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같이 근무했던 샘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식 끝나고 식사를 하는데, 내가 참 안 좋아했던 샘과 한 테이블이다.

한참 웃기지도 않는 얘기를 웃으며 얘기하더니 이렇게 말한다.

"운동을 하다가 관두면 살이 찐다는데, 샘도 운동하다가 그만두었나 보죠?"

헉... 뭐라고라고라....

농담으로 하는 말이지만,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 말은 농담이래도 하면 안 되잖아!  그것도 정말 뚱뚱한 사람한테 그런 말은 실례다.

작년에 아이 아버지가 된 그 사람은 올해 마흔이다. 씨이... 나잇값도 못하고..ㅡ.ㅡ;;;;

그러고 보니 꽤 오래 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 스무살 때였는데, 종로에서 지갑을 하나 주웠다.

지갑 속에 있는 명함이던가? 뭘 통해서 전화 연락을 해서 지갑을 찾아다 주었다.

그때 지갑 주인은 군대 다녀와서 복학한 3학년 학생이었는데, 고맙다고 내게 영화표 두장을 주었다.

제목은 브래스트 오프였는데, 자기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한 영화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같이 보기로 했다.  헌데, 내가 집에서 밥을 먹고 나온 지라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았는데, 극구 밥을 먹어야 한단다.

그래서 롯데리아를 갔는데, 역시 사양하는 내게 햄버거 세트메뉴를 사왔다.

난 원래 음식을 잘 안 남기는 인간인데, 배가 불러서 먹다가 남겼다.

그랬더니 왜 안 먹냐고 한다.  그래서 솔직히 얘기했다.  나오기 전에 빵 먹었다고.

헌데 안 믿네? 아마도 내가 내숭 떤다고 여겼나 보다.  아니 우리가 언제 봤다고 내숭을??ㅡ.ㅡ;;;;

그리고 하는 말,

"이렇게 잘 안 먹는데 왜 살이 쪘어요?"

헉........... 팡당팡당팡당!!!!!

솔직히,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실례지만 너무 기분 나빠서 똑같이 갚아주었다.

"대체 키가 몇이에요?"

잠시 간의 침묵... 나보다 작았던 그 남자는 얼굴이 벌게지더니, 정중히 사과했다.  실례했다고...

결혼식 다녀오면서 근 십여 년 전의 일까지 생각나버렸다.

그래, 착한 몸매가 아닌 내 잘못이다.  나아쁜 것들.ㅡ.ㅡ;;;;;

(사진 펑!)
둘째 조카 백일에, 큰조카랑 찰칵!

더 열받는 것은, 집에 와서 그 얘기를 하니까 식구들이 한마디씩 한다. "또 살쪘니?"

우쒸...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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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1-04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레스트 오프" 영화도 음악도 참 좋은 작품입니다...

다음부터 그 샘이 또 그러면
"샘님 나랑 밥먹을래(요) 술먹을래(요)"
"샘님 나랑 술먹을래(요) 욕먹을래(요)"
"샘님 내게 욕먹을래(요) X을래(요)"
라고 말해보라며 소지섭이 가르쳐 줬습니다..

2006-11-04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11-04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시기만 하구만요^^

딸기 2006-11-04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노아님이닷
정말 미인이시군요...

실비 2006-11-04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셔요..^^ 근데 정말 살쪗다고 머라 하면 기분나빠요.. 별로 자주 보지못한사람이 몇번봤다고 그런말 하면 안좋더라구여.

내이름은김삼순 2006-11-04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소! 이목구비 너무 뚜렷하시고 예뻐요~
저는 밍숭맹숭(?)한 얼굴인데 ㅠ
글구 통통한것도 님의 매력이라구요!! 뚱뚱은 명백히 아니심!!

마노아 2006-11-05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님의 재치만점 댓글과 칼있으마를 제가 수강해야겠습니다. 얼마면 되겠어요!(원빈 버전!)
물만두님, 딸기님 감사해요. 님들의 우정어린 위로 덕에 살아요T^T
속삭이신 d님, 큰 조카가 아토피가 심해서 백일잔치도 돌잔치도 못해주었던 터라, 둘째 조카를 조촐하게 해주었어요. 가족만 모여서요. 아마 돌잔치도 작게 갈 것 같아요. 녀석도 아토피가 이미 올라오고 있지만...;;; 사진은, 게 중 잘 나온 것을 올린 겁니다^^ㅎㅎㅎ
속삭이신 J님, 님의 주문에 최면 걸릴 것 같아요. 아웅, 달콤한 환상이에요6^^
실비님, 그죠. 정말 매너가 없다니까요ㅡ.ㅡ;;;;
삼순님, 그렇게 좋은 말만 해주시다니..^^;; 오늘 거울을 보니 볼살이 늘어진 게 나이 들면 축 쳐질 것 같더라구요. 평생토록 말라보진 못할 것 같아요...;;;;;

2006-11-05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6-11-05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S님, 그렇게 말한 이는 동일 인물이에요? 에효 참...
헌데 살찌면 본인도 불편하지만, 마르면 그것도 또 너무 안타까워요. 아프시다니 어여 건강해 지셔요!!!ㅠ.ㅠ

마태우스 2006-11-05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찐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요 그래서 왜 살쪘냐 같은 말을 하는 건 실례죠. 흑흑. 저도.....

마노아 2006-11-05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지의식을 느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