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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디자이너 : 발레리나 ㅣ 내가 바로 디자이너
달리출판사 편집부 지음, 최미경 그림 / 달리 / 2013년 4월
평점 :
기획이 훌륭한 책이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디자이너 북을 갖는다는 것, 그야말로 로망이 아니던가!
어린 아이라면 또 발레 옷이 환상적으로 어울리기도 할 터!
사진이 있다면 붙여주면 더 좋겠다.
내 고등학교 때 절친은 초딩 저학년 때 발레를 잠시 배웠는데, 그 덕에 평생을 유연한 몸을 갖고 살고 있다.
이 친구는 고전 발레를 더 좋아했는데, 이 책을 보니 당시 발레 좋아하던 그 친구가 떠오른다. 발레 만화들도 떠오르고~
발레 의상에 대한 아주 간략한 설명들이 나온다.
모두 이 책에서 내가 입혀보고 오려볼 수 있는 옷들이다.
내 눈에 유독 들어오는 것은 팬케이크 모양의 클래식 튀튀다. 특히 백조의 호수에서 흑조가 입는 의상이 좋다. 강렬하잖아~
그리고 바디스로는 지젤이 입는 코르셋 모양의 옷이 좋아 보인다.
참, 이 페이지에는 오타가 있다. 왼쪽 '랩스커트' 부분에서 유니타드를 '유니타이즈'로 고쳐야겠다.
발레의 기본 동작에 대한 설명이다.
사실 이 책은 발레 관련 의상을 꾸미는 게 주목적이기 때문에 발레 기본 동작은 일종의 구색 맞추기다.
그래도 이 동작에 익숙해진다면, 주인공들이 왜 저런 포즈를 잡고 있는지 이해하기 쉬울 테지.
기본 동작 1번부터 5번까지 따라해 보았다. 두번 다시 못하겠다. 무릎이 휠 것 같았다...;;;;
이 책은 모두 다섯 개의 발레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지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공주', '호두까기 인형', '로미오와 줄리엣'
호두까기 인형의 왕자님은 그야말로 임태경을 떠올리게 한다. 의상 때문이야... 귀공자 타입...^^
참, 여기도 오타가 있다.
'지젤' 편에서 힐라리온을 유혹하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알브레히트로 바꿔야 말이 맞는 것 같다. 뒷부분에선 유혹된 알브레히트가 함께 춤을 춘다고 나온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주인공 오로라 공주다. 나에게 오로라 공주는 별나라 손오공의 오로라 공주만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속 주인공 이름이 오로라라는 것은 무척 안 어울리게 느껴진다.
공주가 장신구로 '발레번'을 했다고 나와 있는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 머리카락의 망사인가???
그림 속 인물들은 사실 모두 똑같이 생겼는데 머리 스타일과 옷차림에 따라서 분위기가 확 바뀐다. 호두까기 인형의 주인공은 무척 새침하게 보인다.
백조의 호수의 오데뜨 공주! 아, 그러고 보니 매튜 본의 댄스컬 DVD를 여태 보지 않았다는 게 생각나버렸다. 몇 년이나 지났더라...;;;;
이 책에는 이렇게 채색이 되어 있는 조금은 헐벗은 친구들이 아주 많이 들어 있다. (총 45장)
저 친구들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히는 게 바로 우리의 미션이다!
그리고 이쪽은 배경까지 들어가 있지만 채색이 되어 있지 않아서 더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는 그림들이다.
스티커를 붙이거나, 아니면 패턴을 오려서 붙이고 색칠까지 할 수 있다.
이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무척 흥분이 되어서 아주 기쁘게 색칠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단언컨대, 오산이었다!!!!
스티커북은 네장이다.
의상과 장신구, 그밖에 소소한 소품들이 있다.
적당한 곳에 붙이면 된다.
그런데 단점이 있다. 그림에 하얀 테두리가 쳐져 있어서, 얼굴처럼 작은 범위에 붙이면 하얀 테두리가 그림을 침범한다. 가발 같은 경우는 얼굴을 가려서 눈썹도 안 보이게 만든다. 그럴 경우 하얀 테두리 안쪽을 도려내야 했다. 손이 무척 많이 가는 작업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화려한 패턴들!
모조리 스티커였다면 붙이는 게 아주 쉬웠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내가 디자이너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이 패턴은 무척 무늬가 큰 편인데, 재주껏, 적당히, 알아서 사용하면 되겠다.
꼭 책에 나와 있는 무늬가 아니더라도, 본인의 재량으로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면 그야말로 '디자이너 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가위질은 꽤 고된 노동이다.
하아, 일단 한숨부터 쉬고....;;;;;
맨 뒤에는 일종의 '자' 노릇을 할 수 있는 도안이 두 개 들어 있다. 스텐실이라고 부르는구나!
스프링에서 떼어낼 수 있게 되어 있으니 떼어서 도안 위에 대고 그림을 그리면 된다.
광택이 있는 종이이기 때문에 잘 안 그려져서 꾹꾹 눌러서 자국을 보고 오려냈다.
다현양은 이런 섬세한 도안을 오리기엔 아직 어리므로, 이건 모두, 전부, 모조리 내 차지였다. 부르르르르!!!!
책의 앞뒤 표지다. 이 시리즈는 6개가 더 있는데, 심지어 할인 행사 중이다.
어젯밤 이 책을 보았을 때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모조리 사 주겠어!를 외쳤다.
그러나 만 24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나는 지축을 흔드는 내 관절들의 비명을 들으며 이걸 과연 사도 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까닭은 아래 이어서 쓰겠다. ;;;
다현양은 이 책을 어여 만들어 보고 싶어서 일주일이나 졸라댔다.
오늘 언니가 외출해 버렸고, 형부도 이어서 나가버렸고, 세현군은 숙제하기 바빴고, 심심한 다현양은 나와 이 책에 도전하기로 했다.
간밤에 아주 재밌게 읽었던 터라 나도 기대가 컸다.
그리고 분명 아주 즐겁게 시작했다.
그런데 한시간, 두시간, 그렇게 다섯 시간이 지나가자 내 어깨와 무릎에서 비명소리가 나는 게 아닌가.
책상 앞에 앉아서 나 혼자 했으면 나았겠지만, 바닥에서 다현양 데리고 하기엔 보통의 에너지가지곤 택도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절반 밖에 못했다. 빈종이가 절반 남았다...;;;;;
처음엔 배경이 꽉 차도록 색칠을 했는데, 뒤로 갈수록 여백이 커진다.
색연필이 싸인펜으로 바뀌고, 속을 채우지 않고 테두리만 그리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하하핫... 체력이 안 받쳐줘서....;;;;
하여간, 그렇게 해서 완성된 아이들이다. 그래도 다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고서는 색칠공부 솜씨가 꽤 늘었다. 유치원 시절에는 이런 것 택도 없었는데, 지금은 가느다란 면적도 제법 깔끔하게 칠한다.
개인적으로는 한복 디자인이 꽤 끌린다. 웨딩 드레스와 파티복도 꽤 흥미로울 듯!
그러나, 또 다시 이렇게 만들라고 하면 이런 중노동은 못하겠다.
다음 번 책은 언니가 만들고, 나는 사진 찍고 리뷰만 쓸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