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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과 흑룡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2
이강 그림, 정하섭 글 / 길벗어린이 / 200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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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섭 작가님의 상상의 동물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백두산 꼭대기에 등장한 흑룡! 무서운 불을 뿜는 흑룡이 온 들판과 마을에 대고 소리쳤다.  

"듣거라! 이제부터 내가 이 세상의 왕이니라. 내 말을 듣지 않는 자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천지가 흔들리는 그 무서운 소리에 사람들이 잔뜩 겁을 먹었음은 당연하다.  

흑룡은 백두산 꼭대기에다 세상에서 가장 높고 넓고 멋진 궁전을 지으라고 명령했다.  



누구 하나 감히 나서서 대들지 못하고 집채만한 바위로 주춧돌을 놓고,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 기둥을 세우고, 벽돌을 구워 높이높이 쌓았다. 세상에서 가장 으리으리한 궁전을 지은 것이다.  

이 이야기의 전설이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단군 설화에 나오는 궁전 이야기가 퍼뜩 생각이 났다. 뜬금 없이....;;; 

흑룡은 값진 보물을 갖다 바치라고 명령을 내렸는데, 사람들은 금반지, 옥구슬, 은수저, 수정 목걸이 등등, 모든 값나가는 것을 다 바쳤다.  그렇지만 흑룡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이제 젊은 남자들과 여자들을 바치라는 것이다.  

가뭄이 들어 용왕님께 처녀를 바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남자와 여자를 모두 바치라고 하니 그나마 흑룡은 공평하긴 했구나...라는 생각!



사람들은 온갖 보물은 다 내놓을 수 있어도 사랑하는 가족은 내놓을 수가 없었다. 오오, 이건 신선한 이야기다! 

누구 하나 재물을 만들어서 나머진 살자~라는 논리가 아니라, 다 함께 죽더라도 이 이상은 타협할 수 없다는 의지라니, 멋지다! 

흑룡이 노발대발한 것은 당연지사! 물길을 모두 막아버려 강이 마르고 우물이 마르고 논밭이 마르기 시작했다. 나무도 시들시들, 풀도 시들시들, 들판의 곡식들도 모두 말라 비틀어져 가고 있으니...... 



사람들은 하늘을 우러러 울부짖었다.  

"하늘이시여, 하늘이시여! 저희들에겐 비를 내려 주시고, 흑룡에게는 벌을 내려 주소서."  

뼈가 앙상한(척 하는) 남정네의 모습까지 등장하며 불쌍함을 표현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깨끗한 입성에 멀쩡해 보여서 아직까지 그닥 고생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물이 마른 채 어찌 버틸까.

간절한 기도에 하늘이 응답하셨다. 무려 백일 만에! 



우리의 구원 투수 '청룡' 등장이시다! 화려하게 등장한 청룡답게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지르며 기선을 제압하신다. 

"이 놈, 흑룡아! 하늘에서 죄를 짓고 땅으로 떨어진 놈이 왜 죄 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느냐?" 

이건 마치 천사 출신 사탄 루시퍼를 보는 느낌??? 

아무튼, 흑룡이 맞대거리 한다.  

"이 땅에서는 내가 왕이다. 나에게 덤비는 자는 그 누구라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리하여 두 마리 용이 물 불을 가리지 않고 싸우기 시작했으니! 



불이 내뿜어지고 피가 튀는 무시무시한 싸움 끝에 두 마리 용이 모두 쓰러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의의 힘'으로는 당연히 청룡이 일어나야 되겠지만, 이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뜻밖에! 

그렇다면, 청룡이 졌다는 말인가? 사람들의 그 응원을 받고도??? 

그건 또 아니지만, 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두 용의 배틀 결과는 그저 상상해보시라. 저곳이 백두산이라는 것과, 찬란한 무지개가 힌트가 되어줄 것이다.  

청룡과 흑룡이 나오니 유시진의 '마니'가 떠올랐다. 여기서는 흑룡이 나쁘게 나왔지만, 그 만화에서는 흑룡이 가장 똑똑하고(가장 세진 않았다!), 섹시했다.  

용에 얽힌 이야기와, '용'이라는 단어가 어떨 때 쓰이는지 임금님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고, 사방위신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 또 즐거울 듯하다.  

그나저나...... 청룡이 나오니, 나는 또 바람의 나라가 떠오를 뿐이고, 바람의 나라 뮤지컬 티켓은 오늘 오픈했을 뿐이고, 좋은 자리는 이미 다 빠졌고... 그래도 바람의 나라 만만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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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4-12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핍박받는 사람들이 스스로 흑룡을 물리치지 않은 것이 아쉽네요. 그런데 그림은 정말 마음에 들어요 ㅅㅅ

마노아 2009-04-12 01:12   좋아요 0 | URL
너무 상대가 어마어마해서 그러지 않았을까요? 그래도 사람을 제물로 바치지 않은 것으로도 저는 한 발자국 앞서 나갔다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