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왕님 만나는 날! 국민서관 그림동화 116
새러 퍼거슨 글, 로빈 프레이스 글래서 그림, 김영선 옮김 / 국민서관 / 2010년 11월
절판


이 동화책의 작가는 새러 퍼거슨.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차남인 요크공작의 부인이었다.
두 딸인 비아트리스 공주와 유진 공주를 키우면서 세상 곳곳에 사랑을 베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작가 소개에 적혀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한 여왕님은, 정말 영국의 그 여왕인 것이다.
표지를 열면 귀족들의 우아한 자태가 곳곳에 나오는데 양면이 서로 대칭으로 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티 테이블이 예쁘게 그려져 있다. 좀 전까지 흑집사를 보아서인지 이런 그림체와 이런 분위기가 몹시 익숙해져 버렸다.

루비에게 우체부 오빠가 초청장을 들고 왔다.
바로 여왕님이 보낸 초대장이다.
루비는 이미 정원에서 여왕님 놀이를 하고 있었나보다.
옆쪽 풀밭에 '공주님 찻잔 세트' 상자가 열려 있는 것을 보니 말이다.
루비는 운동복 차림 위에 질질 끌리는 드레스를 입고 커다란 왕관까지 썼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소꿉장난 찻잔이 아니라 정말 여왕님과 찻잔을 나눌 거라니 어찌 흥분되지 않겠는가.

잔뜩 흥분해서 날뛰는 루비에게 우체부 오빠가 충고를 해준다.
다른 사람이랑 차 마실 때는 꽥꽥 소리 지르지 말라고...
하지만 루비 귀에 들어갈 리가 없다.
루비의 상상 속에는 이미 신데렐라의 호박마차보다 더 근사한 마차가 등장해 있고, 그 마차의 마부는 우체부 오빠가 변신한 상태다.
뿐인가? 덤벙거리면 안 된다고 충고하는 오빠는 왕실 근위병으로 변신완료했다.

놀이터의 친구들은 사교 파티에 초대된 인물들로 둔갑했고
같이 운동하고 발레하던 친구들도 무도회의 손님들로 변신했다.
저마다 화려한 옷을 잘 차려입고서 말이다.
루비의 상상 속 무도회 장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꽤 재미 있다.
나도 어릴 때 저런 그림 많이 그려보고 살았는데 말이다.^^

왕관을 써보는 상상, 여왕님과 함께 오페라를 관람하는 상상, 모두가 루비를 흥분시키는 것들이다.
인형극 속의 황소마저도 상상 속 오페라에서는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있다.
놀라운 루비의 능력!

하지만 덤벙거리고 덜렁거리는 루비의 태도 때문에 식구들은 걱저잉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두들 한 마디씩 보태며 충고를 해주지만 과연 루비가 새겨들었을지 의문!

그리고 드디어 여왕님을 만나는 그 날!
서둘러 준비하는 가운데에도 엄마는 지켜야 할 예의범절을 계속 읊어주신다.
음식을 씹을 때는 입을 꼭 다물어야 하고, 입에 음식이 있을 때는 말하지 말고,
공손하게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해야 하고 등등등...
그리고 마침내 도착하고 말았다.

여왕님께로. 그 여왕님이란 루비의 할머니!
이 작품의 작가인 새러 퍼거슨의 딸들에게 있을 법한, 혹은 정말 있었을 듯한 이야기의 전개다.
그래도 명색이 여왕님이니 풀샷 한 컷 찍었다.^^
사치스럽지 않고 지나치게 위압적이지 않은 소박하고 예쁜 집으로의 초대라 더 마음에 든다.

응접실의 풍경도 여왕님스럽다. 왕실 관련 인물들의 사진과
왕조사 책들, 황금 마차 조각 등등...

다행히 루비는 여왕님 앞에서 실례를 하지 않나 보다.
설사 실례를 한다 할지라도 여왕님에게는 사랑스런 손녀 딸이니 뭐가 문제이겠는가.
진열장 속 인형들에도 눈길이 간다. 예쁘다.
맨 뒷장도 맨 앞장과 대칭 구조지만 할머니에게 드리는 루비의 깜찍한 답장이 보태져서 다 훈훈하다.
조카 보여주려고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조카도 나처럼 재밌게 봤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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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1-04-04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막내는 이 시리즈 책들에 시큰둥인데
이웃집 아이는 낸시 시리즈들을 모두 좋아해요.
아직 한글을 떼지 못해서 글을 읽지 못 하는데도
이 책을 펼쳐놓고 얼마나 꼼꼼히 파고들 듯이 보는지 몰라요.
아무래도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저 그림들 때문이겠죠?

마노아 2011-04-04 18:15   좋아요 0 | URL
낸시 시리즈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알라딘에서 못 찾았어요.
제가 검색어를 잘못 입력했나봐요.
우리 조카도 아직 한글 떼기 전이어서 그림만 보고 즐기라는 의미로 골라봤어요.
눈이 즐거웠으면 해요.^^

하늘바람 2011-04-0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대장을 본 순간 저도 막 설레네요. 음 태은이도 좋아할듯싶어요

마노아 2011-04-04 18:15   좋아요 0 | URL
태은이도 좋아할 것 같아요. 봄기운이 느껴지는 책이에요.^^

2011-04-04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