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리가 퉁퉁 부었다. 너무 오래 걸었고 오래 서 있었다.
합정 방향에서 상상마당을 찾아갔는데 표 찾고 나서 홍대 방향으로 버거킹을 찾아 헤매다가 포기하려던 찰나 기적적으로(!) 찾았고, 다시 합정 방향으로 되돌아오는데 길을 모르겠는거다. 갔던 방향으로 되돌아올 생각이었는데 왜 그게 안 되는 건지...;;;
그래서 도로변으로 나갔다가 다시 합정 쪽에서 상상마당 찾아감. 거기선 찾아갈 수 있는 게 용하달까...;;;;
입금순이 아니라 표 찾는 순서대로 입장이었는데 내 번호는 45번이었다. 공연장이 작기 때문에 이 정도면 꽤 앞에서 볼 수 있다. 12시간 전에 도착해서 번호표 1번을 뽑은 미국서 온 처자를 나는 안다네.. ^^ㅎㅎㅎ
첫번째 무대는 허클베리핀. 깡마른 여자 보컬이 아주 힘있는 무대를 보여주었다. 노래도 모르지만 비트가 강해서 가사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래도 좋더라.
두번째 무대는 윈디시티. 윈디시티는 뭔가 사회적 메시지를 날리는 공연에서 자주 보곤 했다. 내가 그들을 보러 갔던 게 아니니 그런 자리에 우리 공장장님이 많이 섰다는 얘기도 된다. 하핫^^
4대강 반대를 위해서 곡을 하나 썼나보다. 역시 남달라! 그렇지만 레게 음악은 지친 다리로 열광하기에는 뭔가 좀 안 어울리는 느낌. 자리에 앉아서 맥주 일잔 하며 어깨를 흔들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리고 세번째 순서가 울 공장장님. 3월 초 공연에서 보고 거의 석달 만인데 얼마나 반갑던지...
그때부터 고수한 새 헤어 스타일은 좀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웬걸,넘흐 멋있는 게 아닌가. 다 뜻이 있는 머리 스타일이었다고 그동안 투덜댄 것 다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1. 물어본다
2. 완벽한 추억
3. 슈퍼 히어로
4. 붉은 낙타
5. 개미혁명
6. 그대가 그대를
7. (앵콜) 단독전쟁
신곡을 무려 세 곡이나 불러주셔서 감동. 그렇지만 나는 알라딘에 예약주문한 시디 아직 못 받았을 뿐이고, 그래서 가사도 모를 뿐이고!!! ㅠ.ㅠ
첫 곡 부르고 나서 인사할 때 멘트가 인상적이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약탈 문화재 반환에 대해서 냉소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걸 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런 바위가 너무 많다.
그렇지만 계란이라도 던져야 하지 않겠는가.
누구라도 던져서 이 머쓱함을 달래야 하지 않겠는가.
그 흔적으로 좀 더 힘센 누군가가 망치라도 휘둘러줄 지 어떻게 아는가.
그 바위에 침이라도 뱉자. 투표 꼭 하자.
바위에 침이라도 뱉자는 말이 제일 시원했다. -_-;;;;;
영구 임대니 맞교환이니, 이런 말들을 주절거리는 입들이 밉다. 바위치기라 할지라도 계란은 꼭 던져보자. 킁!
...무대가 얼마나 좋았는지, 노래가 얼마나 사무치게 좋았는지는 두 말 하면 잔소리.
그의 공연을 보고 나면, 그의 노래를 듣고 나면 그 전보다 더 좋아진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