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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 25 - 신장판
이시키 마코토 지음, 양여명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마지막 주자인 폴란드의 레프 시마노프스키. 쇼팽의 나라 폴란드에서 밀어주고 기대하는 천재 피아니스트다. 주최국의 명예를 살려 그가 우승을 해주는 걸 폴란드 출신 심사위원과 연주자들, 그리고 관객들은 바라겠지만, 음악은 정직한 법!
그래도 적어도 그가 출신 국 파워로만 이 자리에 올라온 건 아님을 보여주는 이 춤씬! 몹시 마음에 든다.
신의 물방울에서 보면 와인을 마시고 난 뒤의 느낌을 엄청 오버해가며 보여주곤 했는데, 피아노의 숲에서 음악을 들은 관객들이 느끼는 감동은 도를 넘기지 않으면서 적절히 그 흥분감을 전달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장면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더 멋질 것 같다. 카이가 피아노의 숲을 만나고 아지노의 제자가 되는 초반 이야기는 애니로 봤는데, 무척 짧았었다. 그 다음 이야기도 애니로 있었던가???
훌륭한 조율사가 꿈이라고 말하는 무카이. 그의 연주도 훌륭했다는데, 분명 읽었지만 너무 오래 되어서 사실 인물도 기억이 안 나지만... 누군가의 전속 조율사가 되고 싶을 만큼 반해버린 운명의 피아니스트! 그런 피아니스트를 만난 것으로도 무카이가 느끼는 감동이 전달된다. 조율사가 피아니스트 못지 않은 훌륭한 역할임을 그가 증명해 주길 바란다.
아마도 그 운명의 상대였을 피아니스트가 자신이 끼친 영향이 본인이 듣고 싶었던 평가라니... 서로가 서로에게 큰 감동이 되어주는 순간이다.
정치 빼고 계산 빼고 그저 피아노로, 마음의 감동의 소리로만 채점하면, 평가표는 쉽게 정리될 수 있다.
모두들 당연히 길어질 거라고 여긴 심사가 제 시간에 끝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어린아이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의 영웅이 되어버린 카이가 멋지다. 진정한 슈퍼 히어로!
카이가 스무살 언저리인가 했더니 17세란다. 본인도 아직 한참 성장해야 할 나이이지만 피아노 앞에서 그는 이미 거인이다.
원래 쇼팽 콩쿠르에 순위 말고도 다양한 상이 있나 보다. 상을 발표할 때의 장면도 어찌나 드라마틱하던지!
결과를 알고 보는 데도 손에 땀이 날 지경이었다.
카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환희가, 감격이, 그리고 고마움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아지노의 기쁨도 마찬가지다. 카이에게 있어 아지노는 구원이다. 그렇지만 아지노에게 있어서도 카이는 구원이고 재생이고 삶의 이유이다. 비록 그 자신이 이루고 싶었던 꿈을 제자를 통해서 이룬 셈이지만, 그걸 축복으로 받아들일 내공이 아지노에게 있을 거라고 믿는다.
음악 영화가 실패하는 경우 거의 없다고 생가해 왔다. 음악 만화도 비슷하다. 보았던 작품들이 대체로 좋았다. 출판사가 계속 바뀌어서 앞의 9권은 옛날 버전이라 표지가 다른 게 몹시 불만이지만... 아무튼 정주행 한 번 꼭 해보련다. 일단 마지막 권부터 읽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