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마치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두 세계관은 그저 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는 질서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보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그림자일 뿐이다. (<자연의 패턴>에서 발췌) 쿠루Kuru와 크로이츠펠트-야코프 병Creutzfeldt-Jakob disease CJD를 처음 본 것은 병리학 책이었습니다. (1989년도 아니면 90년도에) 그 다음으로 이 병에 대해서 이야기 듣게 된 것은 같은 학기 미생물학 시간이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Chapter 4 ; 적은 우리 안에 있다’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프리온prion의 존재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물음을 제기합니다. 당시에 컴퓨터 바이러스가 화제에 올랐는데, 프로그램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처럼 자기 복제를 하는 것을 ‘누군가 만들어 낸 것인가 프로그램 오류로 자발적으로 생성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마치 기독교의 창조론과 진화론처럼. CJD(CJD인지 vCJD인지 정확히 기억지 않으나)를 강의하시면도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하셨는데, 이 책을 읽어 보니 그 동안의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최소한 일반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는 밝혀졌습니다. 광우병에 대한 내용의 결론만 이야기한다면 책 뒷장back cover에 ‘무차별적인 전염병은 아니다.’, ‘위험하다. 하지만 통제되고 있다.’, ‘SRM 부위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한국인이 취약하다고만 볼 수 없다.’입니다. 입장에 따라 ‘여전히 감염의 가능성이 있다.’도 결론이 되겠지요. 제가 배운 이후 밝혀진 내용을 흥미 있게 읽었습니다.(하루 저녁에 단숨에 읽어버리다니.) 가열을 하면 감염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학생 때 듣지 못했던 이야기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책이 저를 압도하는 것은 진화의 위력입니다. 프리온이 종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읽을 때, 어쩌면 제가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하여 파충류가 된다면 윤리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 신경계의 연결이 즉 ‘나’라는 표현에서 옛날에 하던 공상이 떠오릅니다. 내가 똑똑했으면. 키가 크고 잘 생겼으면. 부모님의 지위가 높고 부자였으면. 한 없이 개량된 나의 모습은 어느덧 ‘그가 나인가?’하는 낯설음을 느낍니다. 어쩌면 요술쟁이에 의해 그러한 과정을 변화된 ‘그’가 나와의 기억을 끊은 것은 아닌가? 두 번째 신선한 충격은 vCJD의 감수성이 높은 연령이 10~20세사이라는 것과 광우병 반대 촛불 집회에 많은 청소년이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해석에 따라 보다 어린 나이는 광우병에 대한 인식이 없고 참여할 의지가 강하지 않고. 중장년층은 직장으로 인해 참여가 약했다고 사회적 요건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받은 느낌은 ‘가장 감수성이 높은 연령의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직관으로) 두려움을 느꼈나 보다.’였습니다. 일반인들을 대상한 교상도서이면서도 상당히 방대한 자료가 정리되었음에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 높일 살만한 책입니다. (서평 도서의 좋은점) cf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촛불 시위와 관련 광우병에 대한 페이퍼를 쓸까 생각을 했지만 사람들의 흥분이 가라앉기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에 광우병에 관하여 제가 더 추가할 내용이 없네요.(한마디로 제가 무식하다는 거지요.) 그러나 광우병과 광우병에 대한 생각은 정리할 필요가 있으니 이 책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따로 페이퍼로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