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다음 뉴스입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운동부 선수들 가운데 상당수는 학생이라기보다는 거의 운동하는 기계와 같은 생활을 매일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체육 특기자로 진학하기 위해서 수업과는 전혀 담을 쌓고 때로는 구타까지 감내하는 학생들.
먼저 김희웅 기자의 보도를 함께 보시죠.
● 기자: 서울의 한 중학교 야구부.
감독이 공을 집어던지며 선수들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경기에서 졌을 때는 물론 연습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감독에게 수시로 구타를 당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심하게 패고 좀더 심하면 발 가지고 얼굴 때리고 명치 때리고...
못 버틸 정도로 맞아가지고...
● 기자: 자기 자식 맞는 것을 알면서도 학부모들은 상급 학교 진학에 지장을 줄까 봐 항의조차 못 합니다.
● 인터뷰: 진짜 부모로서는 볼 수 없을 정도예요.
왜 이야기 못 하냐면은 애들이 나중에 고등학교 갈 때 지장줄까 봐.
● 기자: 고등학교 농구부.
오전 11시 반, 4교시 수업시간이지만 선수들은 체육관에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얘네는 학교수업을 듣는 시간이 사실은 냉정히 따지면 낭비죠.
● 기자: 어쩌다 수업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그저 빈 자리를 메울 뿐입니다.
● 인터뷰: 운동부 학생 가질 알아요?
● 인터뷰: 잘 모르는데요.
왜?
● 인터뷰: 그냥 학교에서 잠만 자서...
● 인터뷰: 선생님들이 내버려둬요?
● 기자: 이처럼 수업은 포기한 채 종일 운동에만 매달리는 이유는 오로지 대학진학 때문입니다.
지난 97년 대학입에서 체육특기자에 대한 최저학력 기준이 사라진 이후 선수들은 사실상 수업을 들어야 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 인터뷰: 내신이 대학가 데 기준도 정해진 것도 없고...
공부하는 시간에도 차라리 몸 관리를 위해서 잠을 잔다든지 ...
● 기자: 중고등학교 운동선수 729명에 대한 평균 성적 조사 결과 중학생은 53점, 고등학생은 46점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운동선수는 거의 전부가 학년 석차 80% 이하로 최하위권이었습니다.
코치나 학교 당국은 오로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선수들을 대학에 보내는 것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수익자가 대학이 1번인데, 대학을 못 보다 하면 강사나 선생을 쓸 이유가 없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엘리트 체육입시학원이라는 겁니다.
● 기자: 진학을 위해 운동에 모든 걸걸 수밖에 없는 운동선수들의 교육 현실,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되풀이되지만 상황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희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