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지막으로 '살며' 카테고리에 글을 쓴 게 1월이라는 것을 알고 잠시 당황했다. 어이쿠, 시간이 그렇게나 흘러버렸다니...

2월에 살았던 이야기는 2월 문화생활 편에서 살짝 언급했으니 3월로 넘어가 보자.

 

2. 3월 4일에는 언니가 또 사무실을 옮겼다. 동대문으로 이사한지 두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시 이사를 했다. 그러니까 울 언니는 6개월 동안 이사를 세차례나 한 것이다. 모두 우리 자매들의 노동력에 기대어. 아, 나의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다는 것만 고백하자. 많이 아프다. 죽겄다.ㅜ.ㅜ

 

3. 바로 이 옮긴 사무실 화장실에 지난 주에 갇혀버렸다. 언니가 놀러오라고 해서 학교 마치고 갔는데 현관문이 열려있는 것이다. 안 잠겨 있는 상태가 아니라 아예 문이 열려 있었다. 그래서 잠깐 나갔나 싶어 들어가 있었더니 한시간이 다 되도록 소식이 없는 것이다. 해서 전화해 보니 거래처에 가 있다고. 문은 실수로 열어놓았다고 한다. 어휴, 카메라가 보이는 데에 있더만 어쩌려고...ㅜ.ㅜ 그래서 어여 오라고 해놓고 나는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화장실 문이 고장이 나서 밖에서는 열리는데 안에서는 안 열리는 것이었다. 핸드폰도 방에 두고 화장실에 갔는데 이 무슨 난감한 일이... 이 날은 마음이 몹시 안 좋았던 날이어서 안 그래도 신경질이 팍팍 났는데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20분 간 생쇼를 하다가 언니가 돌아와서 열어주는 바람에 나올 수 있었다. 아, 고단해라...

 

4. 학교를 옮겼다. 작년보다 더 나쁘랴 싶었지만, 현재 느낌으로는 더 나쁘다. 수준별 수업을 하는데 아해들의 학업 수준이 아주 메롱이다. 작년에는 엄청난 학구열을 가진, 학부모도 졸업한 지 한참 되는 나이 꽉 찬 학생들을 상대로 했었는데, 지금은 정확히 그 반대의 아해들이 학생이다. 아직 적응이 안 되고 있다. 월급은 너무 심각해서, 어쩌면 최초로 내가 먼저 계약을 취소하는 학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편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일단은 조금만 더 버텨보기로 했다. 끄응...

 

5. 채용신체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다녀왔는데, 그 즈음에 이주 동안 턱이 아팠더랬다. 특히나 저녁만 되면 많이 아팠다. 치과 치료를 받게 되면 돈이 많이 깨지겠구나 걱정했는데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었다. 신경성이라고... 그 진단을 받고 나서부터 턱이 안 아팠는데, 어제부터 다시 턱이 아프기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무섭구나...

 

6. 다시 콜레스테롤이 높아져서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무릎이 아프니 헬쓰는 어렵고 역시 정답은 수영이었다. 힘든 거 싫어서 아쿠아 쪽으로 등록하고 싶었지만, 이 놈의 아쿠아는 경쟁자가 너무 많아서 신입 회원이 뚫고 들어갈 수가 없다. 그 옛날 우면산이 무너지던 날 내가 엄니 등록 시키느라 생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일년 만에 다시 수영 강습반을 들어갔다. 일년만에 물에 들어가본 소감은... 아, 죽갔네. 왕복 세바퀴는 거뜬해야 하는데 반바퀴 도착하면 숨차서 멈추게 된다는 거다. 게다가 접영 하다가 양발에 쥐가 나기까지... 아흐 동동다리...  수요일에 첫 수업을 나갔고, 금요일에 두번째 수업을 갔는데, 이날 감기 몸살에 체하기까지 해서 컨디션이 영 아니었다. 샤워하다가 자꾸 욕지기가 올라와서 결국 화장실 가서 다 쏟고 수영은 못했다. 샤워만 하고 집으로 컴백. 그리고 내일은 오리발 타임이다. 아, 다른 회원들에게 진로 방해만 될 것 같아 무서워...ㅜ.ㅜ

 

7. 새 학교는 급식이 훌륭하다. 일단 식대가 다른 학교보다 좀 비싼 편인데, 비싼 값을 하는 것 같다. 문제는 아해들인데, 무상급식의 소중함을 모르는 이 배부른 아해들이 식단으로 나온 '낑깡'을 창밖으로 던지며 놀다가 길 가는 할아버지를 맞히는 사고를 일으켰다. 교감샘 노발대발 하시고 부르르 떠셨는데, 다음날 식단에는 무려 '옥수수'가 들어가 있었다. 담임샘들은 모두 교실에 들어가서 급식지도에 불을 켰고, 그 다음주에 예정되어 있던 '방울 토마토'는 모두 생략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내일의 식단은 '옥수수밥에 감자국, 미트볼케찹조림에 닭가슴살냉채, 단호박찜에 배추겉절이다. 아, 군침 도네. 콜레스테롤 조심해야 하는데....;;;;

 

8. 이승환이 제작한 새 앨범이 있다. 인디 뮤지션인데 이름은 솔튼페이퍼.

