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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뿔이 났어요 ㅣ 소년한길 유년동화 8
데이비드 스몰 글 그림, 김종렬 옮김 / 한길사 / 2002년 4월
구판절판
리디아의 정원으로 나의 마음을 한껏 사로잡은 데이비드 스몰의 작품이다.
어느 목요일 아침!
이모겐이 잠에서 깨어나 보니 머리에 뿔이 나 있었다.
머리에 뿔이 났다니! 엉덩이도 아니고!
옷을 갈아입기도 어렵고,
방문을 빠져나갈 때도 꾀를 좀 내야 했다.
뭐, 좌향좌나 우향우 정도면 가능했겠지만, 어쨌든 동선에 불편이 꽤 많았을 것이다.
아침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전등에 대롱대롱 매달려 버린 이모겐!
엄마는 그만 기절하고 마셨다.
의사 선생님도 다녀가셨고, 교장 선생님도 다녀가셨지만 딱히 해줄 말이 없었다.
동생 노먼이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소아 사슴뿔 병이라는 몹쓸 병이라나.
엄마는 또 다시 기절!
그렇지만 이모겐은 전혀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
가정부 루시 언니도 이모겐의 뿔에 수건을 널어 말리며 멋지다고 했고,
요리사 아줌마 퍼킨스 부인은 도넛을 만들어 뿔에 꿰어 주시기까지 했다.
새들의 먹이로 말이다. (이모겐은 좀 사는 집 여식이었다!)
이모겐의 엄마는 뿔을 감추기 위해서 모자 가게에 전화를 했다.
모자 가게 주인이 일필휘지로 디자인을 끝내고 모자를 만들어냈다.
아아, 그렇지만 모자 쓴 모양새는 치마를 쓰고 있는 모양새.
엄마는 다시 또 기절하여 안방으로 떠메여 갔다.(그렇다! 엄마는 좀 무거우신 분이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이모겐은 피아노를 쳤다.
뿔 사이사이 올려진 촛불이라니!
낭만적이지만 몹시 위험한 자태.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스릴을 늘 즐기는 생물들!
평상시와 다름 없이 굿나잇 인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 이모겐.
침대 머리에 뿔 안 부딪혔나 모르겠다.
그런데 금요일 아침에 눈을 떠 보니, 뿔이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만세!를 불러야 했을까?
이야기에는 반전이 있다. 지각대장 존이라든가, 나야, 고양이야?!라는 책을 보았다면 충분히 상상 가능한 반전이다.
그리고 독자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예쁜 반전.
이모겐의 엄마는 앞으로도 종종 기절을 하셔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