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희 6
강경옥 글.그림 / 팝툰 / 2011년 5월
팝툰 연재에서 다음 웹툰 연재로 갈아탄 이후로 매주 화요일마다 꼬박꼬박 챙겨봤는데도 불구하고, 단행본으로 다시 보니 또 새롭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이 몹쓸 기억력이라니...ㅜ.ㅜ
주인공 설희와 세라는 생일이 같다. 그것도 10월 31일로 할로윈 데이.
미국에서 온 설희는 생일 파티를 열자며 잔뜩 흥분되어 있었고 할로윈 답게 분장도 하자고 한다.
늘 멈칫거리고 주저하곤 했던 세라는 가볍게 머리도끼 정도만 골라보는데, 이 머리띠 참 마음에 든다. 섬뜩하긴 한데 할로윈 데이라면 제대로 기분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갖고 있는 거라곤 귀여운 악마 머리띠 뿐인데 저런 건 어디 가야 살 수 있으려나...
죽지도 않고 늙지도 않고 지금 모습 그대로 계속 살고 있는 설희가 전하는 뱀파이어 같은 불사신 이야기는 뜨끔했다. 그녀가 말한대로 우리가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게 되는 뱀파이어 등은 모두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갖고 있었다.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인간처럼 분노하고, 인간처럼 사랑에 빠지고, 또 인간처럼 실수를 한다. 권태를 느끼기도 하지만 그 권태를 깨워줄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 이야기를 만들어낸 이가 바로 인간이기 때문에 그 범주를 못 벗어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툭툭 내뱉지만, 설희가 하는 얘기들은 늘 뭔가 뼈가 있기 마련이어서 그림자 짙은 그림고 함께 보면 오싹할 때가 있다.
머리 도끼 머리띠가 아니라 고양이 복장으로 낙점되었다.
그나마 세라는 겉옷이라도 걸쳤지만 설희는 캣우면 그 자체.
저런 옷을 소화하려면 보통 날씬하지 않고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일!
급 부러움이 몰려오면서 갑자기 막 기분이 나빠지려고 한다...;;;;;
한편 세이는 설희에 대한 찝찝한 기분 속에 잠들었다가 다시 또 전생의 꿈을 꾸고 말았다.
설희는 자살하고 싶어하던 아라시와도 함께 죽어줄 용의가 있던 사람이었다.
뭔가 불공평하다. 본인은 죽어도 죽지 않으니 얼마든지 그 정도의 부탁은 들어줄 수가 있는 법. 하지만 보통의 다른 사람들은 두 번의 기회가 없다. 그러니까 '부탁'이란 이름 하에 쉽게 승낙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래 살아온 연장자로서 그 정도의 배려는 해줬으면... 물론, 아라시는 지금도 살아있지만...
이사오고 7년 만에 화실 정리를 하셨다고 한다.
그나마 작업의 디지털화로 가능하셨다고 하는데, 그래서 화실이 깨끗해 보였구나.
요새도 전통 기법을 고수하며 수작업으로만 만화를 그리는 작가분이 계신지 궁금하다.
또 디지털로 바꾸신 분들은 옛 작화가 더 그립지는 않으신지 또 궁금하다.
그런데 물어볼 데가 없구나...
내일 아침이면 설희의 다음 업데이트를 볼 수 있다.
그것 때문에 오늘이 월요일 밤이고 내일이 화요일이라는 걸 몇 번이나 확인했다. 덕분에 화요일의 시작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