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오고 난 다음에는 기도원에 다녀오기로 엄마랑 약속을 했었다.
생각거리가 많을 수밖에 없는 2월이었고, 나도 혼란스러운 것들이 있어서 생각과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3박 4일의 시간 동안 서울을 벗어나, 공기 좋고 물 좋은 산에 들어가 나름 빡세게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돌아왔다.^^
나 혼자 침묵하고 조용히 지내면 끝나는 게 아니라, 주변의 여건도 따라줘야 한다는 건 거기 가서야 알았다.
12인실 숙소를 썼더니 아줌마들 수다에 질려서 잠잘 때까지 이어폰을 끼지 않고는 그 소음을 지울 수가 없어 귓구멍이 다 아팠고......ㅜ.ㅜ
웬 아버지뻘 되는 인간이 자긴 목사(정말일지 심히 의심되었음...)인데 사모가 되어달라고 쫓아다녀서 경악을 했고....(이 날 다 때려치고 서울 돌아올 뻔...;;;) 이것저것 소소한 문제들이 따라다니긴 했지만, 아무튼 무사히 돌아왔다.
역사박물관으로 바로 가서 강의를 들으면 딱 좋을 타이밍인데 이매지님 보내주신 티켓은 집에 두고 오고 강의 안내장만 들고갔다는 걸 돌아오는 날 알았다. 바부팅이..ㅜ.ㅜ
내내 잠을 못 자서 몰골도 말이 아니어서 갈아갈아 타고서 집에 도착하니 오전 10시가 넘어 있었다. 그리고 약 30분 뒤에 근무하던 학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여기에 또 몇몇 사건이 따라붙긴 했지만, 아무튼 오늘 무사히 재계약서에 도장 찍었다. 이로써 몇 개월은 일단 월급쟁이로 연명가능.
기도하면서 내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건,
꿈을 가졌으면 대가를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준비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
아멘이다.
그리고 같은 날, 오랫동안 기다렸던 책이 도착했다.

제목이 잘 안 보이네. 2008년도에 몽골을, 2009년도에 베트남 편을 썼다. 46권 전집 중에 내가 필자로 참여한 두 권의 책.
전집인지라 이곳에선 검색조차 되지 않지만 내 이름 석 자 박힌 게 신기해서 배시시 웃어버렸다.
생전 해보지 못한 일을 하느라 좌충우돌에 우여곡절 굽이굽이 많았는데, 그래도 시간 흘러 완성품이 되었다.
10세 정도의 어린이가 소화할 수 있는 글을 감잡기 힘들어서 어린이 책만 무수히 사들여 읽었고(그때가 나의 구매내역이 최고가를 칠 때였다.) 한자어, 추상어, 개념어는 쓰지 말라고 해서 단어 고르는 데 애먹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작년 봄에는 베트남으로 여행 가고 싶어서 몸살을 앓기도 했었고...(지금은 몽골이 더 가고 싶어졌다.)
주말엔 바빠서 못 읽고 오늘 오전에 읽어봤는데, 확실히 편집자의 손을 많이 타서 내가 썼던 원글의 흔적은 꽤 옅어졌다. 그래도 소중했던 경험을 잊지 못한다. 참고도서도 반납해야 하니 조만간 맛난 것 사들고 가서 편집자님과 데이트 해야겠다.
내일은 업무분장이 있는 날. 부디, 작년보다는 괜찮은 아이들 당첨(!!) 되기를....ㅜ.ㅜ
그리고 내일은 기필코 점 빼야지. 불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