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친구들
아베 히로시 글 그림, 이선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네꼬님의 부르짖음으로 알게 된 '동물원 친구들'
그림이 친숙하다고 여겼는데 내가 참 좋아하는 '가부와 메이 이야기' 와 '동물재판'에서 그림을 그린 분이다. 온전히 글과 그림을 다 쓴 작품은 이 작품뿐인가 보다.

 

무척 거친 그림체이지만, 그 자체로 매력이 있다. 또 이 책은 '동물원'의 여러 친구들 이야기인지라 예쁜 그림이 필요하지도 않다. 잘 묘사하였고, 또한 해학도 넘쳤다. 그 자체로 충분히 훌륭하다.

 

여러 사진들을 찍었는데 사진 크기가 제각각이어서 네 장씩 묶다 보니 순서는 책의 순서와 다소 어긋난다. 그래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라서 해상도는 많이 아쉽지만!

 

 

낙타의 혹이다. 건강할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혹 상태가 크게 비교된다. 이집트에서 단봉낙타를 탔을 때 엉덩이가 홀랑 까졌던 기억이 있다. 몽골에서 쌍봉낙타를 타보고 싶다. 승차감(!)이 훨씬 좋으리라. 무서웠지만 다시 타보고 싶다.

 

만능 재주꾼 코끼리, 그리고 그 재주를 담당하는 코끼리의 코! '학'도 접는다고 써놓고, 이건 거짓말이라고 바로 밝히는 작가가 재밌기만 하다. TV에서 본 혀만으로 학을 접어냈던 어느 남학생이 떠오른다. 불편한 손 대신 혀로 온갖 것을 다 접어냈던 그 아이도, 이제 시간이 흘러서 청년이 되었을 것이다.

 

기린이 음식물을 먹으면 긴 목을 따라 목구멍이 볼룩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가까이서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다음에 기린을 만나면 엘리베이터 같은 그 목을 좀 더 자세히 보리라. 오줌도 기다랗다고, 햇볕을 받아 무지개도 생긴다는 표현이 재밌다. 가능한 이야기다. ^^

 

펠리컨이 주머니같이 불룩한 턱을 이용해서 물고기를 잡는 장면이 신기하다. 아기를 담아오는 바구니 역할이 아니라 자신의 식량을 조달하는 훌륭한 도구로서 진솔함!이 보인다. 날개를 펼치면 무려 2m 50cm라고! 세상에, 정말 크구나!

 

 

아빠 캥거루한테는 없는 주머니가 엄마 캥거루에게만 있다고, 그래서 아주머니라고 부른다는 이 신선한 해석! 작가님은 천재인가 봐!!

 

분홍 솜사탕에 비유한 플라밍고. 먹는 음식에 따라 색깔도 변한다고 한다. 그래서 색을 유지할 수 있는 당근이나 새우 같은 빨간 색 먹이를 준다고!

오, 그런 오묘한 조화가!!

외다리로 잘 서 있지만, 피곤하면 다리를 바꾸고, 그래도 피곤하면 웅크리고 앉는다고 한다. 흐음, 융통성이 있구나!

이름도 예쁜 플라밍고를 실제로 본 적이 없다. 동물원에 가서도 보지 못했다. 내가 갔던 동물원에는 없던 걸까???

 

사람한테 길들여져 집오리가 된 오리가 다시 길들여져 변기가 되었다고, 그래놓고는 거짓말이라고 밝히는 작가의 재치가 즐겁다. 누르면 소리나는 노란 병아리 장난감도 같이 떠오른다. 엄청 시끄럽긴 한데 또 꽤 재밌는 녀석이니까.

 

목운동하는 부엉이도 참 재밌다. 목만 놓고 보면 사이보그가 얼굴 한 바퀴 돌리는 느낌이다. 좀 엽기적인데 '아, 어지러워!'라는 글자가 또 독자를 피식 웃게 한다. 센스 만점의 아베 히로시!

 

 

 

거꾸로 매달린 채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는 박쥐이지만, 쉬할 때는 바로 매달려서 일을 본다고! 오, 그래야 마땅하지. 박쥐 녀석 참 머리가 좋은 걸! 아기 박쥐는 엄마 박쥐의 망토 속에서 잔다고 한다. 엄마 박쥐는 심지어 아기 박쥐를 안고 날 수도 있다고! 오오오, 진기묘기인걸

 

느림보 악어가 사실은 엄청 빠르다고! 그러니 도망칠 때는 지그재그로 해야 한다고.... 아, 영화 '아포칼립토'가 떠오른다. 살면서 악어를 만날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나게 된다면 이 사실을 꼭꼭 기억할 수 있기를!!

 

총 천연색을 자랑한 뱀은 책의 가장자리를 다 둘러싼 모습으로 등장했다. 아, 감각적이야! 많이들 징그럽다고 하지만, 뱀이 뱀다워야 또 뱀이지... 뱀이 다리가 있거나, 털이 있거나 혀를 낼름거리지 않으면 그건 뱀이 아니지. 암.... 그렇고 말고!

