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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녀네 선물가게 5
이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에피소드 두 개가 실렸다. 앞의 것은 지난 이야기에 걸쳐진 이야기로 반전에 반전을 주는 사실은 오싹한 이야기였다. 호러 분위기의 집안 식구들이 대놓고 따 시키는, 사실은 엄청 두려워하는 어느 아이의 이야기. 그 아이를 집에서 보내주려고 했던 어느 참견꾼 나그네가 발목 잡히는 이야기. 내용 자체는 좀 익숙한 패턴이었는데 그래도 오싹한 느낌은 제대로 전해졌다.
'스노우 볼'에서 시작된 이야기라고 상상한다면 더욱 더.
두번째 에피소드가 꽤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 분녀의 엄마 이야기가 잠시 나왔는데, 자세한 사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린 미친 엄마. 그 엄마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분녀는 비오는 날을 못 견뎌 한다. 또 그런 사정을 못 참아하는 친구 하이랑이 수술을 받으려다 말고 분녀를 구출(?)하러 오지만, 사실은 그날이 자기 제삿날이었던 것!
이야기가 재밌어지는 건 저승사자 도박꾼들이 나오면서부터다. 도벽을 버리지 못해 사고친 저승사자들을 삥(?) 뜯은 분녀. 그리하여 대빵 저승사자와 딜을 거는데, 그녀가 원한 것은 꿈에서라도 엄마와 만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다 이긴 도박을 어이 없게 엎어야 했다. 누구라도 그럴 수밖에 없는 선택 앞이었지만 아쉬웠다. 그녀가 꿀 수 있었던 어느 아름다웠던 꿈을 놓쳐버려서. 그렇지만 그녀가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꿈을 꾸었다는 것을 독자들은 알고 있다. 주인공 본인만 모를 뿐.
대를 이어 신기가 내려왔을 테니, 엄마도 어떤 사연이 있었을 거라고 짐작된다. 정확한 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이은 작가는 스모키 화장 느낌의 그림이 몹시 매력적이어서 호러 가족도, 저승사자들도 무척 멋있게 표현되었다. 비록 늘 코믹을 양면에 달고 다니지만, 그게 더 재밌고 좋다.
윙크를 안 본지 한참인데 디.아이.와이.걸은 연재가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중에 몰아서 보는 재미를 톡톡히 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