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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k 윙크 2009.10.01 - No.19
윙크 편집부 엮음 / 서울문화사(잡지)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모처럼 화려한 완전 예장을 갖춘 신이와 채경이가 표지를 장식했다. 본문에도 나오지만 신이는 해맑은 표정보다 저런 진지한 얼굴(일명 썩소!)가 훨씬 낫다. 저거 다 진짜 보석일 텐데 꽤 무거워 보인다.
하백의 신부에는 컬러 그림이 본문 앞을 장식했는데 '연꽃보다 말을 할 수 있는 꽃이 더 맘에 드는데?'라고 말을 하는 하백의 멘트가 낯간지러웠다. 해어화. 그치만 좀 멋있었다는 거!
란제리는 작품 속 표지가 아주 재치 있었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한 컷에 나오는데 각각의 포지션을 반영하는 개그컷들이다. 센스쟁이 윤영 작가님! 방금 예전에 썼던 내 글을 읽었는데 거기 나오는 등장 인물 중 하나가 '해강'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워낙 단역이어서 기억도 못했는데 지금 보니 란제리의 주인공 민해강과 이름이 같다. 괜히 혼자 재밌다고 웃어버렸다.^^
탐나는도다에선 인조가 나오면서 다음에는 소현세자와 강빈 이야기도 얽힐 듯한 낌새를 보여주었다. 유상단이 보기 보다 꽤 음흉할 거란 우려가 든다. 마지막에 윌리엄이 초절정 멋있게 등장했는데 드라마였다면 '다음 회에 계속'에 해당할 것이다. 어찌나 극적이던지!
춘앵전에는 오랜만에 김도깡이 나왔고, 마리코의 술수는 더 독해져만 가는데 아직 우리의 춘앵 양은 너무 무방비 상태라는 게 곤란하다. 어여 철도 들고 자라기도 하고 성숙해져야 할 텐데 말이다...
키친은 이번에 한 편만 실렸다. 단행본 작업 때문일까? 단행본은 올 컬러에 추가로 내용이 많이 들어갔다는데 몹시 궁금해진다. 기회되면 봐야지... 키친은 매번 글이 그림보다 압도적으로 좋았는데(사실 그림체가 좀 지저분한 편....;;;;) 이번 편에서는 그림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미안함과 아쉬움과 섭섭함과 기대와 희망과 탄식이 모두 교차된 그런 표정 말이다.
이우인 작가의 '우리는 가난하지만'에선 모처럼 아버지가 나왔다. 바다 속에선 한여름에도 눈이 내린다고 말했던 기억을 현실 속에서 재생 시켜주었는데 아찔한 순간을 아름답게 담아낸 연출이 돋보였다. 그나저나 막판에 등장한 아저씨, 뭔간 한 건 올릴 태세다.
하.신.소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대체 보라돌이의 진짜 마음은 어떤 것일까? 이게 맞는 것 같다가도 저게 맞는 것 같고, 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사실은 저 사람을 위해서 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당최 알수가 없다. 잠깐 등장한 김희애가 참 불쌍해 보였고, 고경희도 질투에 눈이 멀수밖에 없구나 싶어 소심하게 화이팅도 외쳐본다. 욱일아, 너도 좀 솔직해지그라!!
그밖에 두어 편은 지난 회에 이어서 이번에도 패스해 버렸고...;;;;
이번 윙크에서 가장 예술적인 그림을 보여준 박희도리 작가의 마틴 앤 존!!
어두운 실내와 대조적인 빛과 그림자의 배치. 식탁 위의 초라한 음식.
창문의 무늬마저도 귀족적이지 않던가!
여기서 오고 가는 대사가 또 죽음이었지만 차마 옮기지는 못하겠고......
긴장감 섹시함의 아슬아슬한 균형잡기였다고 말해두겠다.ㅎㅎㅎ
그런데 이번 이야기도 그렇고 그 전의 이야기도 그렇고 좀 난해하다.
평소에 진행하던 스타일과 거리가 있어서 크게 통으로 읽어내지 못하면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이야기가 다 진행되어야 앞뒤 관계를 알아차릴 듯 싶다.
꿈과 환상과 살아있는 인물과 죽어있는 인물이 교차되는 까닭에 어지럽다.
그 와중에도 그림은 어찌나 매혹적이던지...!!!
서재의 모습인데 맘에 들어서 한컷 찍어봤다. 전에 네이버에 소개된 신경숙 작가의 서재 배치랑 비슷하다. 천장이 뚫려 있어서 빛이 들어오면 분위기는 환상이겠지만 책이 변색될 테니 안 되겠다. 그래도 어쨌든 무척 환해서 빛이 찬란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혼자 멋대로 상상했다. 저렇게 사다리 타고 올라가는 서재라니, 너무 낭만적이지 않은가!!
무튼, 그건 그거고.... 이 여자의 표정이 마음에 들어서 한 컷 찍어봤다.
습관처럼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이야기를 했는데, 그 아이는 이미 죽은 지 오래. 시중드는 사람들에게 미안해 하며 난색을 표하는 저 얼굴.
미안함과 슬픔이 함께 묻어났는데 그림에 아주 잘 잡아낸 듯하다. 약간 처진 눈꼬리에 촉촉히 젖어 금세라도 울 것 같은 저 얼굴까지... 박희정 작가님 짱!!
그런데 재밌는 건 작가님 후기다. 드레스에 대한 로망이 있으셨단다. 그러니까 베르사유의 장미, 올훼스의 창을 보면서 키우던 그 꿈속의 풍경 말이다. 그런데 추억은 추억이고 로망은 로망이라고. 레이스와 리본을 저주하며, 심플한 현대의복과 주택구조를 사랑한다고 외치는 작가님! 아, 그래서 저는 또 환타지 분위기의 의상을 사랑한다고 말해보렵니다.^^ㅎㅎㅎ
이번 호 윙크의 가장 의외의 수확은 신인 작가 김명미님의 '유혹의 기술'이다.
남자에 굶주려 있는 세 자매의 외딴 집에 패잔병 영국 군인이 부상을 입은 채 오게 되었는데 이 남자 탈취를 위한 세 자매의 눈물 겨운(배꼽 잡는) 혈투가 주 내용이었다.
저 리얼한 표정이라니! '천국의 맛'이라고 쓰니 '마터스-천국을 보는 눈'이 멈칫 떠올라 잠깐 오싹하긴 했다. 기대되는 유망주다.^^
천계영 작가의 '예쁜 남자'는 매주 금요일에 연재된다고 한다. 유료 작품이어서 맛보기 1회 무료만 보았다. 가끔은 18금도 나올까 싶지만 아마 15금 수준에서 선을 긋지 않을까 예상된다. 나는 단행본이 나오면 그때 봐야겠다고 마무리 했다. 가만, 네이버에 캐쉬가 천원 있었는데... 5년 전에 결제해 둔 것... 그거로 볼까? 아직 살아 있는지부터 찾아봐야겠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