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조카의 학교에서 학부모 참관수업이 있었다. 내가 간 건 물론 아니고 다녀온 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수업을 마치고 시간이 남아서 '신문고' 시간을 가졌다 한다.
부모님께 전하는 한마디를 발표하는 건데, "이렇게 해주세요. 왜냐하면 ~~하기 때문이에요." 라는 형식으로 말하는 거란다.
첫번째로 용감하게 손을 든 학생은 이렇게 말하는 바람에 지켜보던 학부모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아빠, 때리지 말아주세요. 아파요."
아아, 그 아비의 이마에선 땀이 주르륵 흘렀으리라. 이후 용기 백배 한 아이들이 모두 부모님께 요청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이 공부공부 하지 말아달라는 요구였다. 이 아이들은 고작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다.
이날의 정점을 찍은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엄마, 욕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배워요."
듣는 내가 다 얼굴이 화끈해졌다. 대체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를 언급했던 공익 광고가 떠오른다.
더 나은 삶을 열어가길 바라며 아이들에게 공부하라 잔소리를 하겠지만, 그렇게 막연하게 손에 잡히지도 않을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짓밟아가는 이 악순환을 제발 좀 끊어야 하지 않겠는가.
모든 선거가 다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디 이번에는 욕망 대신 가치에, 투표하기를!
그래야 지난 4월 16일에 희생된 이들에게 아주 조금은 덜 미안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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