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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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가 와타야 리사는 1984년생으로 역대 최연소 수상자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칭찬도 하도 많이 들려와서,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그리고... 실망했다.  기대가 과했던 것일까.  대체 난 뭘 기대했던 것일까?

성장 소설이라고 나와 있지만, 글쎄... 나는 꼭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글이 비슷하다는 게 아니라, 남들은 모두 재밌다고, 혹은 감동적이라고 칭찬을 많이 하는데, 나로서는 도저히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

나의 취향이 그렇게 마이너틱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데, 몇몇 작가들은 정말 맞지 않을 때가 있다. 요시모토 때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그랬는데, 나는 지극히 건조한, 그리고 지루하게 읽혔다.

그냥,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나올 뿐, 그들의 소소한 일상에 대해서 조금 보여줄 뿐, 나는 여기서 내가 무엇을 취해야 할 지 찾을 수가 없었다. 

제목처럼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라는 게 그리 대단하게 나온 것도 아니고, 그냥 어느 대목의 한 씬에 불과할 뿐이었다.  '최연소'라는 타이틀에, 그리고 독특한 제목에 잔뜩 속은 것 같아 나는 읽으면서도 심통이 조금 났다.

그래서 나로서는 별 감흥 없을 때 주는 별점, 세개...

청소년들은 다르게 읽을까?  내가 그 시절을 지난 지 오래여서... 까마득하게 잊어서일까?  흠... 알 수 없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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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생각의 힘을 키우는 꼬마 시민 학교 1
마띠유 드 로리에 지음, 김태희 옮김, 까뜨린느 프로또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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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5살 조카를 위한 새 책이 도착했다. 시리즈 중 1권이 우리 집에 남아 있기에 내가 먼저 읽어보았다.  소문난 책답게 수작인 게 한 눈에 들어온다.

저자 소개가 없는데, 이름을 보건대 아마도 프랑스 사람인가 보다. 철학의 나라답게 아이를 위한 책에도 철학이 담겨 있다니 그들답다는 생각이 든다.

시리즈 중 1권인 이 책은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가 제목인데, 너와 나의 다름을 이해시켜주고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가스똥은 끊임없이 선생님과 엄마와 아빠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모두 다르게 생겼는지... 왜 다른 행동을 하는지...  여기에 대한 대답은 지극히 간단하고 쉽다.  그러면서도 근본적인 대답이 오간다.  아이는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을,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이해해간다.  장애에 대해서, 피부색이 다른 것에 대해서, 편견이 먼저 자리하기 전에 같으면서 다르고, 또 다르면서 같은 차이와 공통점을 이해히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두번째 주제는 무서운 건 싫어!인데, 아이가 무서워하는 것들에 대해서 어른들은 쉽게쉽게 또 문제를 해결해준다.  누구나 무서워하는 것이 하나쯤은 있다는 것... 또한 우리가 무서워하는 것 중 많은 것은 우리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것 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때 뜻밖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이해시켜 준다.

내용은 최대한 쉽게 쉽게 진행되어 나가는데, 나는 아이가 던지는 질문과, 아이에게 해주는 대답이 나에게도 필요한 질문과 대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기어다니던 아이가 걷기 전에 뛰어버리면 다시 걷기부터 되돌아가서 과정을 마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차이'와 '두려움' 이런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없다.  결국, 훌쩍 나이 먹고 자란 뒤에야 그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하여, 아이의 질문과 아이에게 주는 대답은 내게도 좋은 교육이 되고 반성이 되고, 또한 철학적 사색이 되고 말았다.  이 책의 큰 카테고리가 "생각의 힘을 키우는 꼬마 시민 학교"인데, 이런 사고방식으로 아이가 자랄 수 있다면, 그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시민사회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 이상의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만 같다.

친절하게도 책 앞뒤로, 이 책을 왜 만들었는지, 이런 질문들이 왜 필요한지를 부모님께 전달하는 글이 있다.  낯권 가격을 생각하면 꽤 비싼 편이지만, 이 책으로 갖게 될 교육 효과를 떠올린다면 그리 과하지 않은 지출로 보인다.  조카가 놀러올 때 뒷 권도 같이 가져오라고 해야겠다.  벌써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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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누의 집 이야기
이지누 지음, 류충렬 그림 / 삼인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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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책을 구매했는데, 이지누의 집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소책자가 같이 왔다. 책의 일부 내용이 실린 광고지였는데, 한 부분을 읽고는 덜컥 구매해 버렸다.  난 낚인 것일까...;;;;;

그러나, 낚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

이 책에는 사진 대신 삽화가 실려 있는데, 저자의 취지에는 더 맞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의 전통 집... 그 안에 담긴 지혜와 생존의 몸부림, 그리고 추억까지... 자로 잰 듯 정확함이 아닌 얼핏 눈대중으로 맞추는 얼기설기 느낌이 꼭 이 책의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진다.

