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에 관하여

 죽마고우竹馬故友, 지란지교芝蘭之交 등 친구에 관한 사자성어도 많기도 하지만 ‘친구’라는 두 글자가 주는 정겨움은 남다릅니다. 친구같은 형제(또는 자매), 친구같은 부부 등. 친구는 관계형성 때부터 서로의 존경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다른 인간관계와 다른 점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 에피소드 1


 옛 TV 코메디 쇼에서 친구를 주제로 한 극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송해 분)와 아버지 친구(고 박시명 분)은 매일 바둑을 두는 친구였고, 그의 아들(고 서영춘 분)은 두 명의 친구(임희춘 분, 그리고 기억이 안남.)와 또한 친구였습니다. 아들과 아들의 친구는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형제라고 떠들면서 술을 마시고 몰려 다녔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진정한 우정이라는 것도 모르면서 철없는 행동을 한다고 나무랐습니다. 그러던 중 진정한 친구에 대해 아버지와 아들이 이야기를 하였고, 아버지 친구와 아들의 친구 중 누가 더 진실한가? (뭐 보나마나지). 아버지는 아들이 돌림병(전염병)에 걸려 죽었다고 아들의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고 아들은 아버지가 돌림병에 걸려 돌아가셨다고 아버지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결과는 아들의 친구는 도움을 거절하고, 아버지의 친구는 당연히 목숨을 걸고 도와주고.


* 에피소드 2


 오래전에 TV에서 방영한 만화입니다.

 한 사람이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이 사람은 처형당하기 전에 어머니를 뵙기를 원했으나 사형언도를 받은 죄인을 어머니를 만나게 하기 위해 풀어줄 리가  없었습니다. 이 죄인의 친구는 대신 감옥에 갇히고 친구가 돌아오지 않을 경우 대신 처형받기로 하였습니다. 대신 갇혔던 친구는 어머니를 만나러 갔던 친구가 돌아오지 않을까 의심하였지만 마음을 돌이켜 친구를 믿기로 하였고, 죄인인 친구느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도망갈까 하고 생각하였으나 결국에 처형 시간에 겨우 맞추어 돌아왔습니다. 

 사형장에서 만난 두 친구, 어머니를 만났던 친구가 대신 갇혀있던 친구에게 ‘단 한번이지만 도주할 생각을 하였다. 나의 뺨을 때려다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너를 안을 자격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뺨을 때리고. 대신 갇혀있던 친구는 ‘단 한번이지만 네가 돌아올 것에 대해 의심을 했었다. 나의 뺨을 때려다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너를 안을 자격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뺨을 때리고. (저는 이 만화를 보고 무지 울었습니다.) 이후 이야기 생략.


* 에피소드 3


 어떤 사람은 '신밧드 - 7대양의 전설'의 만화에서 신밧드Sinbad와 마리나Marina의 사랑에 매력을 더 느낄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신밧드와 프로테우스Proteus와 우정이 더 매력적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마리나를 포기하는 프로테우스는 이해가 안 감.)

 

 * 어렸을 때와 다른 현재의 생각

 어렸을 때는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도와주는 것이 정말 좋은 친구라고 들어왔습니다. 자기 자신의 희생(경우에 따라 자기 가족의 희생)을 감수하며 친구를 돕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느낀 또 한 가지는 친구의 성공을 시기심 없이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뻐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친구라는 것이 비슷한 성장배경과 공부와 취미생활을 같이 하면서 자라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친구는 성공을 하고 나는 그렇지 못할 때 그 감정을 극복한다는 것이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돕기 만큼 쉬지 않다는 것입니다.


* 친구에 관한 명언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


 친구를 의심하는 것은 친구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짓이다. 친구란 두개의 육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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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4-13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디언 말로 친구란 내 짐을 대신 져주는 자라고 하더군요. 그런 친구가 없는 절 탓해야겟지요. 자신의 신장을 친구라는 이유로 나눠주는 사람도 있던데요. 그 친구분들 정말 대단하다 느꼈습니다...

진/우맘 2004-04-13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 우정, 그런 말에 대해서 진지하게 되뇌어본지가 꽤 되었네요. 오랜만에 잠시, 마음의 눈으로 내 주변의 친구들을 살폈습니다.

마태우스 2004-04-14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자기가 잘되어야 친구도 있지, 어려워지면 친구가 다 도망간다구요. 제가 너무 비관적인가요?

마립간 2004-04-1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 되고 주위에 있는 사람(형제, 친구, 직장 동료 등)도 잘 되고 두루두루 잘 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데, 그 나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마립간 2004-04-1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블루>에 대한 착각
어디에서 이 영화가 사랑대신 우정을 택한다는 이야기를 보고 신은경이 죽고 신현준과 김영호가 살아 남는 줄 알았습니다. 신은경이 언제 어떻게 죽나 흥미 진지하게 보았는데...... 내가 뭘 착각했네요. (사랑대신 우정을 택한 것이 아니고, 친구대신 자신의 목숨을...) 줄거리를 착각하는 바람에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