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 건물은 매장을 나가 뒤쪽으로 작은 화장실이 있다.  같은 라인에 있는 철공소와 작명소집도 같은 화장실을 쓰는데, 우리말고는 모두 남자 이용자들이다.

환기구도 없는 열악한 화장실. 가게를 시작한 지 만 6년째 되어가고 있는데, 초반엔 청소도 돌아가면서 하더니 이젠 완전히 우리 차지다.  그건 그렇다 치고!

문제는 화장실 이용 매너다!

여기 화장실은 좌변기가 아닌 양변기인데(좌변기였음 더 끔찍했겠지만...;;;;)

아자씨들이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서 물을 안 내린다. 그냥 끈만 잡아당기면 되는 아주 간단한 작업인데 말이다.

왜 그럴까?

전에 내 친구녀석이 왔을 때, 녀석이 화장실 다녀오고 나서 내가 바로 간 적이 있었는데, 녀석도 물을 안 내리고 나왔다. 확! 면박을 주려다가 민망할까 봐 참긴 했는데...;;;;

대체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내 보기에 아자씨들이 사용하고 물 내리는 경우는 큰 볼 일 보고난 뒤뿐인 것 같다.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양변기를 사용할 때의 신체 구조가 앉아서 볼일을 봐야 하기 때문에 물을 안 내리는 실수는 하기 어렵다.  거의 본능적으로.

남자들이 물을 잘 안 내리는 것은, 본인들이 사용할 때 앞서 사람이 물을 안 내렸다고 튈 염려가 없으므로 자기도 무시하고 쓰는 것 같다.  내 짐작으로.(ㅡㅡ;;)

그럼 여자들이라고 화장실 매너가 좋으신가?? 그건 아니지.

공공장소에서 좌변기 화장실을 이용할 땐 늘 조심스러워진다.

앞서 사람이 앉은 자리에 다시 앉는 것이 불결하다고 여기는지 엉덩이를 들고서 볼일을 보는 일이 많다.  그럼 어떻게 되게?  당연히 불순물이 변기에 묻지...(ㅡㅡ+++)

그걸 닦아내고 나오는 인간은 양심이 깨끗한 편.  그냥 나오는 인간들 많다.

그럼 뒷사람은???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거나, 닦아내고 앉거나 둘 중 하나다.

정말 이기적이지 않은가.  모두가 정석대로 사용하면 서로 안 불편하고 서로 깔끔하게 끝날 일인데 왜 민폐를 끼치냔 말이다.

우이쒸... 화장실 다녀와서 열 받은 김에 썼는데 너무 지저분한 얘기군.  뭐, 그런 양심이 더 지저분하다고 여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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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08-14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기초질서의 문제입니다. 화장실 문앞에 알림판 한나 쓰시지여. "일을 마친 후 반드시 물을 내려주시는 센스!"라고여. 짜증날만 합니다. 화장실 갔을 때 앞사람 것을 확인하는 것은 왕짜증납니다. 으이구~~~~~더워

마노아 2006-08-14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기초질서를 꼭 가르쳐줘야 아는 사람들이라니, 나이를 헛먹었어요ㅡ.ㅡ;;;
그런데 이 화장실 문이 골목길 앞으로 나 있기 때문에 뭔가를 붙이는 것은 참 X팔립니다. ㅠ.ㅠ
 
호두나무 왼쪽 길로 5
박흥용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호두나무 왼쪽 길로.. 마지막 편을 드디어 보게 되었다.  대체 딸기가 누구인가가 너무 궁금했던 나로서는, 뜻밖의 복병과 반전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앞서 이야기에서 딸기의 친구로서 어떤 사건을 계기로 큰 충격을 받아 정상적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나온 것을 보고, 아마도 광주 쪽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 사건의 주범은 광주 항쟁이었다.

경희 누나의 헤어진 남자친구를 찾는 여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상복이의 아버지 찾기, 그리고 자아 찾기 여행이었다.

딸기는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였고, 그가 여행한 긴 여정은 아버지가 방황했던 그 여행길이었다.

상복이는 애써 피했던 길을 다시 올라가 서울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고, 방황에 종지부를 찍는다.

스무 살 상복이의 오토바이를 따라 여행한 이 작품은, 그의 성장 만화이기도 했고, 기행만화이기도 했고, 또 아픈 현대사의 질곡을 보여주는 고발 만화이기도 했다.