사실, 나는 작가 이지누가 추억하는 그런 한옥 집에 살아본 적이 없다.  어려서 시골 집에 가면 이 책에서 묘사하는 부엌과 대청과 마루와 우물, 구들장이 있었지만 그조차도 초등학교 5학년 때 양식 집으로 개조하면서 더는 볼 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서울 사는 우리 집보다 시골 큰댁이 더 도시적인 집이었으니까.

그러니 그가 누린 골목 어귀의 놀이와 장난 등은 내게 생소하다.  전혀 못 들어본 바는 아니지만 대개 문학작품이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다만 남달랐던 것은, 그 추억을 재생산해 내는 틀이 우리 전통의 '집'이라는 게 이 책의 특징이다.

사계절이 모두 나타나는 기후의 특징을 지닌 우리나라로서는 그 기후에 맞는 생존전략이 필요했고, 그 지혜가 총집합된 것이 바로 집이었다.  대문에서부터 가장 안쪽의 방까지 동선이 고려되지 않은 것이 없고, 채광이나 통풍도 모두 과학적인 구조를 갖추었다.  심지어 불편하게만 보이는 부엌의 계단과 대청에 오르는 댓돌 계단까지도 모두 최소한의 스트레칭을 시켜주는 건강 도우미였으니, 집이 곧 웰빙 그 자체였다.

담장과 대문에서 사람 사는 인심이 드러나고, 마당과 마루, 그리고 방까지 드나들 수 있는 행보에서 예의를 살필 수 있었고, 마을 공동의 우물과 냇가를 보존하려고 하는 의도에서 지어진 이야기꾸러미조차도 모두 인간적이기 그지 없다.

이지누는, 그러한 집의 이야기를 추억을 담아 사색적으로, 그리고 철학을 담아 인문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가 인용한 많은 책들에서 저자의 박학다식을 엿볼 수 있는데 감탄이 절로 나왈 지경이다.  더불어 선조들의 멋스러움과 지혜도 같이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흔한 자조지만, 너무 서양식을 좇아간 우리는 우리 고유의 멋을, 합리성을, 지혜를 많이 잃어버렸다.  지붕의 기울기조차도 자연과 그곳 생태에 맞게 융통성을 보인 우리 옛 지붕의 성실함을 현대의 콘크리트 건물은 따라잡지 못한다.  창이 갖고 있던 드나듦의 기능을 꽁꽁 막은 채 오로지 밖이 것이 새어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만 중요시한다.

집만 따져서 무엇할까. 바로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우리들이 아니던가. 우리 옛 것은 고루하고 답답한 것이라는 잘못된 편견은 또 어찌 고칠까 한숨도 나온다.  그러나 더 깊은 한숨을 자아내는 것은, 작가 이지누처럼 그 시절의 집에서 쌓은 추억이라고는 갖지 못한 나는, 상상만으로는 몰라도 그런 한옥에 들어가 살라고 하면 도리질 을 칠 것이라는 사실. 내가 알지 못한, 내게 쌓여있지 않은 추억에 대한 미련이 내게는 없다.  머리로는 전통을 생각하고 고유의 멋을 떠올리지만, 이미 익숙한 편리함을 버릴 마음이 내게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것에 대한 애착과 애정은 오로지 책볼 때만 나올 뿐, 나의 생활과 사고 구조는 여전히 서구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아마도, 살아가는 동안에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그저, 이런 책을 통해서만이라도 우리 전통의 흔적과 멋, 아름다움을 상상해볼 수만이라도 있다면 다행일 터...

