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갑자기 차단기가 내려가면서 전기가 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온 동네가 다 나간 거였고, 5초 뒤 다시 들어왔기 때문에 별로 신경 안 썼는데, 어제는 우리 집만 완전히 나갔다. 그래서 다시 차단기 올리면 불이 들어오고, 그러다가 몇 차례 더 꺼졌다.  

주말이라서 별로 손을 못 쓰고 버텼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차단기 올리면 5초 단위로 꺼지는 거다.  

머리는 감았는데 드라이어는 못 쓰겠고, 치렁치렁한 머리가 더운데 선풍기를 못 쓰고, 정수기 불이 안 들어오니 수돗물밖에 먹을 게 없고, TV도 냉장고도 컴퓨터도 다 못 쓰는 거다.  

한국전력공사는 휴일이어서 연결이 안 되고, 동네 전파사로 가기 전에. 일단 어디서 문제가 되는가 싶어서 전체 모든 코드를 다 뽑은 채 하나씩 꽂아 보았다. 누전이 되는 곳이 있다면 거길 꽂는 순간 다시 차단기가 내려갈 것 같아서. 

냉장고, TV, 정수기, 컴퓨터 기타 등등... 하나씩 꽂아 봤는데 아직까진 별 이상이 안 보이고 있다. 조마조마하게 컴을 쓰고 있는 중. 

그런데 전기 요금이 평소보다 두 배가 나온 걸 보면 확실히 누전으로 보인다. 어제 그제 비가 억수로 왔던 것도 관련이 있지 싶고.... 

웃기게도, 얼마 전 노트북 고장난 것에 이어서 어제는 청소기 흡입구 날개가 한쪽 부러졌고, 압력밥솥이 고장나서 밥이 타고 있으며, 주방엔 형광등을 교체했는데도 불이 희미하게만 들어오고 환하게 안 들어오고 있다. 또 뭐가 하나 고장났는데 뭐더라? d아, 가스렌지! 점화가 잘 안 되고 있다..;;; 

암튼, 가지가지 한다고 했다. 마치 양념 하나 떨어지면 통으로 다 떨어지는 것처럼. 

아까는 창가에서 책을 읽었는데 저녁엔 TV도 안 되고 컴도 안 되는 집에서 책도 못 보고 어쩌나 걱정이 됐다. 

엄마는 냉장고 안에 음식이랑 김치 어쩌냐고 걱정을 하셨다.  

전기 하나만으로 인간은 충분히 괴로워질 수 있구나. 퓨휴휴휴....  

 

(그후) 

 

전파사 사장님이 오셔서 차단기 교체하고 가셨다. 방금 형부와 통화를 했는데, 차단기가 의심스러워서 차단기를 사왔단다. 가격이 2천원. 사장님 출장비 2만원 받아가셨는데... 형부, 좀만 일찍 말해주지...우리 오늘 통화를 몇 번 했는데....;;;;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 좀 전에 전기 다시 들어왔다고 무장 기뻐했는데 본전 생각이 난다. 뭐, 그게 인건비지 뭐겠냐마는... 

(다시 또 그 후...) 

저녁 9시 쯤에 다시 한 번 전체 차단기가 내려갔다. 집안은 온통 암흑뿐...;;;; 만약 리뷰 쓰고 있다가 날렸음 욕을 했을 거다...;;;; 

전파사 아저씨(사장님에서 뚝 떨어졌다!)와 통화를 해보니 내일 다시 오겠다고 하신다. 아까 검사 결과 누전은 전혀 없었다고... 

하지만 이 집이 원래 벽에 전기도 흘러서 컴퓨터 하드도 몇 번 날려먹은 기억이 있어서 곧이 믿기질 않는다. 

일단 내일 한국 전력공사에 누전 검사 신청부터 해두라고 엄마한테 당부해 놓았다. 힘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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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7-19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랑 깊은 산골에서 살 때 전기가 없어서 촛불로 지낸 적이 있어요.
아궁이에 불 떼서 밥하고, 솥에 남겨진 누렁지가 정말 맛 있었어요. ㅎㅎㅎ
컴퓨터도 그렇지만 이제는 전기 없이 못 살것 같아요.^^*
인간에게 꼭 필요한 전기에요.
힘 내세요. 아자아자~ 화이팅!!^^

마노아 2009-07-19 17:40   좋아요 0 | URL
아, 지금 극적으로 전기 생환(?) 했어요.
전파사 사장님을 수소문한 끝에 모셔왔더니, 차단기 고장이래요.
그래서 계속 차단기가 내려갔다고. 고쳤더니 이렇게 다시금 전기가 들어오네요.^^
지금도 두메 산골에는 전기 없이 살까요? 잘 상상이 안 가요.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드는 새나라의 어린이를 저절로 만들어줄 거예요.^^

순오기 2009-07-19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거기는 싼데요, 우리동네는 4만원 받아가요~~ ㅜㅜ

마노아 2009-07-19 20:45   좋아요 0 | URL
헉 그렇게 비싸요? 너무 해요..ㅜ.ㅜ

다락방 2009-07-19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 2천원과 2만원의 간극이라니!!

그러게요 사람마음이 좀 간사하죠. 그래도 앞으로 책 볼 수 있고 냉장고속 음식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 위로하세요. 그것말고는 달리 위로할 방법이 없잖아요. 잘했어, 잘한거야,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요. 토닥토닥

마노아 2009-07-19 20:46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엄마가 그랬어요. 형부 기다리다가 냉장고 음식 다 상하는 것보다 낫다구요.
형부를 어제부터 애타게 찾았는데 오늘 밤늦게나 올 수 있다고 했거든요. ^^;;;

무스탕 2009-07-19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잠시 염장;;을 지르고 지나가자면..
울 신랑이 전기쟁이라서 이런건 걱정도 안하고 고친다는거 아닙니까!
아니. 고장나기전에 미리미리 바꿔놔요. 하하하~~
=3=3=3


(다시 돌아와서..) 정말이지 전기 나가니까 답답하더라구요.
얼마전에 울 아파트 단지는 물론 일대 아파트 단지들이 많이 정전이 됐었는데 30분정도 전기가 안들어왔어요. 잠깐이니까 생활에서 불편한건 거의 없었는데 맘이 참 불안하더라구요 -_-
(저도 머리감다가 불이 나가서 A~C~~~했었어요 ^^;)

마노아 2009-07-19 23:02   좋아요 0 | URL
으하핫, 정말 걱정 꽉! 붙들어 매고 계시겠어오. 부러워요!!!
우리 이사온 지 만 9년 되어가니까 차단기 갈 때가 된 것도 같지만, 그것만의 문제가 아님이 증명되었으니 어째 영 불안해요. 이렇게 댓글 달다가 갑자기 콱! 나갈 수 있다는...ㅜ.ㅜ
아, 이사가고파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