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학식이었다. 어제까지 방과후 학교를 달리고 하루 짬 없이 개학을 해버렸는데, 모처럼 교무실 순행길에 나서신 교장샘이 나를 딱 보더니 한 말씀 하신다. 

샘이 가장 오래 쉬고 오셨나요? 얼굴이 아주 훤하네~ 

아, 아침에 좀 부었더랬다. 아니래도, 면적이 좀 있긴 하지. 게다가 색깔도 좀 환한 편이잖아? 

아씨, 그래도 그렇지... 교무실에 달 떴단 소리네...엉엉...ㅜ.ㅜ  

2. 방학 직전 토요일 근무 급여를 못 받았다. 담당샘이 기안 올릴 때 누락시킨 것. 근데 그게 개학한 날짜까지 정산이 안 됐네. 이분이 1정 연수 받느라 학교를 못 오셔서 그렇단다. 대신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단 말인가. 아씨, 얼마 안 되긴 하지만 그래도 참 너무들 하네.  

방학 방과 후 학교 강의료는 9월로 가볍게 패스해 주시고... 후후후후...;;;;

3. 원래 내 자리 쉬고 계시는 샘한테 하루 종일 몇 통화의 전화와 몇 통의 문자를 받았는지...;;;; 

일정이 마구 꼬이는 순간이었다. 남은 연가가 하루. 이미 쓴 병가가 9일이란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강사 계약에 놀토 주말 제끼고 담주 월요일부터 51일간 계약이다.  

다행히, 추석 보너스는 건질 모양이다. 후우...;;;;;

덕분에, 오늘자 계약과 오늘자 퇴직서와 담주 계약분까지 서류 세 개를 만들어야 했다. 행정실 샘도 그러신다. 3개월 못 미치는 기간 동안 계약만 다섯 번이라니. 이게 뭔 짓거리냐고. 

내 말이!  

4. 그래서 수업 마치고 칼퇴근을 했다.(실은 수업 마치고 1시간 뒤였지만) 

학원하는 친구가 오늘은 녹음실 가야 하고(친구는 작사를 한다.) 동업자도 가족 모임이 있어서 출근을 못한다나.  

부랴부랴 가서 4학년 초등생들과 즐거운 사회 수업 대타를~ 

플러스, 나머지 공부를....-_-;;;; 

3=6/2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과 무진장 씨름했다. 그 옛날 대학 때 고등학생 과외를 했는데 그 녀석이 y=x그래프를 이해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후후후....;;;;;; 

5. 조카의 개학도 다가오니 체험학습에 발동 걸렸다. 내일은 피아노 학원에서 향상 음악회가 있는데 거기에 미술관 다녀오잔다. 아, 요새 너무 잠을 못 자서 음악회는 패스하고 미술관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거 끝나면 다음엔 광화문 광장이란다. 후후후후.....;;;;; 

6. 중고샵에서 건진 지식e 음반. 

배송료가 하나도 아깝지 않다. 방송 볼 때도 음악이 참 좋았는데 영상 없이 들어도 이렇게 좋군아(<<<'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영향...ㅎㅎㅎ) 

그나저나 지식 채널은 못 본지 한참이다. 워낙에도 본방이나 재방이 아닌 인터넷으로 주로 보긴 했지만. 

패널이 나와서 소개하는 형식의 지식채널도 있던 것 같은데, 원래 스타일만큼은 재미 없더라.  

뭐, 그랬다고... 

7. 어제는 외삼촌들 크리에 집에 돌아오자마자 30분 만에 다시 뛰쳐나갔다.(그럼에도 환승 할인 못 받아서 좀 억울..;;;) 

갈 데가 없어서 근처 도서관에 가서 어린이 책을 보았다. 보통은 '유아'쪽 책을 더 즐겨 보았는데 어제는 그냥 마음이 '어린이' 쪽으로 기울더라.  

 

 

 

 

 

 

 

 

 

 

 

 

 

의도한 게 아닌데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책이 세권이 포함되었고, 찰스 키핑 책이 두 권 끼었는데 여전히 난해했다. 다신 만나지 말자고 중얼거렸다.  

샬롯 졸로토의 작품 중에도 별로인 책이 있구나... 싶었고, '고양이'가 주인공인 책들은 왜 다 이렇게 재밌는 걸까 신기했다.  

오스카 와일드의 책은 '별아이'란 제목이었는데 이미지가 안 뜨길래 펭귄 클래식 책으로 구색을 맞췄다.(표지가 맘에 들어서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무척 거칠게 쓰여졌지만 진심이 팍팍 느껴지는 책이었다. '과테말라'가 배경이라는 것도 신선했고. 

