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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7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난국 ㅣ 미생 7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7권 리뷰 안 쓰고 지나간 걸, 방금 알아차렸다. 하하핫..;;;;;
드라마 미생에서 나는 연기자들 중에 각 부서 '대리급'들 연기가 참 좋았다. 캐릭터들도 모두 살아 있고 연기도 모두 좋았다. 익숙하지 않은 얼굴들이 많았는데 모두들 '한 연기'들 했다. 가장 미웠던 캐릭터들은 자원과의 마부장이랑 섬유과의 성대리였다. 꼴마초의 마부장이랑 얍삽함의 극치를 달린 성대리가 나오면 어휴! 이 캐릭터들은 모두 원작의 설정 그대로이다. 독자로서 시청자로서 한방 먹여주고 싶은 욕구가 꾸물꾸물!!!
내가 아직 드라마 미생을 보기 전에 우연히 밥먹다가 시청한 부분이 있는데 그게 장그래와 장백기가 양말이랑 빤스를 파느라 고생하는 에피소드였다. 원작에서는 장백기 없이 장그래가 혼자 팔았는데 이 부분이 아주 많이 짠하고 감동적이었다. 기원에서 여기 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조언해 주는 부분이 그랬고, 드라마에서는 장백기가 장그래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노력과 장그래의 노력이 같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 부분도 좋았다.
고졸이니까 기회도 주지 않는 사회는 불공정하고 너무 가혹한 게 맞는데, 이 사회가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다 보니 그들이 역차별 받는다고 느끼는 지점도 분명 이해가 가는 것이다. 큰 조카가 이제 초등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이번달부터 다니기 시작한 학원이 아주 빡세다. 영어 월수금 수학 화목토를 네시간씩 공부하는데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4차까지 남겨서 다 끝내게 한다. 그러고도 패스를 못하면 주말에 다시 나와야 한다. 숙제를 새벽 두시까지 한다. 이건 뭐 일주일 만에 토나오는 일정이다. 그런데 그게 초등학교 수준을 배우는 게 아니지 않은가. 이렇게 공부해서 학교 가면 진도 안 맞고, 이미 공부한 거라 재미 없고 시시해질 테고, 학원숙제를 수업 시간에 하게 되는 주객전도가 이뤄진다. 망할 대한민국 교육같으니!
그렇게 앞으로 10년 빡세게 공부해서 제대로 된 직장을 잡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골인 지점이 안 보이는데 경주를 중간에 멈출 수도 없는 이 암담한 상황. 다같이 미친 레이스를 질주하고 있다. 금은동은 이미 정해져 있고 참가상도 안 줄 것 같은 그런 경주에 말이다.
다시 미생으로 가보자. 안영이 캐릭터도 참 좋았다. 물론 배우 강소라는 예쁜 배우이지만, 그래도 그동안 드라마의 직장인에 비하면 예쁜 것보다 잘 생긴, 가녀리기보다 튼튼한 느낌의 배우여서 보다 현실감이 있었다. 그녀의 탁월한 능력은 둘째 치더라도!
아들 아닌 딸이라는 것에 내내 불만을 품었던 군인 출신의 아버지. 그 아버지와 불화해서라도 자신을 찾겠다고 결심한 안영이가 참으로 멋졌다. 드라마는 이 아버지 캐릭터에 진상 오브 진상을 더했는데, 그 내용이 설득력 있어서 숨이 막혔다. 저렇게 자식을 볼모 삼아 기생하는 부모가, 많다. 물론 그 반대도 많지만...
요새는 피노키오를 열심히 보고 있다. 어제 드디어 본방 진도를 따라잡았다. 미생으로 인해 드라마에 불이 붙더니 요새 다시금 드라마 러브러브 모드가 되어 가고 있다. 힐러도 재밌다는 소문이 있던데 아 벅차.... 궁금하긴 한데 힘드네. 아무튼 미생은 드라마와 만화가 윈윈한 좋은 본보기다. 좋은 작품은 더 멀리멀리 퍼져야지.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