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도서관은 대체로 좋은 기억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곳이고, 나를 즐겁게 해주는 곳이니까.

대학교 1학년 때, 도서관에 앉아서 과 동기들과 숙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동기 하나가 숙제 하다 말고 모임 있다고 후다닥 피자헛으로 달려갔다.

헌데, 숙제 하다 만 책을 두고 간 것이다.

그래서 난 책 챙겨 주려고 들고 나왔는데, 출구에서 삐리릭! 반응 소리가 난 것이다.

알고 보니, 동기의 책이 아니라 도서관에서 열람은 가능하되 대출은 금지된 책이었다.

사서분이 달려오고 난 조서(?)를 써야 했다.

이러이러한 일로 이렇게 된 거라고 설명했지만 듣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 다음 말이 가관이다.

"전에도 걸리지 않았어요?"

트허.... 상습범으로 내몰린 것이다. 

 우쒸.... 난 비됴가게도 연체 안 하려고 버스 타고 다녀오는 인간인 것을..(ㅡㅡ;;;)

하여간 사유서 쓰고 나왔는데 대따 기분 나빴다.

그런데 얼마 뒤 그 사서는 그만두고 새 사람이 왔다.  왜 바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이라면 아마 안색 바꾸고 싸웠을 지도 모르겠는데, 그때는 어린 나머지 억울해도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이게 성격 탓인가...

사실 나이 먹은 지금도, 화내야 할 때 뭐라고 화를 내야 할 지 알 수가 없어서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도 그걸 알 거다. 야단 잘 안 친다는 것을... 사실은 못 치는 건데..;;;;;

뭔가 논리적으로, 속 시원하게 화 내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게 잘 안되서 두고두고 속으로 열 받을 때가 많다.

바보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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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10-12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기분 장난 아니셨겠네요 저는요, 딴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가지고 갔다 나오는 길에 검색대에서 소리가 났어요 그래서 다른 도서관 대출 도서라고 보여 줬는데 경비 아저씨가 (대학 도서관이었음) 책가방 다 열어 보라는 거 있죠 다 보여 줬는데도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의심의 눈빛을... 윽, 지금 생각해도 열 받네요

마노아 2006-10-12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의심 받으면 너무 열받잖아요. 억울하고, 비디오 제품도 교보문고 같은 검색대 있는 곳에 지나가면 소리나기도 해요. 안에 붙이는 경보음 라벨이 같을 경우요. 정말 재수 없을 때죠ㅡ.ㅜ

이매지 2006-10-12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학교에서 한 번 그런 적 있는데 뭐 에러일 수도 있다고 보내주더라구요.
물론 가벼운 짐검사는 했습니다만^^;
근데 그냥 실수로 그럴 수도 있는데 사유서까지!

마노아 2006-10-12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유서야 규정일 수 있으니까 괜찮았는데, "전에도 걸리지 않았어요?"란 말에 확 깼죠.(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