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한 만찬>을 리뷰해주세요.
빈곤한 만찬 - 음식, 영양, 비만에 관한 과학적 진실
피에르 베일 지음, 양영란 옮김 / 궁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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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지의 진화가 과연 육체적 욕구를 극복할 수 있을까.

 비슷한 책을 읽었는데, <가난한 밥상>과 팃닉한 <화 Anger>입니다.


 <가난한 밥상>은 서평단 도서로 받아 읽은 책인데, 저의 감상은 ‘가난한 밥상은 결코 가난한 사람이 먹을 수 없다.’입니다. (http://blog.aladin.co.kr/maripkahn/1702855)
 <화>는 <빈곤의 만찬>과 유사하지만 조금 철학적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저의 스타일로 볼 때 <가난한 밥상>보다 <빈곤한 만찬>과 같이 분석하고 비교하여 설득하는 책이 훨씬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화>는 캐나다에서 온 지인이 저에게 읽어 보라고 빌려 준 책인데, 책을 돌려줄 때 저의 감상을 물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This book made me angry.” 지인은 깔깔 웃으면서 저에게 무엇이 그렇게 저를 화나게 만들었냐고 물었습니다.

 <권력의 병리학> p251
지시를 가장 안 따르는 사람들은 대개 지시를 가장 못 따를 만한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다.

 다음과 같은 콩트를 만들었습니다.

 마구간이라는 의사가 있습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50명의 환자가 예약되어 있습니다. (점심도 못 먹습니다.) 환자 당 5분의 진료 시간도 되지 않습니다. 환자는 한 시간 기다려서 2-3분 진료 본다고 짜증을 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아무리 설명해 줘도 이해를 하지 못하십니다. 그만 설명하고 내보내고 싶지만, 어제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분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으면 한다는 민원이 들어왔기에 조급한 마음을 억누르고 설명을 합니다. 그 때 입원환자가 위급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마구간 의사는 마침 <화>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에는 분노, 조급함이 생길 때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명상을 통해 ‘화’라는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변화시키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진료실에서 15분간 명상을 통해 차분히 ‘짜증’이라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병실로 올라갔습니다. 올라갔더니 환자는 죽었습니다. ; 이게 뭐야?

 ‘팃닉한’이 이야기한 감정의 승화도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한겨례 신문에 식생활의 양극화라는 만평이 실린 적이 있습니다. ‘당연하지 않은가’ ; 이때의 ‘당연’은 이런 현실을 마땅히 받아들여야 한다, 개선의 여지가 없다가 아니고 이와 같은 현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값 싼 음식물을 찾아다닙니다. 그렇지 않다면 미국 소고기의 광우병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학생 시절에 배우기를, 국가경제의 원리는 균형이고 개인 경제의 원리는 잉여라고 했습니다. 식생활에서도 세계 환경 및 인류 전체의 건강을 위해서는 균형의 원리가 필요하지만 개인의 경제 원리인 잉여의 법칙을 누리면서 남는 시간 및 경제적 여유를 통해 테니스 운동을 하거나 발리 댄스를 배우는 개인적 욕망 사이에 어떤 해답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특히 잉여, 대량생산, 저가, 육체의 욕망과 편리 등의 조건에 따른 사회 진화적 압력을 극복하면서.

(서평단 도서입니다.)
* 서평단 설문 ; 별점 ★★★★ 좋은 책입니다. - 자신의 뱃살을 돌아보시길

* 서평 도서의 좋은 (추천할 만한 점) ; 욕구를 제어할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될 정도의 설득력을 보인다. 실천은 별개이지만.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 핏줄 도서’ ; <화>, <가난한 밥상>, <차이나 프라이스>, <사치에 나라 럭셔리 코리아>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p255 그는 그러한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날마다 달리기를 하는 것보다 약을 한 알 삼키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에 약을 먹는 것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p 268 대량생산이라는 틀을 벗어나면 값은 순식간에 천정부지로 솟는다.

cf 예외에 관한 단상(http://blog.aladin.co.kr/maripkahn/450085)
* 딸기님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 경제, 공정 무역> 서평, ‘뜻이 좋으니까 별 네 개’의 댓글 ; 모든 소비자가 같은 품질이라면 싼 가격을 선호할 것이다, 라는 것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성'이죠. 그런데 소비자들이 꼭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 모순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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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ssellation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09-04-01 18:19 
    * Tessellation  2007년 4월 21일에 결혼생활이라 Tessellation이란 페이퍼를 올렸고  (http://blog.aladdin.co.kr/maripkahn/1102619)  나중에 설명 페이퍼를 쓰기로 했는데, 이제야 씁니다.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라는 긴 제목의 영화는 저에게 정말 재미없는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해설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
 
 
파란여우 2009-03-31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뱃살을 돌아보라는 말씀에 움찔 놀랍니다. ㅎㅎㅎ

마립간 2009-03-31 17:54   좋아요 0 | URL
뱃살에 관해서는 저도 찔리면서 글을 썼습니다.
파란여우님의 서평 중에서 ; 익히 알고 있던 그것!

마립간 2009-04-06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화과 나무님의 서평에서 발췌 ; 그러면서 내가 든 생각은 실천은 결국 우리의 몫이라는 것이다./우리가 좀더 나은 먹거리를 욕망하면 욕망할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돈(화폐)이다. 그런데 역설적인 것은 그러면 그럴수록 농촌의 환경은 더욱 더 피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