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스포츠, 수업은 없다
[MBC TV 2006-10-19 21:30]    
[뉴스데스크]

● 앵커: 다음 뉴스입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운동부 선수들 가운데 상당수는 학생이라기보다는 거의 운동하는 기계와 같은 생활을 매일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체육 특기자로 진학하기 위해서 수업과는 전혀 담을 쌓고 때로는 구타까지 감내하는 학생들.

먼저 김희웅 기자의 보도를 함께 보시죠.

● 기자: 서울의 한 중학교 야구부.

감독이 공을 집어던지며 선수들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경기에서 졌을 때는 물론 연습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감독에게 수시로 구타를 당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심하게 패고 좀더 심하면 발 가지고 얼굴 때리고 명치 때리고...

못 버틸 정도로 맞아가지고...

● 기자: 자기 자식 맞는 것을 알면서도 학부모들은 상급 학교 진학에 지장을 줄까 봐 항의조차 못 합니다.

● 인터뷰: 진짜 부모로서는 볼 수 없을 정도예요.

왜 이야기 못 하냐면은 애들이 나중에 고등학교 갈 때 지장줄까 봐.

● 기자: 고등학교 농구부.

오전 11시 반, 4교시 수업시간이지만 선수들은 체육관에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얘네는 학교수업을 듣는 시간이 사실은 냉정히 따지면 낭비죠.

● 기자: 어쩌다 수업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그저 빈 자리를 메울 뿐입니다.

● 인터뷰: 운동부 학생 가질 알아요?

● 인터뷰: 잘 모르는데요.

왜?

● 인터뷰: 그냥 학교에서 잠만 자서...

● 인터뷰: 선생님들이 내버려둬요?

● 기자: 이처럼 수업은 포기한 채 종일 운동에만 매달리는 이유는 오로지 대학진학 때문입니다.

지난 97년 대학입에서 체육특기자에 대한 최저학력 기준이 사라진 이후 선수들은 사실상 수업을 들어야 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 인터뷰: 내신이 대학가 데 기준도 정해진 것도 없고...

공부하는 시간에도 차라리 몸 관리를 위해서 잠을 잔다든지 ...

● 기자: 중고등학교 운동선수 729명에 대한 평균 성적 조사 결과 중학생은 53점, 고등학생은 46점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운동선수는 거의 전부가 학년 석차 80% 이하로 최하위권이었습니다.

코치나 학교 당국은 오로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선수들을 대학에 보내는 것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수익자가 대학이 1번인데, 대학을 못 보다 하면 강사나 선생을 쓸 이유가 없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엘리트 체육입시학원이라는 겁니다.

● 기자: 진학을 위해 운동에 모든 걸걸 수밖에 없는 운동선수들의 교육 현실,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되풀이되지만 상황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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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0-19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학교에는 체조부가 있는데 꽤 성적이 좋은 편이다.
학기 초에는 한 학급에 너무 어려보이는 학생이 있어서 몇년을 일찍 들어온 건가??? 뭐 이런 상상을 했는데, 체조부였던 것이다. (실제로 중1 체조부원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체격과 얼굴을 가졌다.)
이 학생이 특히 예쁜 것은, 경기 일정과 훈련 때문에 수업을 자주 빠지지만 수업에 참석하게 되면 단 한번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조는 것도 본 적 없고 잡담을 하지도 않고 딴짓도 하지 않는다. 앞에 앉든 뒤에 앉든 다른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수업을 듣는다. 그러니 성적과 상관 없이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물론,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근데 저 기사... 왠 오타가 저리도 많은가..ㅡ.ㅡ;;;;

비로그인 2006-10-1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때도 수업에 안들어가죠.신문선이 원래 고대 갈려고 했는데 고대가 구타가 심하다고 해서 연대로 바꾸었는 연대도 마찬가지..도서관에 책보러 갔다고 선배한데 뺨맞았다고 했어요.
이제는 체육특기자가 체육계열학과만 입학가능한데 몇년전까지 법학,신방 골라서 갔는데 수업에 안들어와도 평균학점 줘야하니 교수 열받죠.

마노아 2006-10-19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캐나다에서는 운동선수도 기본 학점을 이수하지 못하면 유급뿐 아니라 경기 출전 정지 먹는다고 예전에 동계올림픽 중계 듣다가 아나운서가 하던 말이 생각나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한숨이 많이 나와요.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은 뭘까요?

비로그인 2006-10-20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고대 나온 친구가 연고전때 지면 그 팀은 당일날 학교가서 개패듯이 맞는다고 하던데요.학우가 아니라 운동기계죠.1년내내 못해도 연고전 이기면 감독이 자리지키고..외국에서는 시험도 보고 운동도 하니깐 스포츠스타가 영웅인데 한국에서는 사회무능자가 되죠.그나마 대학가도 프로라도 가면 다행이지.
체육특기도 수능이 40이상인데 이승엽이 37.점인가해서 한양대 떨어지고 삼성 갔는데 그해에 그 규정 없앴죠.

마노아 2006-10-20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하장사 마돈나에 보면, 아버지가 권투 선수였는데 부상으로 은퇴하고 포크레인 기사로 일하는데 술에 쩔어 가족들을 엄청 패는 사람으로 나와요. 운동하는 것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는데, 그게 길이 막힌 순간 진짜 사회 부적응자처럼 되어버린 거죠. 이승엽에게 그런 일이 있었군요...;;;;

비로그인 2006-10-20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문에 의하면 한양대 야구부에서 합숙하던 이승엽이 구타가 심한거 보고 일부러 그랬다는 말도 있어요.그해에 이승엽말고도 다른 운동선수들도 40/200점 규정때문에 못간게 있어서 폐지..이승엽은 고등학교때 지금같은 스타는 아니었다고 하던데요..대학안가서 성공한 케이스죠.

마노아 2006-10-20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종에,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이네요. 그것도 '노력'이 가져다 준 행운이겠죠. ^^
대한민국 남자들은 축구보다 야구에 더 열광한다던데 담뽀뽀님도 그런가 봐요.^^

비로그인 2006-10-20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구를 더 좋아하는데요. 야구는 이런 뒷이야기들을 좋아해서 야구판이 인생같고, 축구는 보는거 좋아하는데 해외축구만 봐서...중학교때 체육선생님이 야구는 스포츠가 아니라 게임이라고.,도루를 예로 드시데요.

마노아 2006-10-20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고등학교 때 체육샘이 국가대표 야구선수였거든요. 머리 좋아야 야구한다고 엄청 강변하셨어요. 체육샘이라고 무식하다고 욕하는 소리 듣고는 열 받아서 방학 내내 실용한자 1800자를 몽땅 외어오셔서 수업 시간 내내 '가'자만 몇 십개를 쓰셨던 기억이 나요. 유치한 면이 많았지만 참 좋았던 분인데... 생각나네요^^

marine 2006-10-20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재밌는 체육샘이었네요^^ 그런데 제가 이과라서 한자를 잘 안 써서 그런지 몰라도 실용한자를 읽는 거 말고 쓰기까지 하려면 꽤 어렵더라구요

마노아 2006-10-20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에서 검색하니까 야구선수란 이름은 안 나오고 학교 학생들이 올린 사진만 뜨네요. 애들 교복 입고 허옇게 귀신 화장한 모습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