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새는 날마다 눈이 좀 풀려 있다. 졸음이 눈에 가득하다. 어떤 분이 바쁘다면서 영화를 많이 본다고 하셨는데, 그말이 맞다. 바쁜데 영화도 많이 보고 틈틈이 전시회도 가고 공연도 가니 정말 바쁘다. 바쁘고 피곤해도 그건 포기가 잘 안 되어서 말이다. ^^

근래에 본 무료 전시회로는 요런 게 있다.

 

AP 통신이 본 격동기 서울 & 로쎄티의 서울

 

전시회를 보고 나서 다리가 아파서 사단이 난 친구와 나는 가볍게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분식집을 찾아 헤맸다. 다행히 떡볶이집을 하나 발견해서 먹고 나왔는데 치아 교정 중인 친구의 양치질을 위해 스타벅스에 들어갔다가 대학 동기를 우연히 만났다. 이 친구는 현재 완도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이미 두 아들의 아버지이며, 세째 아들은 엄마 뱃속에서 자라고 있다고 전했다. 하하핫, 세월 무상하여라. 친구랑 나는 둘다 솔로인지라 왠지 직무유기인 것처럼 느껴져서 조금 무안했더랬다. 대학 새내기 때 만났는데 어휴...;;;;;

 

2. 최근에 지인의 아버지가 췌장암 4기인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수술을 받으셨다. 올해 여든 셋인데, 평소 운동 많이 하시고 소식 위주로 아주 건강을 챙기신 분이어서 우리끼리는 100세까지도 거뜬하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새 4기라니, 놀라서 말도 잘 안 나왔다. 수술후 봉합에 문제가 있어서 재수술까지 마치고 지금은 병원에서 입원 중이시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시기를! 수술 경과가 제발 좋기를...

 

또 다른 고등학교 친구는 둘째를 출산했다고 연락해왔다. 체격이 무척 작은 친구인데 아기가 3.95kg이었다고... 어휴, 이 친구도 고생했네. 산후조리원이 겁나 멀다. 예전에 첫애 낳기 전에 다녀왔다가 왕복 4시간에 지쳐서 장염 걸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3. 울 교장샘은 과시욕이 꽤 크신 분이다. 더군다나 권위 앞에서는 그게 더 심해지신다. 지난 월요일에 교육청에서 사람이 나왔다. 할 일 다 해놨으면 교육청에서 누가 나오건 뭐가 문제겠는가. 근데 직원들 다 명찰 차고 나와서 한줄로 서서 인사하라신다. 자기가 소개하겠다고. 헐~ 분위기 보니 평소에도 자주 이랬나 보다. 그리고 이럴 때 꼭 줄반장 자처하는 분도 계시고...;;;; 떴다! 해서 줄 섰는데, 아직 도착 전이고, 또 떴다! 해서 줄 섰는데 역시 아니고... 무슨 양치기 소년된 기분... 세번째에 드뎌 등장하셨는데, 직원들 줄 서서 인사하니 이분은 또 얼마나 민망하고 당황하셨겠는가. 어여 들어가서 일보라고 손사래... 무안해진 우리도 언능 들어왔는데, 30분 뒤에는 나가시니 주차장에 나와서 또 인사하라고... 헐......;;;; 그런데 이번에는 그분이 나오지 말라고 적극 거절하신다. 여기가 공산당이냐고.... 내 말이... 진심 부끄러웠다.

 

4. 지난 한주는 시험기간이었다. 참 말 많고 탈도 많은 시간이었다. 교무실 컴에는 한글 2002가 깔려 있고, 우리집 컴에는 한글 2007이 깔려 있어서, 집에서 만들어온 시험 문제를 교무실에서 불러오니 그림이 다 깨져서 애를 먹었고, 그 다음에는 다른 사람 피씨에서 출력을 하자니 이번엔 프린터기가 문제였고, 그렇게 사연 많게 작업을 마쳤더니, 이곳은 양면 인쇄가 안 되므로 단면으로 출력을 해야 하며, 그것도 인쇄 기사님 안 계시니 2장을 넘기면 안 된다고 해서 다시 편집하느라 하아...;;;;

 

그래도 뭐 이런 건 다 해프닝이다. 다음 번에는 좀 더 수월하게 해낼 것이다. 그런데 시험 감독을 해보고는 아주 깜딱! 놀랐다. 만학도인지라 시험 문제도 쉽게 냈고, 예상 문제도 몇 번이나 풀어줬고, 또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어서 시험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의심하지 않았는데 이건 뭐.... 공산당 사건보다 더 부끄러웠다. 뒤늦게라도 공부를 하려는 것은 아주 칭찬받을 일이지만 그걸 무기 삼아서 부당한 방법을 당연한 특권으로 둔갑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근무 두달이 되었는데, 아직도... 날마다 뭔가 놀랄 일이 계속 생긴다. 주변 샘들 조언으로는 그렇게 한 3년은 놀랄 일들이 있는 학교라고 한다. 하...하하...;;;;