이야기 곳곳에 각 지방의 특색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었고, 아리랑과 같은 구전민요에 얽힌 이야기,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 또 아름다운 자연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낸 작가 박흥용은 진정 욕심많은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그가 욕심 많은 작가이기에 독자로서는 그 모든 것들을 한 작품 속에서 감상할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언제나 한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그 작품이 끝나기까지 한눈 팔지 않는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다음 그의 작품도 즐겁게 기다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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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가 보호하는 우리 문화유산 열두 가지
최준식 외 지음 / 시공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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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생이건 어른이건, 우리나라 문화유산 중 유네스코에 등재된 것 몇 개를 아느냐고 물으면? 

일단 대체로 당황한다.  쭈삣거리며 몇 개 이야기한다.  게 중에는 많이 맞추는 사람도 있다.

불국사, 석굴암, 팔만대장경... 뭐 이 정도로 답변이 나온다.

이 책은 우리가 12개까지 등록했을 때 나왔으니 제목이 열 두개지만, 현재 우리나라 문화 유산 중 유네스코에 등재된 것은 모두 열 네 개다.

먼저 세계유산으로 경주 역사지구,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해인사 장경각, 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 유적, 석굴암과 불국사가 있고,

세계 기록 유산으로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실록,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 훈민정음이 있고,

세계 무형 유산으로 종묘제례악, 판소리, 그리고 작년에 올라간 강릉단오제가 있다.

이 책을 읽고 제대로 안 것은, 세계 유산은 '유적'에 등록하지, '유물'을 등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팔만대장경이 올라갔다고 여기지만, 팔만대장경이 아니라, 팔만대장경으로 보존하고 있는 건물, 장경각이 등재되어 있다.  움직일 수 없는 것을 등록시킨다고 한다.  하긴, 유물에 매기기 시작하면 그 숫자는 어마어마할 것 같다.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생각의 나무)은 전 세계의 문화유산을 상대로 설명해 놓았는데, 이 책은 우리의 것으로 한정되어 있다.  사진을 생각한다면 앞서 책이 월등히 아름답지만, 설명은 이 책이 더 잘해 놓았다.

여러 사람의 저자가 모아 쓴 책이기 때문에 통일감은 확실히 떨어진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잘 쓰는 사람도 있고, 정말 지루하게 쓰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자기의 의견을 강압적으로 강조하는 사람도 있긴 했다.(경주역사지구 쓴 사람이었어..;;;;)

재미보다는 지식과 정보를 주는 책인데, 이 정도의 정보는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장경각 이야기할 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왜 더 유명해졌는지를, 세계사적 관점에서 루터의 종교개혁과 맞물려 이야기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직지심체요절이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이며, 우리나라 것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애쓴 박병선씨 일화는 몹시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유네스코 관련 문화재는 홈페이지를 아주 잘 꾸며놓아서 들어가서 보면 책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창덕궁 홈페이지를 좋아한다. ^^

방학을 기해서 아이들과 이런 주제를 정해서 답사여행이나 혹은 관람을 하고 돌아온다면 좋은 추억과 학습 두 마리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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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의 천재들
김병기.신정일.이덕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별 셋과 넷 사이에서 잠시 방황하다가, 별 넷쪽으로 손을 들어주었다.  단점이 보이긴 해도, 그래도 읽을 만한 책이었다고 생각하니까.

한국사의 천재들이란 제목으로 열 세명의 인물을 골라냈다.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물이 등장하는 것도 몇 천 년에 해당하는 역사인데, 단지 열 셋 외에 인물이 없겠는가.  저자들은 4가지의 주제로 이들을 묶었다.

1부는 시대를 뛰어넘은 천재, 2부는 하늘이 내려준 천재, 3부는 시대와의 불화, 4부는 신기의 문장, 글로써 세상을 아우르다... 라는 제목이다.

몇몇 인물들은 저자들의 다른 책에서 보기도 한 인물이지만 겹쳐 보아도 즐거운 읽기였다.

어려을 때 엄마가 사준 전집 중에 100권 책 시리즈가 있었다.  3층 책장에 꽂혀 있었는데, 1층엔 신화와 동화책, 2층은 소설, 3층은 위인전이었다. 1층과 2층은 반복 읽기로 즐겼지만, 3층은 몇 권 외에는 좀처럼 손이 가지 않았다.  그때도 안 좋아했던 위인들의 이야기를 지금이라고 좋아하겠는가....

그런데 이 책의 천재들은 좀 분위기가 다르다.  천재였던 것은 맞지만 꼭 위인이라고 칭하기는 어려운 사람들도 섞여 있다.  뭐, 장영실이나 율곡 이이, 서희 등은 언뜻 위인으로도 느껴지지만^^

저자들은 대상의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삶을 보여주는데, 그 중에는 우리의 상상과 달리 눈살 찌푸려지는 일도 있고, 에 그랬단 말야? 라는 반응이 나올 법한 이야기도 있다.

