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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 - 천 년의 믿음, 그림으로 태어나다 ㅣ 키워드 한국문화 1
박철상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평점 :
* 아! 세한도
동양화에 대한 기억은 학창 시절에 선생님이 겸재 정선을 설명할 때 부터입니다. 선생님께서 “정선 이전 (혹은 당시)에는 그림을 그릴 때 사물을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고 중국 그림을 모방하거나 머릿속의 상상을 그린다. 실제 풍경을 보고 그린 그림을 ‘진경산수화’라고 한다. 정선이 진경산수화를 그렸다.”라고 하셨습니다.
이유는 정확히 할 수 없지만 선생님의 말씀의 뉴앙스에서 상상의 그림보다 진경산수화가 더 좋은 그림, 더 예술적 가치가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어쩌면 중국 그림을 모방했다는 것이 그런 느낌을 주었을 런지 모르겠습니다.
세한도를 알고 있었지만 한 동안 특별한 애정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세한도는 ‘진경산수화’가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아! 그랬구나.’ 그 때부터 ‘세한도’는 제 서재의 얼굴로 사용하고 있는 ‘고사관수도’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 되었습니다.
그림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보고 감동받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저의 느낌은 ‘절개와 고독’입니다. 이 책 p144에서는 ‘적막함’이나 ‘쓸쓸함’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 표현은 오히려 ‘절개(p183)’ 그리고 이로 인한 ‘고독’의 본질보다 더 현상적인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p 137 歲寒然後知松栢後凋
추사 김정희에 대한 이야기는 <완당평전>을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세한도’에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펼쳐집니다. 더욱이 세한도에 관해 그림과 글씨의 배치, 인장 등에 의해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알라딘에서 보았을 때, 저 책은 제가 갖고 있어야 될 책으로 생각했습니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그에 대해 알고 싶듯이, 제가 좋아하는 세한도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마침 이 책을 瑚璉님께서 이벤트를 통해 선물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cf * 세한도 (http://blog.aladin.co.kr/maripkahn/4451)
* 彫 vs 凋 - 원래는 뭘까? 당연히 凋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