 

5. 지난 주 화요일에는 2012년 봄 전시 '간송 50주년 기념 진경시대회화대전' 을 다녀왔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친구가 연락해 오는 바람에 후다닥 다녀왔다. 전시는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우리는 10시에 전시관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래놓고도 한시간 반을 줄 서서 입장했다. 1층은 사람이 엄청 많아서 떠밀리면서 보았고, 2층은 줄을 세워서 볼 수 있었는데, 이 줄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역시 감상은 쉽지 않았다. 눈에 익은 정선이나 이인문, 김홍도와 강세황, 신윤복의 그림이 있고, 그밖에도 눈을 즐겁게 해주는 많은 그림들이 있었다. 재밌었던 것은 간송 전형필의 그림과 도자기도 있었는데 뭐 썩 훌륭하지는...^^;;;;

 

줄 서 있을 때 앞쪽에 계시던 아저씨 한분이 갑자기 뒤돌아 보시더니 나더러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왜 이런 질문을 하시나 당황스러워서 대답을 바로 못했는데 이번에는 일본어로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대체 왜 그러신 거지????

 

암튼! 친구가 한 시 반에 방과후 학교 수업을 가야 해서 우리는 꽤 마음이 급했다. 밥먹을 짬이 부족했는데, 그렇다고 굶고 갈 수는 없는 일! 아쉬운대로 햄버거로 대충 점심을 해결했는데, 좋은 그림 보고 패스트푸드를 먹으니 어째 마무리가 마음에 안 든다. 게다가 내 출근 시간으로는 너무 일러서 나는 또 더운 날씨에 약간의 배회를... 하지는 않고 버스로 출근했다. 좀 돌아가기는 하지만 일찍 출근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ㅎㅎㅎ

 

 

6. 목요일에는 요새 통 입맛 없어하시는 엄니와 함께 빕스를 다녀왔다.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한성대점이지만, 동묘역에서는 폭립 무제한이므로 동묘역으로 고고씽. 맛나게 점심을, 많이 먹었다. 아 배불러...;;;; 시간도 좀 여유가 있어서 걷기로 했다. 많이 더운데 양산을 두고 온 관계로 다이소에서 야구모자 하나를 사서 무작정 걸었다. 동묘역에서 광화문역까지 대략 8정거장 정도? 더운 날씨에 오래 걸어서 노곤했다. 배는 별로 안 꺼지고, 걷느라 목말라서 먹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때문에 배가 더 부르기까지. 암튼, 광화문역에서 버스를 타고 하품을 크게 했다. 이제 좀 자야지.... 했는데 막 승차하시는 어느 승객 다리에 깁스가.... 아아아.... 나한테 등지고 서 계시긴 했는데 반대쪽에서도 아무도 안 일어나... 결국 내가 일어났다. 바로 못 일어난 게 미안했는데 이분이 아주 고마워해서 더 민망. 배부르고 다리 튼튼한 내가 서서 가는 게 마땅하지. ㅎㅎㅎ

 

7. 시험 기간인지라 평소보다 조금 일찍 끝나고 있었다. 목요일에는 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한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1회(바위에 침 뱉기) 때도 참여를 했는데, 그때는 이승환 10집이 나오고 첫번째 스케줄이어서, 그의 새노래를 라이브로 바로 들을 수 있는 최상의 기회였다. 그때를 떠올리며 공연을 예약했다. 게다가 이번엔 무료 공연이기까지! 아마도 끝순서로 나올 테니 좀 늦게 도착해도 괜찮겠거니 했다. 그런데 공연 간다고 하니 부장님이 20분 일찍 보내주셨다. 오, 예! 만세! 나 보내고 남은 사람들 모두 회식 간 것은 알았지만, 삼겹살과 이승환을 바꿀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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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가 덜 된 것인지,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1회 때보다도 참여율이 아주 저조했다. 외규장각 도서가 대여라는 형식으로라도 돌아와서 그런 것일까? 허클베리핀의 보컬은 보기만 해도 숨막히게 생긴 가죽 자켓을 입고 나왔는데 깡말라서 안 더운 것일까 궁금하게 만들었다. 한곡 끝나고 바로 벗는 걸 보니 덥긴 더웠나 보다. 두번째 나온 3호선 버터플라이는 긴 생머리를 풀고 나왔는데 가죽 자켓보다 더 더워 보여... 하지만 헤드뱅잉을 포기할 수 없지... 덥다면서 머리는 절대 안 묶는다. 하하핫!