이를테면 장영실이 말년엔 자기계발에 좀 게을러진 것 같다라는 평가를 내린 것이 그랬고, 김시습이 세조에게 별로 불만 없이 잘 지냈다...;;;;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이규보도 실력만 믿고 노력을 게을리하는 바람에 과거에 몇 차례 떨어진 얘기가 나오고, 또 최씨 정권에 아부하여 관직을 얻으려 했던 일들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정철이 정여립 모반 사건의 위관으로서 얼마나 사감 어린 처형을 끌어냈는 지도 말이다.

최치원이 쓴 글 중에 고구려와 백제의 강역이 중국 땅에 걸쳐 넓게 이르렀다라는 표현은 충격 그 자체였다.  지금껏 이덕일 씨 글을 많이 읽긴 했는데, 고구려 강역이 북경에 이르렀을 지도 모른다는 표현은 있었지만, 이번 명제는 눈 둥그래지는 내용이었다.  한국사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이 왜곡되어졌고, 지금도 식민사학에 물들어진 구습을 완전히 벗겨내지 못한 까닭에 혼란이 밀려올 때가 많은데, 이 부분은 정말 조심스럽다.  믿고 안 믿고의 문제로 현실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껏 알아왔던 줄기들의 뿌리가 모두 흔들릴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또 혼란스럽고 하여간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이 부분은 개인적을 더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 분 모두 글을 맛깔스럽게 쓰시는 분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무리 없이 잘 익힌다.  (솔직히 신정일씨 스타일이 이덕일씨랑 많이 비슷해서 꽤 놀랬다.) 

문제는, 오타가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연도도 틀리게 적어놔서, 난 매천이 스물 다섯에 자결했단 말야? 라고 경악할 뻔 했다...;;;;

편집은 성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질 좋은 컨텐츠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포장해내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작업이다.

근래에 보는 책들에서 오타 없이 넘어가는 책을 거의 보지 못했다.  다들 왜 오타 문제에는 프로의식을 발휘하지 않을까?  정말 수상하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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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을 기다리며 - 하츠 아키코 걸작선 06
하츠 아키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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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차이나버드의 앞 이야기라고 해서 구입했다.  이야기 구조도 차이나버드보다 치밀하고 더 재밌었다.

그림은 뭐.. 여전했다..ㅡ.ㅜ 

 

그래도 속표지의 컬러 그림은 좀 봐줄만 했다. 평소 다리를 짧게 그리는 작가의 성향을 고려해서 아래쪽에서 보는 방향으로 사진을 찍었다. 좀 길어보인다.ㅎㅎㅎ 빌헬름의 근엄한 표졍이 좋다.^^

사실 머리카락만 없으면 남자 캐릭터와 여자 캐릭터가 똑같이 생겼다.

노인들도 모두 똑같이 생겼고, 어린애들도 마찬가지다.(어린애들이 겉늙게 나온다) 

 아후.... 그림만 좀 더 봐줄 만 했더라면 별 다섯은 주었을 텐데 아쉽다. 

특유의 그 신비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그런데... 그 그림체는 어떻게 좀 안 되겠니.....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영국 사교계의 이야기.  그들은 유행처럼 중국과 일본의 물건들을 사모은다. (조선은 없다.ㅡ.ㅡ;;;)

그 무렵 피차 일반 제국주의 국가들이 서로를 동경하며 멋있게 미화하는 것은 내 입장에선 솔직히 아니꼽지만, 작품은 작품으로만 이해하자고 자기 암시를 걸었다.

실제로도 당시 영국 사교계에선 동양풍이 유행했으니, 작가는 죄가 없다. (조선을 여행한 사람들도 있건만 왜 없냐고...ㅡ.ㅡ;;;)

그런데 작품 속 남자들과 여자들은 단 몇 번의 만남을 가지고 한눈에 반한다.  주인공은 설정 상 맨날 딱지만 맞지만 그도 단번에 반하고 청혼하려다가 실패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원래부터 가벼운 컨셉으로 작품을 시작한 것 같지만, 너무 쉽게 반하는 그네들이 난 오히려 놀라울 뿐이다...;;;; 

 

근엄이라고 적혀 있는 집사의 표정이 모처럼 부드러워졌다. 그도 사랑을 응원할 줄 아는 로맨티스트다!

 

작가 후기에서 한 컷! 영국 귀족 사회를 공부하다가 과부하로 작동이 멈춰버린 작가의 뇌. 충분히 이해가 가고 있다. 세상에나... 우리나라 조선시대 벼슬에 따라 당사자와 그 부인을 달리 부르던 것들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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