 

나무늘보는 너무 안 움직여서 심지어 이끼가 끼기도 한다는 놀라운 사실! 오오, 정말 대단한 능력인 걸! 이끼쯤이야 제 몸에 서식을 해도 전혀 개의치 않을 것 같은 나무늘보다. 혹시 그 이끼를 본인이 먹으려나??? 너무 안 움직여서 적에게 잘 들키지도 않는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먹고 나면 똥이 바로 나온다는 것이 부러워서 한 컷 찍었는데 저게 어떤 동물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진만 찍고 책을 선물한 탓에, 게다가 시간도 한참 지나서 기억이 가물가물... 아, 내 안의 수애를 어찌하면 좋을꼬...ㅜ.ㅜ(자료를 적어둔 것을 찾았다. 음하하하! 저녀석은 아기 판다다. 저만큼만 봐서는 판다로 보이지 않지만...^^;;;)

 

흰 토끼의 눈만 빨갛구나. 이것도 새롭게 안 사실이다. 눈이 빨간 것은 좀 징그럽게 보이는데, 그래도 하얀 토끼를 멀리서 보면 참 예쁘고 앙증맞다.

 

날지 못해도 난 새라고 당당히 말하는 저 타조의 당당한 자태를 보시라. 그야말로 온 몸에 '자존심'이라고 적혀 있지 않은가. 시력도 엄청 좋다는 타조. 그리고 꽤 빨리 달리는 타조. 아프리카에 가면 타조도 타볼 수 있으려나? 문득, 타보고 싶어졌다!

 

나름 새라고 쬐만큼 날아가는 펭귄이 귀엽다. 요새 '남극의 눈물'이 시작됐는데, 아직 프롤로그만 본 상태다. 이전에 '기후' 관련 책작업을 했을 때 남극 편 BBC 다큐를 보고 황제 펭귄의 생태에 반했더랬다. 남극의 눈물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는 황제 펭귄이던데, 다음 주가 되면 이어서 보리라. 그림속 펭귄은 귀엽지만, 황제 펭귄은 위용을 자랑한다. 아마존의 눈물 팀이 남극도 다녀왔던데, 얼마나 고생했을지 경외감마저 든다. 고마운 마음으로 시청해야지.

 

사진은 이렇게만 찍었지만 더 많은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정보 전달과 재미를 동시에 주었고, 순간순간 해학과 재치를 내세워 독자들을 웃겨주기도 한다. 여러 즐거움을 안겨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이런 책은 개정판을 내주셔야죠! 아울러 작가님 다른 책은 또 없습니까? 궁금합니다!!

 

덧글) 38쪽 염소 편에 오타가 있다. 고양이의 눈동자는 쪼뼜 가름해>>>쪼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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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2-01-09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하하하

마노아 2012-01-09 12:06   좋아요 0 | URL
음하하하하핫^^ㅎㅎㅎㅎㅎ

무스탕 2012-01-09 15:46   좋아요 0 | URL
뭐야요. 두 분. 뭐 보셨어요? 왜 그렇게 웃기만 해요? 앙?
ㅋㅋ

판다는 그림이 판다로 안보여요. 너구리 가터.

마노아 2012-01-09 16:30   좋아요 0 | URL
판다가 좀 수상하지요? ㅋㅋㅋ
동물원 친구들의 매력을 알고 있는 우리는 웃음으로 이심전심이에요.ㅎㅎㅎ

무스탕 2012-01-09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남극의 눈물 첫번째 지난주 금요일에 했거든요? 마노아님이 이 페이퍼를 작성하신 날짜가 8일인데 혹시 못 보신거에요? 전 찜방에서 엄마랑 둘이 봤어요 :)

마노아 2012-01-09 16:30   좋아요 0 | URL
1회는 지난 금요일에 했는데, 지난 달에 프롤로그를 했어요. 저는 그 프롤로그를 먼저 본 거고, 2회가 하는 날 1회를 볼 생각이에요. 1주일 지나야 무료로 볼 수 있는 B티비의 한계예요.ㅎㅎㅎ

무스탕 2012-01-09 16:39   좋아요 0 | URL
아, B티비는 조금 늦박자군요 ^^;
우리나라 다큐 제작 솜씨 정말 좋다! 감탄하며 봤지요. 가능하면 어따 녹화해두심 좋을거에요.

마노아 2012-01-09 18:02   좋아요 0 | URL
B티비는 게다가 녹화도 안 되어요. 공중파도 그렇고 다시보기도 그렇고요. 비디오 녹화도 안 되고 티비스 같은 장치를 써도 안 되어요. 작년에 친구 대신 모니터링 알바할 때 그것 알아내는 과정에서 삽질을 엄청 했더랍니다.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