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늘 mbc FM4U 여름음악 페스티벌을 갔을 것이다. 거의 해마다 갔던 것 같다.(이승환이 나오니까!) 당첨되어서 2명이 갈 수 있는 표가 있었는데, 같이 가기로 했던 야곱도 일이 생겼고, 나는 컨디션이 바닥이었다.
2. 어제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요통이 생겼는데 찜질하고서 좀 괜찮아졌나 싶었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너무 아픈 것이다. 서 있으면 당연히 아프고, 앉아 있어도 아팠다. 친구네 집에서 마지막 모니터링 파일을 복사하고 집까지 걸어오고 싶었지만 도저히 기운이 없고 허리가 아파서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내가 이승환을 포기할 때도 생기다니... 나이는 못 속여..;;;;
3. 오늘은 큰조카 생일이니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조카의 생일을 빙자해서 달콤한 케이크를 먹기로 했다. 집앞 파리바게뜨보다 세 정거장 전에 미리 내려서 케이크를 골랐다. 신기하게도 고구마 케이크가 열량이 가장 높았다. 초코 케이크보다 더 말이다! 가장 칼로리가 적은 것은 쉬폰 케이크였다.
소박한 생일상이다. 케이크를 올리고, 엄마가 준비한 잡채와 천도복숭아, 김치가 끝이다. 미역국은 언니네 있었지만 내가 거기까지 갈 엄두가 안 나서 우리집에서 상을 차렸다. 큰조카 생일이지만 초를 꽂을 때는 둘째 다현이가 더 신났다. 열살이니까 큰 초 하나면 되는데, 빵집에서는 기어이 작은 초로 10개를 주었다. 다현양은 그래서 더 신났다.
4. 케이크! 그것도 쉬폰 케이크! 아, 이 얼마만인가! 오늘은 몸이 아프니까 모처럼 맛난 걸 양껏 먹는 거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맛있게 먹었다. 김치 빼고는 사실 모두 다이어트의 적이었다. 생크림 발라진 케이크에 아주 약간이지만 초콜릿도 먹고, 잡채도 맘껏 먹었다. (복숭아는 어찌나 떫은지 반도 못 먹었다..;;;;)
5. 실컷 먹고 배가 부르고 나서 밀려오는 충만한 포만감에 의한 만족감과 두려움이라니! 후회해도 이미 소용없다. 최근 두 달 동안에 가장 많이 먹은 저녁이다. 게다가 몸이 아파서 운동도 못한다. 아흐 동동다리~
6. 요통의 정체가 뭘까 고민하다가 생리 전초전이 아닐까 싶어 약국에 갔다. 게다가 어제부터 입술 주변이 가렵더니 퉁퉁 부어서 그것도 문의가 필요했다. 입술 주변은 피곤함에 의한 바이러스성 질환이라며 연고를 내줬다. 최근 피곤하셨죠? 하고 물을 때 어떻게 아셨어요! 라고 맞장구를 치고 싶었다.
그리고 혹시 생리통이 미리 온 게 아닐까 물으니 맞을 거라고 한다. 집에 타이레놀이 있었지만 소문으로만 듣던 우먼스 타이레놀을 구입했다. 생리통에는 이쪽이 더 효과가 빠르다니까 믿어보는 거지.
그런데 오, 놀라워라! 약 먹고 30분 정도 지나니까 허리 아픈 게 사라졌다. 생리 전초전이 맞구나. 난 보통 다리가 아픈 편이고 허리는 가끔 아픈데 약 먹는 일이 별로 없어서 아파도 약 생각이 잘 안 난다. 약을 거부해서가 아니라 생각이 나지 않아서 못 먹었는데 이젠 상비약으로 갖춰야겠다. 아픈데 참고 있으면 안 되지....
7. 약 먹고 기운 차려서 친구 대신 하는 모니터링 알바를 마무리 지었다. 3주치의 모니터링이 드디어 끝났다. 이메일도 미리 보냈고, 보고서도 사이트에 다 올려놓았다. 친구 오면 보라고 메일도 보내놓았다. 한시름 놓는 기분이다. 부담감을 이제 내려놓자.
8. 세현군에게 준 책 선물은 이렇다.
이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인 건 예상한대로 코믹 메이플과 수학도둑이다. 어찌나 집중해서 보는지 눈도 한 번 안 들더라. 수학도둑은 지난 번에 건너뛰고 22권을 구입하는 바람에 이번에 21권과 23권을 샀다. 저 시리지들은 돌아서면 새로 한 권이 나와서 아주 부담스러운 책이다. 언니네는 책장에 꽂을 공간이 있나 모르겠다.
9. 엄니가 아쿠아로빅을 가신 뒤 아무래도 불안함이 밀려와 훌라후프를 오랜만에 돌렸다. 두달 반 만인가 보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묵직한 훌라후프를 꺼내서 돌렸다. 엄니가 금세 오셔서 보던 TV프로그램을 일일연속극으로 바꾸시는 바람에 흥이 좀 깨졌다. 뉴스 헤드라인 나올 때까지 돌리니 30분 정도 했나보다. 먹은 걸 다 소화시키기엔 역부족이지만, 그래도 땀 흘리니 나름의 만족감이 들었다. 내일은 좀 걷고 싶은데 가방이 무거운 날이네. 끙!
10. 요새 나는 꼼수다 듣고 있는데 웃겨 죽을 것 같다. 물론, 실컷 웃으면서 씁쓸해지긴 하지만 지하철에서 버스 안에서 혼자 히죽히죽 웃고 있는 나를 느낄 때 또 웃게 된다. 국내 최초의 가카 헌정방송! 대단하다. 정보를 주신 머큐리님께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