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 Titanic
영화
평점 :
상영종료


98년도에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그 입소문은 참 대단했었다.  친구랑 이 영화 보겠다고 점심 값 아껴 극장으로 달려갔고, 3시간이 넘는 시간이 후딱 지나가서 아쉬움 남기고 일어섰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비디오로 출시되었는데, 그 무렵에는 비디오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두장짜리 이 작품을 100질을 들였는데, 그거 대여하고 회수하느라 꽤 애먹었다.  100장을 다 소화할 수 없으므로, 나중엔 예약 판매를 했다.  당시 내 친구가 생일 선물로 이 작품을 만원에 사주었다.  중고였지만 얼마나 기뻤던지...

이렇게 DVD로 더 땟깔나게 소장할 수 있는 때가 온다는 것을 그때는 절대 몰랐더랬지..ㅡ.ㅡ;;;; 뭐, 지금도 소장하고 있는데 나름대로 추억의 물건이다. ^^(먼지 타는 게 흠이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그때도 꽤 좋아했고, 지금도 역시 좋아라 하지만, 이 작품에서 베스트 캐스팅은 여주인공 케이트 윈슬렛으로 보인다.  레오는 멋졌지만, 이 작품 속에선 여주인공의 포스에 좀 밀렸다.  일단 체격부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세간에서 어떻게 평가받는지 나로선 잘 모르겠지만, 난 그의 작품에서 항상 '휴머니즘'을 느꼈다고 생각했다.  오락 영화의 대명사였던 터미네이터도 마찬가지였고, 이 작품도 화려한 캐스팅과 볼거리에 가려져 있지만 그 안에 담겨진 메시지는 눈물겨웠다.  봉준호 감독이 새로 연출할 "설국열차"가 타이타닉과 비슷한 설정이지 않을까 짐작이 되기는 하는데, 하여튼 이 작품 보면서 참 코끝이 찡한 장면이 많았었다.

두손 꼭 잡고 함께 죽음을 기다린 노부부가 그랬고, 믿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달려온 로즈가 그랬고, 꼭 살아야 한다고 죽어가는 와중에 약속을 다짐하던 잭이 그랬다.  그러나 나를 가장 울린 장면은 모두가 살기 위해 아둥바둥칠 때 그들의 평온을 기원하며 연주하던 노신사들이었다.  그들이 이제 그만하자고 일어섰을 때,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그대로 남아 연주를 하자, 가려던 자들도 다시 돌아와 연주를 이었다. 그때 노래가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 하려 함은"이었는데, 영어판 노래는 어떨 지 모르지만 와락  눈물이 터져나오는 순간이었다.  수년이 지났지만 다시 보아도 그 장면은 여전히 찡했다.

1등실 손님과 3등실 손님을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차별하는 세상.  그건 백년 전과 백년 후인 지금도 사실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그나마 여자와 아이 먼저 구명보트에 태워주었던 그 마음만은 여전히 박수를 보낼 만하지만, 지금도 과연 그러한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 영화에 사용된 배는 실제 타이타닉호의 90% 크기라고, 예전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본 기억이 난다.  진짜 타이타닉호는 정말 무식하게 컸다.ㅡ.ㅡ;;;

노래 얘기도 빠질 수 없는데 셀린디옹의 뮤직비디오는 사실 무서웠고...(어찌나 힘주어 부르던지 정말 무섭더라..;;;) 그보단 거기에 사용된 악기 소리가 너무 좋았다.  오카리나였던가? 인공의 느낌이 적은 소리여서 참 맑게 들렸다.

작품 안에 로맨스와 휴머니즘과 액션, 재난, 기타등등이 다 담겨 있어, 여러 장르의 영화를 한번에 보는 느낌을 줄곧 받게 된다.  여러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달렸는데,그 토끼를 다 잡은 느낌이랄까?  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천재다. ^^ 후속타가 안 나와서 좀 수상하지만.

엔딩에서 바다 속으로 빠지는 목걸이가 참으로 슬펐다... 그에 얼마 짜린데..ㅠ.ㅠ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겠지만, 그거 팔아 좋은 일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사실은 98년도에도 똑같은 생각을 했더랬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대중적인 블록버스터를 유독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인공이 싫다던가, 모두가 열광하니 괜히 보기 싫다던가.. 이런 이유를 대는데, 사실 잘 이해가 안 간다.  많은 사람이 보았다고 해서 잘 만들어진 영화란 법은 없지만, 적어도 가문의 부활 시리즈 같은 영화가 아닌 것을 분명히 알 텐데 왜 열어보려고도 하지 않을까.  개인차니 어쩔 수 없지만, 이 좋은 작품을 안 본 사람들이 나로선 좀 답답하다.  정말 재밌고, 정말 좋은 작품이라니까.. .많이들 보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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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9-02-24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로즈가 구명보트 타고 내려가다가, 잭이 배 안에 남겨진다는 걸 알고 다시 배로 뛰어 올랐을 때 엄청 울었어요. 현실에서라면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사랑을 위해 목숨을 포기할 수 있을까? 죽음보다 강한 게 있을까? 아, 정말 그 때 생각 또 나네요. 너무너무너무~~ 가슴이 아팠답니다.

마노아 2009-02-24 01:05   좋아요 0 | URL
저렇게 절절한 사랑을 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부럽고 안타깝고 그런 기분이 들어요.
저렇게 사랑을 연기했던 두 배우가 십년 지나 이제는 그 반대의 역할을 함께 연기했다는 것도 참 아이러니 하구요.

진주 2009-02-24 0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랬던거였군여..저는 케이트 윈슬렛이 눈에 차지 않았거든요.디카프리오의 신선한 맛에 비해 너무 원숙하단 느낌 받았어요. 언젠가 저 듣기 좋으라고 누가 농담으로 자기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할 테니, 저더러 케이트 윈슬렛하라고 했을 때 저 기분 나빠한 적 있어요 ㅎㅎㅎ 뚱뚱한 여자를 저는 별로 안 좋아했거든요. 아이구 참 기가 막히다..ㅎㅎ 저야뭐 영화엔 문외한이니 보는 안목이 없는거죠^^

마노아 2009-02-24 10:43   좋아요 0 | URL
영화 개봉 당시에는 디카프리오가 너무 여리고 어려 보인다고 말들이 많았어요. 저는 두 사람이 어울려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그 나름대로 다 좋았답니다. 케이트는 그 후 어떻게 살을 뺐을까요. 배우들이 살빼는 건 일도 아니었겠지만요. 고전미가 있는 여배우 같아요. ^^

소심한가시 2009-03-09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카프리오랑 윈슬렛이 사랑나누던 자동차안 장면있잖아요. 학교에서 그 장면이 너무 에로틱하다고 소문이 났었던.; 나이들어서 다시 봤을땐 그냥 저냥이더니만 어렸을때 봤을땐 왜케 야해보이던지.ㅎㅎ 그래도 감동은 달라지지 않더이다.^^

마노아 2009-03-09 17:03   좋아요 0 | URL
아, 그게 자동차였나요? 전 왜 마차로 기억할까요...;;; 유리 창에 김이 서렸으니 자동차가 맞을 테죠. 호홋, 암 것도 안 보여주고도 충분히 에로틱한 분위기를 연출했지요. 그게 진짜 선수(?)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