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도 잠수병 걸린다?! [제 483 호/2006-08-11]
짙푸른 바다 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은 계절! 산호초와 그리고 해저동굴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생각만 해도 찜통 더위를 싹 날려 버릴듯하다. 위에서 보는 바다도 아름답지만, 해저로 내려가면 그 곳만의 독특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바다 속 10~30m까지 여행하는 스쿠버 다이빙은 일반인들도 1시간 정도 간단한 교육을 받으면 전문가들의 안내를 받아 바닷속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일주일 가량의 강습을 받고 자격증을 따면 ‘바닷속 자유여행’을 떠날 수 있다.

물 속에 들어가면 우리 몸은 여러 가지 변화를 겪게 되는데 가장 먼저 느끼는 변화는 귀가 멍멍해진다는 것이다. 마치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나 기차가 터널 속을 빠르게 달릴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물에서는 수심 10m마다 1기압씩 압력이 높아지게 되는데, 우리 몸이 여기에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 콧구멍과 입을 막고서 숨을 거세게 내쉬면 ‘펑’하고 귀가 뚫리게 되는데 이 같은 동작을 ‘이퀄라이징’이라고 부른다. 능숙한 잠수부들 역시 바다 속으로 깊이 내려갈 때마다 이 동작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적응시킨다.

물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으면 공기통을 둘러메고 본격적으로 바닷속을 탐험해 보자. 바닷속 절경에 취해 깊은 곳으로 들어가다 보면 우리 몸에는 땅에서와 다른 변화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게 된다.

물 속에서는 우선 산소가 문제가 된다. 인간은 산소가 없으면 잠시도 살 수 없는 없지만, 물 속에서는 산소가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된다. 공기통에서 체내로 들어오는 산소의 압력이 육지보다 훨씬 높아지면서 우리 몸속에 ‘활성산소’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평상시에도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가 만들어지지만, 워낙 소량인데다 인체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들이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높은 압력으로 오랫동안 산소를 호흡해야 하는 바다 속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대량으로 흡수된 활성산소들을 몸속의 효소들이 다 처리하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1~2시간 남짓의 짧은 잠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욕심을 부려 수심 20m에서 6시간 이상 호흡하면, 폐와 기관지세포가 손상되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사고로 이어진다. 전문 스쿠버들이 수심 9m 이상의 깊이로 잠수를 할 때는 순수한 산소 대신 압축 공기가 들어있는 공기통을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순수 산소는 활성산소로 인한 피해를 더욱 크게 만든다.)

그러나 압축공기 역시 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질소마취’라는 효과를 만들어 낸다. 압축공기통을 달고 스쿠버다이빙을 하게 되면 보통 약 30m 수심에서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술 취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수심이 깊어질수록 사고력, 판단력, 추리력, 기억력이 점차 흐려지다가 심하면 황홀감에 사로잡혀 무서운 것이 없어지고, 사리판단이 극도로 흐려져 응급사태에도 대처하지 못해 아주 위험해진다. 이런 현상을 ‘질소마취’라고 부른다.

원래 질소는 인체에 무해하다. 하지만 혈액 속에서 그 농도가 높아지면 사정이 달라진다. 신경의 정보전달기능을 마비시키는 마취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왜 유독 바닷속에서 질소가 문제가 되는 것일까? 그것은 액체에 녹아 들어가는 기체의 양은 그 기체의 분압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즉 물 속으로 10m, 20m, 30m로 깊이 들어갈수록 폐 내의 질소분압이 2배, 3배, 4배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혈액으로 녹아 들어가는 양도 2배, 3배, 4배로 증가되는 것이다. 질소마취는 일단 시작되면 그 증상이 아주 빨리 진행된다. 하지만 그 원인이 없어지면 곧 회복될 수 있으므로 30m이내의 수심으로 올라오면 곧 사라진다.