몬스터 락쇼와 돌콘에서 노래를 들었는데 실력 빵빵한 친구였다. 음반 예약을 해두었는데 아직 발매가 되지는 않았다. 어여어여 내 손에 들어오기를... 이 앨범 천장 팔리면 이승환도 새 앨범 내겠다고 했는데 얼마 전에 예판 800여 장이라고... 슬프다. 우리 공장장님의 새 앨범은 과연 가능한 것인지...ㅜ.ㅜ

 

이주 전에는 이승환의 돌발 콘서트 '왕년'의 앵콜 공연 예매가 있었다. 공연은 4월 19일 금요일로 '19금'을 표방하여 성인만 입장 가능한 공연으로 설정해 두었는데, 그 바람에 티켓 예매할 때 '성인 인증'이 필요했다. 교무실 후진 노트북으로 성인 인증하다가 튕겨나간 나는 표를 구하지 못했다. 이틀 뒤 취소표를 잡겠다고 새벽녘까지 새로고침을 눌러댔지만 결국 구하지 못했다. 솔튼페이퍼 이벤트에서 내게 표를 구제해 준다면 알라딘을 지금보다 더더더더 사랑할 텐데....(>_<)

 

아무튼 19금은 현재 구하지 못했고, 하루 전날인 18일에는 4.19 전야제로 강북구청 앞에서 공연이 있다. 출연진에 이.승.환! 두둥... 학교에서도 아주 가깝다. 퇴근 후 달려가겠어요. 수영도 없는 날이니 아주 가비얍게 날아가겠어요!!

 

9. 학교 근무 시작하고 이튿날 부서 회식이 있었다. 나랑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앉은 선생님은 무려 '신기'가 있다는 분인데, 이분이 날 보더니 '남자'가 있다고 하신다. 그 남자 대체 어디 있냐고 물으니 무조건 있다고 하신다. 아니 어디 있냐고요! 하니, 내 팔자에 남자가 있기는 한데, 당장은 안 만나는 게 좋다고... 마흔 넘어서 만나야 좋다고. 연애도 그쯤에 하라고. 그 전에 하면 내가 힘들다고 하신다. 헐... 이렇게 실망스러울 데가!! 이분이 신기 있다는 말이 거짓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나를 식겁하게 만드는 사례들이 있었으니까. 연애를 목표로 머리를 길게 길렀는데, 신경질 나니 확 잘라버릴까. 히유....

 

10. 그러고 났는데, 절친 한명이 6월 1일에 시집간다고, 3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알려주었다. 부케 받으라고... 하아... 부케 받고 나 또 3년인지 4년인지 기다려야 하는겨??? 친구는 날짜부터 먼저 잡고 어제 상견례를 가졌다. 잘 끝냈는지는 아직 통화를 못해 봤다. 뭐 잘 했겠지... 날 두고 너마저도 가다니... 이제 주변에 시집 안 간 친구는 몇 명 없다. 친구들아, 나만 두고 가지 마아~ 나랑 같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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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4-0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안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3-04-08 07:51   좋아요 0 | URL
앙, 완전 소중한 친구...ㅋㅋㅋㅋㅋㅋㅋㅋ

순오기 2013-04-08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의 근황에 반가워서 덥석~ ^^

마노아 2013-04-08 07:51   좋아요 0 | URL
덥석! 반가워요, 순오기님! 부비부빗!!!

같은하늘 2013-04-1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저도 설전에 들어오고 오늘에서야 들어온다는...
사는게 뭐 이리도 바쁠까요?
오늘같은 날씨에 잠시후 마미캅 돌러 나가야 하는 슬픈현실~~
춥다......

마노아 2013-04-11 20:47   좋아요 0 | URL
시간이 살같이 빨리 흐르는 게 느껴져요.
그러고도 아직도 뭐가 이렇게 바쁜지....
게다가 날씨도 요지경이에요. 오늘 짓눈깨비 날리더라구요. ㅎㅎㅎ
그저 건강히 살다가 다시 생존신고 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