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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 ㅣ 까치글방 133
E.H. 카 지음, 김택현 옮김 / 까치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 관련 학과에 들어가면 신입생 시절에 반드시 읽게 하고 리포트를 쓰게 한다던 그 책, 개정된 7차 고등학교 국사 책에서조차도 소개된 그 사람의 글이 궁금했었다. 처음부터 책으로 낸 것이 아니라 강연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는데, 카는 이 강연을 할 때 원고를 보고했을까, 그냥 나오는 대로 입을 열어 말했던 것일까... 별게 다 궁금하기까지 했다.
내용은, 구절구절 다 옮은 말로 보였다. 내가 무슨 지식이 있어서 세계적인 학자의 의견에 아니다라고 토를 달겠는가. 굳이 그런 이유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당 부분 공감하면서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을 달 읽고 나서 또 다시 생긴 궁금증인데... 이 책을 대학 초년생 학생이 읽고서 소화하기에는 조금 무리이지 않았을까? 난 이미 대학을 졸업한 사람인데도 사실 글은 어렵게 읽혀졌다. 내 무지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무리 봐도 신입생들이 읽을 법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차라리 졸업을 앞둔 사람에게 내주면 적당할지 모를 리포트 주제일 것이다. (혹 우리나라 대학생에게만 그럴까? ㅡ.ㅡ;;;)
역사란 무엇인가?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카는 말했는데, 기술적 의미는 "과거의 객관적 사실을 역사가가 해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럴싸한데 굉장히 추상적으로 들린다. 이걸 좀 더 쉽게 풀어볼 수 있을까? 대학 시절 들었던 강의의 내용이 생각난다.
1907년에 대한제국이 일본에게 진 국채는 1,300만원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우리나라 일년 예산에 해당하는 큰 돈. 그 돈을 갚기 위해 백성들이 쌈지돈을 풀었다. 금주, 금연에, 가락지, 비녀 팔기..
그때의 경험은 대략 100여 년 뒤에 이어진다. 바로 IMF때 "금모으기 운동"
전 세계를 통틀어, 국가가 진 빚을 국민이 갚겠다고 나선 경우는 우리 뿐이라고 하는데(정말?),
이걸 대치시켜 보면, '국채 보상운동'이라는 역사적 경험이(과거) "금모으기 운동"이라는 현재(십여 년 전의 현재..;;)를 이끌어낸 일종의 '대화'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같은 대화가 필요한 것은, 우리들이 과거 뿐아니라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비추어 볼 수 있는 지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이지만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가"로 생각해도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