그러나 급하게 올라오는 것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이 질소가 감압병(decompression sickness: 일명 잠수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깊은 곳에 있던 사람의 몸이 물 위로 올라오면 폐 내의 질소분압이 낮아지므로 조직에서 혈액으로, 그리고 혈액에서 폐로 질소가 빠져 나오게 된다. 그런데 혈액 순환이 느린 조직에서는 질소가 다 빠져 나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질소가 과도하게 많이 녹아 있는 상태가 되고, 여기서 마치 맥주병마개를 따놓을 때처럼 작은 기포(bubble)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 기포들이 뭉쳐지게 되면 점차 커지게 되고, 혈액을 따라 움직이다가 가느다란 혈관을 막게 된다. 이것이 손발이 마비되거나, 호흡곤란 혹은 피부가려움증 등을 유발하게 되고, 심할 경우 하반신 불수나 질식현상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이른바 잠수병이라고 부르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수심 30m 이상 깊이로는 잠수를 하지 않도록 권고 하거나, 수면으로 상승 시 1분당 9m의 상승속도를 준수하도록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잠수병 증상이 있다면 급히 병원으로 옮겨 고압산소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 원리 역시 고압탱크 내에 환자를 넣고 압력을 가하여(통상 18m 깊이의 물속 압력) 몸에 생긴 질소기포가 점점 작게 만들고 체액 내로 다시 녹아 들어가게 한 다음 서서히 감압하여 폐를 통해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다.

만약 휴가철을 맞아 해외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즐겼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다음 비행기를 타는 것이 좋다. 위로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아직 혈액 속의 질소들이 과도하게 녹아있는 상태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질소 기포들이 더 크게 생겨나 잠수병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평균 300m 깊이로 잠수를 즐기는 남극의 신사 황제펭귄 역시 ‘잠수병’ 을 피하기 위해, 인간과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펭귄들도 수면에 도착하기 전에 바다 속에서 잠시 멈춘 다음, 비스듬한 각도로 수면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통해 습득한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셈이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http://www.yeskisti.net/yesKISTI/Briefing/Scent/View.jsp?type=1&class=300&seq=2700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6-08-11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귀여워..^^

하늘바람 2006-08-1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아갑니다

마노아 2006-08-11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옛날의 사금파리 - 손때 묻은 동화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이름 탓인가, 명성 탓인가, 아님 실력 덕인가.  작가의 20년 전 작품을 손질해 내온 책인데도 20년 후 지금 쓴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까닭은...

글도 사람을 닮아가나 보다.  작가 박완서를 떠올릴 때 화려함이 먼저 생각나지 않는데, 노작가의 성숙함이나 푸근함, 그리고 소박함 등이 글 속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작가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여 쓴 작품에서 보여지는 것은 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조금은 유치하고 또 그 이상으로 따스했던 시절의 추억이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이 독자의 향수도 같이 자극해버린다.  그 나이 또래의 오기와 자존심, 철없는 투정까지도.

개인적으론 어린 시절의 추억담이 더 많이 나왔더랬으면... 했는데 생각보다 짧아서 아쉬웠다. 

다음에 이어진 단편,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은 읽는 동안 내 마음이 같이 예뻐지는 그런 글이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 수 있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워질까.  아기를 가진 엄마가, 아버지가, 또 할머니가... 그렇게 행복 바이러스가 퍼져나간다면... 한 생명이 줄 수 있는 소중한 행복감이 어쩐지 이해가 잘 되어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산과 나무를 위한 사랑법”은 조금 뻔한 전개일거라고 지레 짐작했는데, 예상외의 전개로  역시 박완서 작가답다고 생각했다.  거저 얻는 명성이 아니고, 이름이 아니라고 말이다.

"쟁이들만 사는 동네“와 ”다이아몬드“는 주변에서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보았음직한 이야기였다.  아마 작가도 그렇게 흘러 들은 것을 재구성해서 글로 옮긴 것이 아닐까.

책은 종이의 질감이 한지의 느낌을 담아 옛스러움과 고즈넉한 넉넉함을 함께 품고 있었다.  종이의 두께도 두꺼워서 왠지 아이들이 더 좋아할 그런 느낌이었다.  그림도 동양의 정서가 담겨 있어 마음에 여백이 생기는 그런 착각을 느낄 수 있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지만 아이들이 보아도 좋을 책이고, 모두가 두루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 그림들은 당신의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능력을 알아보는 그림입니다.
그림이 천천히 움직일수록 스트레스를 잘 다스리는 사람이랍니다.
용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검사를 받았는데
그들에게는 미친듯이 돌아가는 듯 보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노인들이나 아이들에게는
그냥 정지되어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 그림들은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완전히 정지되어 있는 그림들입니다.
움직여 보입니까?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6-08-11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꾸물꾸물, 울렁울렁... 움직여요...;;;;;
근데 이거 gif파일이던데 정말 정지되어 있는 그림 맞는지....;;;;;

딸기 2006-08-11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가 지금 jpg로 굳이 바꿔보니깐... 정지돼 있는 그림 맞더군요
마노아님 꾸물꾸물 정도면 저하고 스트레스 정도가 비슷하신 듯.
제 눈에도 꾸물꾸물 움직이거든요. 다행이네요, 느리게 움직여서.

