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이 타는 가을강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와 가는
소리죽은 가을강을 처음 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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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11-2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이 시가 생각날때가 있어요. 절절하고 아름답지요?

마노아 2009-11-27 15:12   좋아요 0 | URL
오늘 국어과 공개수업이 있었는데 박재삼 시인의 '추억에서'가 수업 주제였어요.
옆자리에도 국어샘이 앉아 계시는데 이 시가 가장 좋다고 해서 찾아보니 정말 좋더라구요.
그래서 함 올려봤습니다. 절절하고 아름다워요.(>_<)

꿈꾸는섬 2009-11-28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음이 타는 강, 정말 좋죠? 저도 박재삼님 시중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마노아 2009-11-28 12:35   좋아요 0 | URL
박재삼 시인을 어제야 알았는데, 이 시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