 

 

마지막에 나온 울 공장장님과 모처럼 신나게 놀았다. 그 전주에 있던 포스코 음악회 떨어져서 속상했는데, 다행히 여기서 만났다. 강풀의 26년 영화화에 대한 성원을 부탁했다. 지난 주에 3억 정도 모였던데 이번 달 안에 10억을 어찌 모으나... 걱정이다.ㅜ.ㅜ

영화 <26년> 대국민 크라우드펀딩

 

8. 금요일에는 교생 실습 마지막 날이라고 학교 측에서 식사를 제공했다. 미리 말해줬으면 점심을 안 먹고 출근하는 건데 낭패! 배불러서 못먹겠다고 하니 무조건 먹어야 한다고 한다. 저녁을 땡겨먹는다고 생각하고 밥을 먹었는데, 시험 끝난 날이라고 어느 반에서 회식을 하는데 거기 다 불려갔다. 메뉴는 해물찜! 오오오, 내가 안 먹는 메뉴야...;;;; 근데 자꾸 소주를 권하셔.... 그래서 본의 아니게 소맥을...ㅎㅎㅎ

 

9. 최근에 가장 즐겁게 본 프로그램으로 '불후의 명곡2'가 있다. 좋아하는 프로인데 임태경이 나와서 더 좋았다. 그래서 나와 뮤지컬을 자주 보곤 했던 진주 언니와 '울지마 톤즈'를 예매했다. 임태경이 이태석 신부로 나온다고 하길래... 그런데 막판에 조율이 잘 안 되어서 출연이 취소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잽싸게 임태경 콘서트 '불후의 명곡'으로 갈아탔다. 하하하....

 

근데 또 막판에 일이 꼬여서 언니는 토요일 공연을 못 오고 일요일 공연으로 갈아탔다. 해서 나는 혼자 다녀왔다. 팬클럽 단관으로 가장 저렴한 좌석을 골랐는데 이게 8% 할인된 공연이다. 근데 공연 나흘 전에 티몬에서 반값 티켓이 풀렸다. 오마이갓! 나보다 훨씬 좋은 좌석이 내표보다 훨씬 싸...-_-;;;;; 뭐 어쩔 수 없지.

 

공연은 30분 지연되어서 시작했고, 2시간에서 조금 부족한 시간으로 끝났다. 게스트는 두팀. 소향이 노래 잘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라이브로 들으니 더 대단했다. 임태경은 여전히 귀공자풍으로 우아하게 노래를 불렀다. 좋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그 두시간 동안 울 공장장 생각을 더 많이 했다. 공연은 종합 예술이어서 가수가 노래 잘 하는 것만으로 꽉 채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음반도 나오는데, 알리 때와 마찬가지로 방송 버전 라이브가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재녹음한 버전이다. 알리 음반을 사놓고 한 번 밖에 못 들었다. 라이브 때의 감동을 받지 못해서다. 그래도 의리가 있지, 이 음반은 사야겠다.

 

 

 

 

 

 

 

10. 스맛폰을 구입했다. 쿠팡에서 기기변경으로 추가 요금 없이, 요금제는 현재 그대로다.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선 인터넷을 쓸 수 있찌만 3G를 쓰지 않으니 인터넷이 자유롭지 않다. 해서 KT 에그를 구입할 생각이다. 와이브로 10기가던가 20기가던가 쓸 수 있다고 알고 있다. 내 폰은 모토로라인데 어제 교보에 가서 케이스를 구입하려고 보니 모토로라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아 빈정 상해..ㅜ.ㅜ

 

스맛폰이 처음인 나는 자판 쓰기가 아주 힘들다. 'ㅎ'자를 못 눌러서 이름을 입력할 수가 없어...;;;;; 암튼 임태경과 이승환 생각을 많이 했던 터라 카톡 이름은 미중년♡으로 정했다. 쓰고 보니 권교정 작가님도 생각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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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5-28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끙.
인터넷이 자유롭지 않은 스맛폰이라면 whatsapp 제대로 사용하기도 불편한데. 차라리 1기가나 2기가 주는 걸 사용하는 요금제를 쓰는건 어때요? ㅜㅜ

마노아 2012-05-28 21:36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왓썹 어케 하는 건지 몰라서 담에 다락방님 만나면 물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핸드폰 요금이 한달에 고작 13,000원 이하로 나오거든요. sk텔레콤은 34요금제도 데이터 한달에 200메가밖에 안 주거든요. 그래서 요금제는 그대로 가고 케이티 에그로 와이브로 10기가나 20기가 신청하려고 해요. 아직 신청 전이지만요.^^;;;

무스탕 2012-05-28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살아 있어요오오오오~~~~~
지금 내 눈은 무지 뻑뻑하고 깝깝하고 그렇지만 오랜만에 마노아님께 잊지 않고 인사 올리는 센스 :)

마노아 2012-05-28 21:36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소식 궁금했어요. 얼매나 바쁘셨기에 이리도 소식이 뜸했나요. 반가워요. 와락!!!

순오기 2012-05-29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로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눈과 귀가 호강했으니 됐죠.^^

마노아 2012-05-30 17:13   좋아요 0 | URL
아아아, 오늘의 삽질을 생각하면 고생의 고자도 못 꺼내요. 아아아....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