하지만 친구의 작업실에서 가져온 마루에 애착을 갖는 이지누의 그림은 내게도 부러움을 자아내게 한다.  나도 그 마루 냄새를 좋아했으니까.   어릴 적 집 앞에서 고무줄 놀이하고 땅따먹기 하고 바깥 놀이를 나도 꽤 했었는데, 지금의 아이들은 학원가기 바쁘고 과제다 수행평가다 도통 뛰어놀 짬이 없다.  그래서인지 키는 부쑥 더 큰 아이들이지만 체력은 더 형편 없고, 양호실도 뻔질나게 드나든다.  나 자신도 지극히 도시 아이들에 속한 편이었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내가 가진 추억조차도 없을 것이니 나는 안타깝건만, 정작 그 맛을 모르는 아이들은 무엇을 아까워해야 할 지 알지도 못할 것이다.  그러니, 이지누의 집 이야기를 읽으며 브라보를 외칠 수 있는 세대가 지금의 내 세대에서 끝은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진맛'을 본 사람이라야 그 맛을 그리워하고 탐을 내지, 아닌 사람은 꿈조차 꾸지 않을 테니까.

마치, 내가 이 책에서 그려지는 그 아름답고 조화로운 집을 멋있다!라고만 감상하고 이지누처럼 그리워하지 않는 것처럼...

그래서, 좋은 책 잘 읽고 조금은 씁쓸해진다.  그래 봤자. 내일 새벽이면 대~한민국을 외치며 금세 잊을 테지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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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 제1011호 - 2006년 6월 22일

이 세상에 사랑받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에 위로가 됩니다.

또한 모든 사람과 자연으로부터 사랑받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리 살기 어렵지만,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것도 물론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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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5
호메로스 지음, 유영 옮김 / 범우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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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책이어서 익히 알고 있다고 여기고 읽었다 착각하고 넘어가기 쉬운 책이었다.

어느날 문득, 만화나 영화로, 그리고 이야기로만 접하고 실제로 책으로는 읽지 않았다는 것을 무심코 깨달았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

사실, 나는 오디세이아를 떠올리면 "율리시스" 만화가 떠오른다.  30세기 지구에서 우주를 떠돌며 방랑하는 율리시스 선장의 이야기, 그 애니메이션의 주제곡이 나의 향수를 자극했다.

깊은바다 넓은땅 활기찬 지구 우리들은 지구인 우주로 나가자

대선장 율리시스 우리들의 율리시스 천하무적 비행선 우리들에 오딧세이

재주있고 귀여운 꼬마로봇 노노야 지구를 지켜라 우주를 지켜라

나와라 우주의 신 율리시스가 왔다 끝없는 우주에서 힘과 지혜 겨루자

율리시스 율리시스 율리시스 평화의 방패 율리시스 율리시스 율리시스 우주의 선장


노래에도 나오지만 그는 신과 겨뤄 끝을 본 사나이였다.  그가 신의 노여움을 살 때는 교만한 마음에 화를 스스로 자초했다고 볼 수 있지만, 또 끝없이 그를 견제하고 시험하고 약올리는 신을 향해 결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그의 정신은 강인하고도 아름다워 보였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을 그저 감상적으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적, 역사적 배경과 맞물려서 본다면 그 느낌과 의미는 또 엄청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쩐지 그저 감상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조금 무책임한 기분은 든다^^;;;)

이 책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있는데, 컴퓨터 그래픽은 솔직히 조금 조잡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역동적이었고 스펙터클한 분위기로 꽤 재밌게 본 기억이 난다. (그때가 아마 서양사 관련 수업 중이었을 것이다^^;;)

내가 짐작했던 것보다 그가 다스리는 왕국이 아주 작았던 것, 그래서 적이 놀랐던 기억도 난다.  오디세우스 하면 활이 떠오른다.  그의 아내의 지혜로운 기다림도 같이 떠오르고, 최근에 주몽에서 '다물 활'의 시위를 거는 장면이 나왔는데, 시청자들이 니가 오디세우스냐? 하는 반응도 많이 보았다^^ㅎㅎㅎ 뭐, 활을 부러뜨려버린 주몽은 오디세우스가 발 벗고 뛰어와야 할 상대같지만..;;;;

이 책의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우리가 '트로이' 영화로도 잘 알고 있는 일리아드에도 나온다.  트로이 목마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 역시 잔머리의 대가라니까..^^

일리아드도, 익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보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다.  오딧세이아를 주문하면서 같이 주문했는데, 일리아드도 어여 읽어야겠다.

수천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인간의 감정은 너무도 비슷함에 놀라게 된다.  그 옛날의 호메로스가 보았던 인간 군상도, 21세기를 살고 있는 내가 보는 인간 군상과 몹시 닮아 있다.  사람 사는 모습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진다.  묘한 감동도 같이 전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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