라고 물었다면 "응 유안이는 참 천재야"라고 이야기해주고 뭔가 다른 일들을 성취해 낼 때... 예를 들어 장난감 정리를 잘 했다면 유안이는 장난장 정리를 참 잘하는구나 장난감 정리 천재같은데 ?? 라는 식으로 다시 여러번 다른 주제로 상기시켜 볼거 같아요.

마립간 2011-06-09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sweetmagic님, 도움말 감사합니다.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은 그렇게 부추겨 주는 것이 좋은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핵심은 아이의 배경 심리인데, 아이가 무슨 생각으로 한 말인지를 잘 모르겠으니까요. 아이의 진심에 가까운 말을 유도하도록 궁리해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반딧불,, 2011-06-09 16:17   좋아요 0 | URL
부추김이라 전 부추김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자신감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스윗매직님 말씀처럼 단순히 공부를 잘한다거나 외우기를 잘하거나 하는 그런 것들이 아니라 아이가 잘하는 정말로 노력하는 모습에 칭찬해줘야죠. 어제 파랑이가 반티를 옷에 겹쳐입고는 저한테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엄마는 도대체 몇 살에 저를 낳은거예요? 전 스무살인데..." 반티엔 스무살이라고 적혀있었고 아이는 엄마가 얼마나 자신을 받아주는지 시험한거죠. 아이도 엄마를 시험합니다. 소통하고 싶어하구요. 아이의 농을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은데 언제까지일까 내심 두렵습니다. 사춘기가 슬슬 시작되고 있거든요.

마립간 2011-06-10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젯밤에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잘 모르겠어요. 어찌보면 제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sweetmagic님이나 반딧불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중에 sweetmagic님과 반딧불님과도 차이가 있는 것 같고,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어느쪽으로 해도 상관없을 것 같고, 천재가 아니라 영재로 타협할까도 생각했다가 격려라는 의미는 없어지니까 아닌 것 같고, 잘 모르겠네요.

마녀고양이 2011-06-15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진짜 깊숙한 생각을 하시네요. 하지만
지나친 칭찬에 대한 마립간 님의 의견 동의합니다. 중요한 것은
칭찬이 아닌 공감이라 생각합니다. 칭찬과 공감은 다른거잖아요?

우리 사회는 특별한 사람을 워낙 좋아해서 TV 만화든 책이든 간에
천재로 채워져 있잖아요. 아마 아빠에게 특별하다고 인정받고 싶었나봐요.. 이뻐랑~

육아일기 너무 재미있네요, 이거 첨부터 다 읽어야 하나 지금 고민 중입니다.

마립간 2011-06-16 09:50   좋아요 0 | URL
Whenever, wherever, whoever 하게 통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깊숙히 생각해서 얻을 수만 있다면. 그래서 수학과 물리학, 철학을 좋아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