 

8. 큰 외삼촌은 사실 얼굴이 너무 낯설었다. 아마도 몇 차례 만난 적은 있겠지만 원래 사람 잘 못 기억하는 나는 당최 기억에 없는 얼굴. 뭐, 삼촌도 내 얼굴 모르실 게다. 첫째냐, 둘째냐 물으시길래 막내라고 했다. 엄마랑은 아빠만 같은 남매여서 그렇게 가까워 보이지도 않는다. 아마 앞으로도 별로 안 마주치고 살듯 하다. 어제처럼 황당한 이유로 찾아오지 않는다면. 

9. 막내 외삼촌. 지난 번 전화 통화로 그렇게 알려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집까지 찾아와서 자신이 보증 설 테니 우리집 보증금으로 대출 잡아달라는 말이, 어떻게 감히 나올 수 있을까, 참! 신기했다.  

달랑 한 장 짜리 보증금이라 대출도 안 되지만. 

암튼, 문제는 땅이었다.  

20년 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자녀들 모르게 땅을 사둔 게 있는데, 그게 10년 전에 도로가 나면서 보상을 받은 거다. 아들 3명이 3천만원씩 유산으로 받고 딸들은 700만원씩 받았더랬는데, 2년 전인가 3년 전인가 문중에서 소송을 걸어 그건 할아버지 땅이 아니라 신씨 가문 땅이라고 보상금을 다시 찾아갔다. 60% 비율로. 우리 집도 400만원인가 뱉어낸 걸로 아는데, 삼촌이 그거 뱉어내느라 무지 욕보시는 거란다.  그때 당시 우리 교회에 십일조 냈던 300만원이 아쉬운 이때에 자꾸 생각이 나시는 게지. 그리하여 자꾸 찌르시는 거다.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치사해서 다시 돌려주고 싶더래도 없단 말이다. 참, 거시기 하오! 

10. 날이면 날마다 더 놀라울 일이 생겨나는 원더풀 세상. 지루할 틈이 없다니까.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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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8-2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방학이 끝났군요. 정말 빨라요. 시간이 빨리 흘려 가니까 저야 좋지만...ㅋㅋㅋ
방학동안 책 많이 읽으셨어요? 휴가는 다녀 오셨는지요?
제 생각엔 집에서 책만 읽으셨을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_^
행복한 주말 되세요~~~

마노아 2009-08-22 19:17   좋아요 0 | URL
순식간에 방학이 끝났어요.
휴가는 거의 평생 생각도 못해보고 살았던 거라서 새삼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휴가 다녀오는 것 보면 부럽긴 해요.^^
책은, 들입다 읽었지요. 하도 일들이 많아서 책이라도 읽으며 집중을 해야 했거든요.^^
후애님도 주말 평안히 보내셔요.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고요~

무스탕 2009-08-22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번 왕짜증!!
제가 그래요. 일 나갈때마다 하루를 일하건 보름을 일하건 뭔가를 쓴다니까요. 계약서 그런건 아니지만 여기도 공기업이라서 하여간 뭐를 써요. 돈도 며칠 지나야 주면서 귀찮게 굴고 있어.. -_-+

마노아 2009-08-22 21:47   좋아요 0 | URL
때마다 범죄경력서 조회도 해야 하고, 건강진단서도 내야 하고, 온갖 서류를 계속 싸짊어지고 가는 것도 참 그래요. 그나마 이번엔 같은 학교니까 서류는 많이 건너 뛰는데, 계속 나갔다 들어왔다를 반복하니 같은 서류를 계속 작성 중이랍니다. 돈은 제때 안주거나 건너뛰기도 하면서 말예요. 저 방학식 날 출근한 것 인정 못 받아서 급여 못 받는답니다. 억울해요ㅠ.ㅠ

순오기 2009-08-23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여곡절의 삶~~~
내가 읽은 책은 똑똑한 고양이 한권이네요.^^

2009-08-23 1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23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09-08-26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도 참 이래저래 일이 많으세요...^^
그런데 그걸 이렇게 정리하시는 것도 대단하시고...^^
저는 본 책이 하나도 없는걸요...ㅜㅜ

마노아 2009-08-26 23:22   좋아요 0 | URL
사건 사고 많은 인생이지요. 누구나 그렇지만요.^^
본의 아니게 집을 뛰쳐나가서 시간 때우느라 본 책들이에요.
그래도 대체로 만족스러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