마노아 2006-08-1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쿨럭, 미친 듯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니 그나마 위안으로 삼아야겠어요. 근데 이 그림들 무서워요ㅡ.ㅜ

jjk 2006-08-1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친듯이 한 곳을 집중 해 보세요...
그림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내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이네요....
미친듯 한 곳에 집중....!!

마노아 2006-08-17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신기해라. 진짜 눈이 아플만큼 쳐다보니 멈춰 있네요. 눈도 깜박이지 않을 만큼 집중! 아... 무서워요^^;;;

마노아 2006-09-0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속삭이신 님~저두요. 다시 봐도 꿀렁꿀렁...;;;; 한곳만 보면 멈춰있긴 한데, 오래 버티지를 못한답니다^^;;;
 
그들의 일상생활 6 - 완결
서현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5월
절판


"있잖아. 그래도 참 다행인게... 순자를 키우는 건 허락해 주셨거든.
개집이랑 리본이랑 사료도 다 사주셨어. 개껌도..
그리고 또 뭐 없나?
응... 나 얼굴에 반창고도 붙여주셨어.
붕대도 감아주시고...약도.. 그러니까...
그러니까...
우리 아버지가 날 사랑하는 거 맞지?"-46쪽

---아니, 그 사람은 미쳤어. 그냥 널 가지고 노는 거야.

"그렇지?"

---하느님, 예수님, 부처님, 단군 할아버지... 뭐든간에 젠장, 빌어먹을 신이시여.
이 다음에 내가 다시 태어나거든
차라리 얘 아빠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아니면, 엄마.
매일매일 이렇게 말해줄 텐데.

"사랑해."-4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의 일상생활 6 - 완결
서현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앞의 내용을 꽤 재밌게 보았고 적당히 훈훈하기도 했는데, 완결까지 보고 나니 기대한 것 이상이라 감탄에 감탄을 더했다.

그림체가 워낙 순정틱하고 학생 취향이기 때문에 내용도 하이틴일 거라고 지레 짐작하면 오산.

그건 아이돌 가수라고 해서 꼭 라이브를 못하란 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

뒷부분의 내용은 신비와 광채의 가족,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는데, 신비를 통해서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것 같다.

그의 과거사가 드러날수록 그 알량한 진실의 슬픔이 너무 가혹해서 순간순간 움찔하며 놀라야 했다.

태어나면서 당연히 갖게 된 가족.  당연히 받아온 부모의 사랑과 관심, 보살핌... 그런 것들이 일생의 꿈인 사람도 있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아들'이라고 대답하던 신비.

고아로 자라서 첫번째 입양된 가족은 사업이 망하면서 아이를 다시 고아원으로 보냈고,

두번째 입양된 집에서는 신비가 심장병에 걸리자, 잃었던 아이도 심장병이었다고 역시 고아원으로 돌려보냈다.

두번의 파양 기억은 그를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으로 어떡해서든 들어가고픈 절실한 소망을 불어넣어준다.

그래서 자신을 가족으로 들여준 사람이 어떤 사람이건 중요하지 않았다.

정신병이랄 수 있는 성격 파탄자로, 제 아들을 때려 죽인 남자, 아이를 때리면서 자신의 사랑(?)을 확인하는 남자.

그런 사람을 아버지라 부르며, 그래도 버림받지 않기 위해 안간 힘을 쓰는 아이의 모습이 눈물겹다 못해 처절했다.

단지 여기까지의 이야기만 보여주었다면 신파가 될 수도 있겠는데, 작가 서현주는 한발자국 더 전진한다.

신비가 그토록 갖고 싶었던 가족... 혈연이 아닐지라도 가족과 다름 없이, 혹은 그 이상의 끈끈한 정을 보여줄 수 있는 친구, 동료의 모습을 제시해 준다.

가볍게 시작했지만 진중하게 마무리 짓고, 유머가 가득했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었고, 고난은 따랐지만 행복한 마무리... 좋아좋아, 아주 좋아~

이 작품도 소장용으로 낙찰! 주문 들어가야지.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키타이프 2006-08-17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 WISH에서 반하고 건드리지마에 홱 돌아서서는 이것 마저 외면했는데 님의 리뷰를 읽으니 제가 실수한것 같으네요. 구해봐야겠어요.

마노아 2006-08-1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드리지마는 못 봤는데 외면받을 정도였어요? 그들의 일상생활은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