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랑하고 몽롱하여 고상하게 그럴싸한
2년 전 5월 12일에는 하늘에 구멍난 것 같이 내리는 빗 속에서 잠실 주경기장 공연을 관람했다. 내가 이승환 공연 따라다닌 지 십년인데, 그 십 년 동안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멋진 공연. 비 때문에 조명이 오작동을 일으키고 스크린을 전혀 쓸 수 없고, 온통 천막으로 막힌 그 속에서 우리는 비를 맞으며 열광했다.
그리고 그날의 공연은 며칠 전 토요일에 다시 연출되었으니...
애석하게도(?) 내가 참석하지 못한 공연이다. 가고 싶은 마음 굴뚝이었지만, 송곳 27호로 허벅지 찔러가며 참았다.
다만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니, 2년 전의 512를 떠올리게 하던 그런 멋진 공연이었다고.
노래를 부른 이승환 자신도 살면서 이보다 더 잘 부를 수 없을만큼 잘 부른 곡들이 있었다고 한다. 어이쿠, 다녀온 사람들 부럽구나.
그래도 뭐, 나는 다른 쪽으로 만족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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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세 곡은 사진 촬영을 허락해 주었는데, 그땐 미처 찍지 못했다. 뒤늦게 발등 찍으며 후회하는 중..;;;;
바뀐 서재의 이미지는 우리가 자신을 찍을 때 우리를 향해 카메라 버튼을 눌러대던 울 공장장님 사진. 내가 찍은 건 아니지만 정말 잘 나왔구나~!
그리고 내가 앉았던 종이 방석. 아까워서 떼왔다. 저렇게 예쁘게 프린트 해서 청색 테이프로 고정해 놓았더랬다. 부욱 찢어왔다.
내 옆자리에는 미국에 이민간 의대생이 할머니 아프시다는 핑계로 주말 공연 이틀 치를 모두 관람한 학생이 앉아 있었다. (할머니 15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물어보니 토요일 비올 때 공연이 더 좋았다고 한다. 으흑, 역시 부럽부럽! (비행기 투혼?에 격렬한 박수를~)
모처럼(?) 4시간을 넘지 않았던 3시 반 가량의 소프트한 공연이었다. 오프닝 게스트로는 W&Wale이, 45rpm이 수고해 주었고, 공연 중간중간에 장기하, 전제덕, 채제민, 하림 씨가 연주자로 참여해 주었다. 온갖 나라의 민속 악기로 무장한 하림 씨의 연주는 일품. 그리고 춤추는 하모니카의 전제덕 씨도 다시 봐도 쵝오! 오랜만에 만난 파워풀한 드럼 채제민, 그리고 말 없어도 웃긴 장기하까지.ㅎㅎㅎ
특별히 교복 입고 옷 남자 고등학생이 있었는데 공장장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일요일도 교복 입고 학교 다녀온 녀석에게 심심한 위로를....
그리고 전혀 고딩 같지 않은 외모를 자랑하던 한 여고생이 또 주목을 받았는데 TV에 출연해도 좋을 유머감각을 갖고 있어서 어딜 내와도 튈 것 같다. 무튼, 두 학생 덕분에 더 웃기고 재밌었던 말랑말랑한 공연.
공장장님이 직접 찍은 사진 속에 내 사진이 들어가 있다. 아무도 못 찾을 것 같은 내 사진.ㅎㅎㅎ
내게는, 사실 표값의 50배 이상의 데미지를 겪었던 한 주였던지라, 사실상 4백 만원이 넘는 공연. 그렇게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리니, 4백 만원을 주더라도 아깝지 않을 공연이었다고 자부해야겠다. (레드썬! 그렇게 믿어야만 해!!!)
2. 기분 좋게 잘 놀고 왔는데... 다만 야외공연이었고, 전날 비가 많이 왔고,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고, 그래서 내 컨디션을 별로였다는 게 문제였다.
월요일. 삭신이 다 쑤셨다. 뼈마디마디랑 근육들이 다 몸살로 아우성이었다. 결국 일찍 자기로 결심!
3. 화요일 오늘. 아침부터 화장실 대행진이다. 딱히 탈날만한 걸 먹은 것 같지 않은데 뭐가 문제였나보다. 어제 먹은 요플레가 어제까지 유통기한이었는데 그게 문제였나?
연속으로 화장실 다섯 번 다녀오고, 결국 병원 갔다왔다.
장염이란다. 털썩!
4. 설마 지난 주 고생한 조카한테 옮았나? 잠복기가 있다고는 하던데......
오늘은 피아노 레슨 있는 날인데, 버스 타고 가다가 배 아플까 봐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 결국 날짜를 옮겼다. 다음 주에는 성인반 연주회가 있어서 연습에 박차를 가해야 하건만...우에에ㅜ.ㅜ
5. 며칠 전 인터 공원 적립금이 소멸된 것을 발견, 화들짝 놀랐다. 아니 무슨 연락도 없이 적립금이 사라진다냐!
그래서 부랴부랴 장바구니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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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찾아오는데 상자 포장한 것 보고 경악. 아니, 이 없어 보이는 포장은 뭐란 말인가.
상자 두 개를 붙여놓은 게 심히 싼티가 난다. 주문 품목에 빅퍼즐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인듯.
그러나 열어보면 그 퍼즐은 별로 크지도 않다는 거. 이 정도 싸이즈의 상자가 때마침 똑! 떨어졌단 말인가?
암튼 포장한 사람도, 푸르는 사람도 고생이었네.
6. 아침 먹은 것 다 쏟았는데, 감자 수프를 먹어도 될런지. 일단 보리차는 끓여놓았는데 여차하면 물로 오늘 하루를 연명해야 할지도.(아, 그건 너무 끔찍한 걸..ㅜ.ㅜ)
7. 함께 온 트와일라잇 화보집을 뜯고 싶어 근질거리는데, 때마침 걸려온 편집자님 전화에 움찔! 참아야겠다.
링거 투혼은 아니지만, 주사 투혼은 발휘해서 오늘은 꼭 메일을 발송하리.
8. 감자 수프에 따라온 사은품이다.
예쁘진 않지만, 수프를 담아 놓으면 제법 모양새는 그럴싸하겠다.
당장은 먹는 것도 귀찮지만, 이따 배고파지면 시도해봐야지.
9. 원래 바빠지면 하고 싶은 게 많아지는 게 사람의 심리.
오늘 같이 도착한 윙크도 나를 향해 손짓하는구나. 조금만 기다려다오!!!
아악, 뱃 속에서 또 요동 친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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