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미운 오리 새끼
소미네 똥가게에 초대합니다!
멋진 똥을 누고 싶다면 똥코끼리처럼!
밥 먹을 때 똥 얘기 하지마 병만이와 동만이 그리고 만만이 1
허은순 지음, 김이조 그림 / 보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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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말린 자두를 먹는다. 변비에 좋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저녁 먹고도 말린 자두를 두알 먹는다. 역시 변비에 좋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침을 열고 저녁을 닫을 똥! 우리 몸에서 뗄 수도 없는 중요한 똥! 그러나 '똥덩어리!' 소리가 욕으로 들릴 만큼 무시 당하는 가엾은 똥! '바른 우리 말 읽기책'으로 기획된 '병만이와 동만이 그리고 만만이' 이야기의 첫 시작은 '똥' 이 담당했다. 어린 동생 동만이의 별명은 '똥만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매일같인 '똥똥' 거리기 때문이다. 그것도 꼭 밥상 머리에서!!!

 

 

원래 저렇게 어린 나이에는 '똥' 이야기에 환호한다. 우리나라 아이들만 그런 게 아니라 외국 아이들도 그렇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에 들었다. 전 세계 공통 언어 똥!이랄까.

 

매일매일 밥 먹을 때마다 똥 마렵다고 외치는 동만이, 아니 똥만이 때문에 형 병만이는 불만이 크다. 콱 변비나 걸려버려라! 했더니 정말 변비에 걸리고 만 가엾은 동만이. 변비 걸리면 마치 토끼 똥처럼 동글동글 조그만 똥 싼다는 것 알고 있지. 토끼는 풀 먹고 토끼 똥 싸는데, 사람인 동만이는 채소 같은 풀을 먹어야 토끼 똥을 싸지 않을 수 있다니, 이 놀라운 자연의 조화!

 

토끼 똥 싼 이야기마저 비밀로 지켜달라는 귀여운 동만이 때문에 피식 웃고 말았다. 저만할 때는 아주 작은 것도 큰 일로 느껴지고, 소소한 것도 비밀이 될 수 있는 법! 그런데 '비밀'이라고 말하고 그 비밀을 널리 퍼뜨리는 것도 꼭 비밀을 만드는 사람의 몫!

 

 

화장실에서 응가하는 동만이의 몸 속에서 나오는 온갖 것들은 사실 친구가 아닐까. 그러니까 오줌이랑 똥이랑 뭐 그런 것~ 빨간 휴지 파란 휴지 이야기도 언뜻 떠오른다. 어릴 적에 정말 무서웠더랬지. 신문지로 주세요~라는 나름 반전의 엽기적인 이야기도 있었더랬지. 후후후후!!

 

이 책은 그림책과 저학년 동화책 사이에서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책이다. 그림책보다 글이 더 많지만 어린이 책보다는 훨씬 쉽다. 운율감을 주는 단어 사용도 노래하듯이 흘러나오고, 같은 내용의 문장을 조금씩 의미를 확장해서 반복해 주는 것도 아이의 읽기 학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능적 장점이 많은 책이지만 그렇다고 이야기의 재미를 놓치지도 않는다. 충분히 재밌고 학습 효과도 큰 책이다. 게다가 같이 해볼 수 있는 놀이거리까지 있으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동물들과 그 동물들이 쌌을 것 같은 똥을 연결하는 것이다. 소똥도 알겠고, 토끼 똥도 알겠고, 고양이 똥은 별명이 '맛동산'이니까 대강 알 것 같다. 달팽이와 닭은 찍었다. 근데 정답일 듯. ^^ 아이들이 엉뚱한 똥과 동물을 연결할 수도 있다. 틀리면 또 어떠랴. 지적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게 더 중요하다. 아주 기발한 대답이 돌아올 수도 있다. 아이들은 상상력 창고니까.

 

두번째는 동무가 될 수 있는 것끼리 묶어주면 된다. '친구'란 표현과 '동무'란 표현을 같이 익힐 수 있겠다. 아름다운 우리 말인데 요새는 여차하면 종북의 언어가 되고 있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다.

 

세번째는 귓속말로 비밀 얘기해보는 순서다. 하하핫, 비밀을 고백하라니, 참으로 짓궂다! 부끄러워서 말하지 못하면 내가 먼저 살짜쿵 비밀 얘기를 하나 고백해도 되겠다. 어쩌면 아이는 비밀을 공유해 주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두고 가슴이 두근거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무들이 아는 똥 이야기를 해 보는 차례다. 나의 똥 이야기를 여기다 쏟아놓기는... 곤란하겠다. 가족들끼리 해보자. 어린이가 있는 집이라면 더 좋겠다.^^

 

똥 이야기 하니 여러 책이 떠오른다.

강아지똥,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똥벼락, 똥떡, 소미네 똥가게, 너도 멋진 똥을 누고 싶지?, 응가하자 끙끙, 밤똥참기, 똥친 막대기, 팥죽 할멈과 호랑이까지.....

 

많다. 아마 찾아보면 더 나올 듯! 아주 어릴 적 수돗가에서 똥 밟아서 발 씻던 기억도 난다. 그때 아마 울었더랬지? 옆집 할머니가 발 씻겨주셨다. 고마운 이웃 분. 오랜만에 옛 생각에 젖는다. 이 책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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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4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14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15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3-05-15 23:31   좋아요 0 | URL
네, 바로 그거였어요. 헤헷^^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