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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 - 개정판 ㅣ 모두가 친구 8
메네나 코틴 지음, 로사나 파리아 그림, 유 아가다 옮김 / 고래이야기 / 2008년 10월
구판절판
이 책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점자'가 같이 표기되어 있어.
그렇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은 아니야.
오히려 비시각장애인을 위한 책이지.
이 책은 검은색으로만 칠해져 있어.
하지만 양각으로 표현된 그림을 만져보며,
또 모든 감각을 동원한 표현을 통해서 각각의 색깔들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들었지.
들어볼래요?
빨간색은 딸기처럼 새콤하고 수박처럼 달콤해.
그런데 넘어져 무릎에서 피가 날 때처럼 아픈 느낌이기도 해.
파란색은 머리가 따끈따끈해질 만큼 햇볕이 쨍쨍한 날의 하늘 색깔이고
하얀색은 파란 하늘에 떠 있는 솜사탕 같은 구름 색깔인데
갑자기 먹구름이 우르르 몰려와 후드득 비를 뿌리면 하늘은 회색이 돼.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들이 당장이라도 소리를 내면서 떨어질 것 같지 않아?
색깔도 맛도 냄새도 없는 물은 시시해.
하지만 햇살이 비치면 물은 은빛으로 반짝이지.
당장이라도 치마를 걷고 맨발로 저 속에 뛰쳐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해.
초록색은 금방 깎은 잔디에서 나는 싱그러운 냄새고 녹차 아이스크림 맛도 나.
무게감까지 느껴지는 멋진 그림이야.
눈 대신 다른 감각으로 색깔을 느끼는 시각장애인들의 색깔을 이제 상상해볼 수 있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