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신의 취향을 잘 모르다가 반복되는 어떤 행태로 인해 깨달을 때가 있다. 나의 지도 사랑이 그 중 하나다.
지구본도 두 개 있고, 세계 지도도 두 장 있고, 1000피스 퍼즐 세계지도도 벽에 걸려 있다. 지도 문양의 지구본을 몇 차례 선물했고, 지도 무늬 팬시 제품을 보게 되면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딱히 여행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 가방을 덜컥 구입한 것도 그 반복된 경험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크로스백에 눈독을 들였다. 22,000원인가 그랬다. 예뻐 보였다. 얼마 전에 부평 시장에서 만원 주고 산 크로스백이 마음에 걸렸다. 보스턴 백은 무거워서 차를 갖고 다니지 않는다면 비추이기 때문에 미련을 두지 않았고, 그 다음에 여행가방을 유심히 보았다. 하루 특가 가격이 59,000원이었는데 무척 저렴하다고 여겼다. 집에 여행가방이 몇 개 있지만 하나같이 무척 무겁다. 지금은 계절 옷이 그득그득 들어차 있는데, 내가 이 가방을 산다면 여행을 가지 않을 때에는 비슷한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다.
고민을 했다. 당장 필요하지 않는데 살 것인가? 가격 비교도 해보니 확실히 싸긴 싼 거였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자정을 10분 남겨두고 질렀다. 그리고 며칠 뒤 커다란 상자가 집으로 도착했다. 집에 사람은 없었고, 택배 기사님은 이 큰 상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을 하셔야 했다. 그냥 문앞에 두고 가셔요~
비닐을 벗겨내니 저런 자태를 드러낸다. 아, 예쁘다!
내부는 요렇게 생겼다. 뭐 다른 여행가방도 모두 이렇게 생겼겠지만....
그리하여 현재 이 가방은 이런 모습으로 방에 놓여 있다.
스타킹과 레깅스와 양말 더미를 품고 있다. 일반 양말은 양말 장에 들어 있지만, 내가 주로 신을 것들만 이렇게 담아보았더니 벌써 꽉 찼다. 생각보다 많이 안 들어가는구나..;;;;
이 가방이 도착하고 난 다음 날, 위메프였던가 쿠팡이었던가? 암튼 이 가방을 반값 세일했는데, 세일가가 78,000원이었다. 확실히 내가 싸게 산 것은 분명하다고 다시금 만족감을...;;;;;
무튼, 올 겨울에 이 가방 들고 여행갔으면 좋겠다. 여행갈 건수를 만들어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