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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5 - 열려라! 열 개開 ㅣ 손오공의 한자 대탐험 마법천자문 5
시리얼 글 그림, 김창환 감수 / 아울북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조카네 집에 마법천자문이 몇 권이 있냐고 물었더니 달랑 한 권 있다고 한다. 그것도 1권이 아닌 5권. 1~4권은 도서관에서 읽고 5권만 산 것일까? 뒷권은 왜 없는지랑 물어봐야겠다.
1권부터 보지 못했지만 5권부터 본다고 크게 문제될 것 같지는 않다. 일단 등장인물 설명이 되어 있고!
이 인물들이 마법천자문 조각을 지키거나 되찾아오는 임무를 지녔다는 것, 그리고 그 천자문을 모아서 부활하려고 하는 대마왕의 음모가 있다는 것은, 척 봐도 딱이다.
책 한 권에 등장하는 한자를 몇 자로 정해두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는 이렇게 20자만 등장한다. 심하게 어렵거나 심하게 쉽지 않은, 딱 적당한 수준의 한자들이다.
처음부터 보질 않아서 주인공들이 마법 한자 주문을 어떻게 익히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아이들은 적재적소에 꼭 필요한 한자들을 사용하면서 지혜롭게 군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막강한 상대에게 찾을 탐! 주문을 써서 약점을 찾아내고, 한 방 먹고 정신을 잃은 친구에게는 기운 기! 주문을 써서 일으켜 주었다. 정말 마법 같은 일이긴 하지만 꽤 그럴싸하며 또 몹시 탐나는 주문들이다.
게다가 들을 문과 물을 문의 차이점까지 은근슬쩍 설명하면서 한자 학습의 효과까지 제대로 보이고 있다. 누가 생각해 낸 묘안인지 모르겠지만 대박 설정이다.
앗, 세장의 사진을 멋드러지게 배치한다는 것이 흰 배경 덕분에 휭~ 해보인다. 나의 실수!
열려라 열 개! 주문은 '열려라 참깨!'를 떠올리게 해서 재밌었다. 꽤 상승 마법에 속하는 없을 무! 주문은 쓰고 난다음에 기력 소모가 커서 반격의 여지가 있는 주문이다. 모 아니면 도 주문이랄까. 용맹한 호랑이 주문도 마음에 든다. 글자로 싸우는 거라면 상상의 동물도 얼마든지 소환할 수 있지 않은가. 하늘을 날며 불도 뿜어내는 용도 부를 수 있고, 전설의 새도 불러내며, 내친김에 사방위 신을 다 모아서 싸울 수도 있겠다. (뒤에 등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아직 못 봤지만....)
문득, 어릴 적에 즐겨보던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떠올랐다. 노래에도 나오는데 '하루에 한 가지, 바람돌이의 선물'처럼 이런 주문을 하루에 하나씩만 쓸 수 있다면, 개인적 욕심이 아닌 사회적 차원의 선한 동기로 쓸 수 있는 마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현듯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일단 가장 먼저 빌어볼 소원은 어제 날짜로 1000회 집회를 가진 위안부 할머니들의 통한을 풀어주는 것! 진정 꿈같은 일이지만 그런 생각이 났다. 이런 걸 한자로 풀어내려면 어떤 단어가 필요하려나. 해원(解冤)! 이런 단어면 될까.
꽤 흥미진진한 부분에서 이야기가 끝이 났는데 모험이 진행되는 한 이야기는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겠다. 그러니 다음 권을 또 눈독들일 수밖에.
뒷부분에는 등장한 한자들에 대한 풀이와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부록처럼 들어 있다. 그래, 이 정도 수고는 해줘야 저 한자들을 내것으로 만들 수 있지!
요새는 초등학생들이 한자 자격증 따는 열풍이 거세던데, 그 기운에 맞추어 시의적절한 기획의 책이다. 물론, 출간된지 꽤 된 것을 내가 늦게 알아본 것이지만.
이 책의 한자마법을 함께 만든 아이들이라고 한다. 어떤 의미로 함께 만들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떤 도움이 된 것인지, 어떤 역할을 한 것인지 궁금하고 대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