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보호하는 우리 문화유산 열두 가지
최준식 외 지음 / 시공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학생이건 어른이건, 우리나라 문화유산 중 유네스코에 등재된 것 몇 개를 아느냐고 물으면? 

일단 대체로 당황한다.  쭈삣거리며 몇 개 이야기한다.  게 중에는 많이 맞추는 사람도 있다.

불국사, 석굴암, 팔만대장경... 뭐 이 정도로 답변이 나온다.

이 책은 우리가 12개까지 등록했을 때 나왔으니 제목이 열 두개지만, 현재 우리나라 문화 유산 중 유네스코에 등재된 것은 모두 열 네 개다.

먼저 세계유산으로 경주 역사지구,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해인사 장경각, 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 유적, 석굴암과 불국사가 있고,

세계 기록 유산으로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실록,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 훈민정음이 있고,

세계 무형 유산으로 종묘제례악, 판소리, 그리고 작년에 올라간 강릉단오제가 있다.

이 책을 읽고 제대로 안 것은, 세계 유산은 '유적'에 등록하지, '유물'을 등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팔만대장경이 올라갔다고 여기지만, 팔만대장경이 아니라, 팔만대장경으로 보존하고 있는 건물, 장경각이 등재되어 있다.  움직일 수 없는 것을 등록시킨다고 한다.  하긴, 유물에 매기기 시작하면 그 숫자는 어마어마할 것 같다.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생각의 나무)은 전 세계의 문화유산을 상대로 설명해 놓았는데, 이 책은 우리의 것으로 한정되어 있다.  사진을 생각한다면 앞서 책이 월등히 아름답지만, 설명은 이 책이 더 잘해 놓았다.

여러 사람의 저자가 모아 쓴 책이기 때문에 통일감은 확실히 떨어진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잘 쓰는 사람도 있고, 정말 지루하게 쓰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자기의 의견을 강압적으로 강조하는 사람도 있긴 했다.(경주역사지구 쓴 사람이었어..;;;;)

재미보다는 지식과 정보를 주는 책인데, 이 정도의 정보는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장경각 이야기할 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왜 더 유명해졌는지를, 세계사적 관점에서 루터의 종교개혁과 맞물려 이야기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직지심체요절이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이며, 우리나라 것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애쓴 박병선씨 일화는 몹시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유네스코 관련 문화재는 홈페이지를 아주 잘 꾸며놓아서 들어가서 보면 책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창덕궁 홈페이지를 좋아한다. ^^

방학을 기해서 아이들과 이런 주제를 정해서 답사여행이나 혹은 관람을 하고 돌아온다면 좋은 추억과 학습 두 마리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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