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지와 빵집주인 비룡소의 그림동화 57
코키 폴 그림, 로빈 자네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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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지는 젊었을 때 여행을 많이 했다. 거친 바다를 건넜고, 뜨거운 사막을 지나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샌지가 도착한 곳은 전설의 도시 후라치아!
장사꾼들이 향료, 보석, 그리고 멋진 비단을 팔고 사는 곳이었다.

전설의 도시라고 했지만 혹시나 실제 지명인가 싶어 검색을 해보았더니 이 책의 일부만 뜰 뿐이다.

혹 그림 작가 코키 폴의 짐바브웨 출신이라고 하니까 아프리카의 알려지지 않은 어느 곳은 아닐까 싶지만, 글쓴이가 다른 사람이므로 그건 아닐 듯 싶다. 아무튼 전설의 그곳 후라치아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샌지는 자기 마음에 꼭 드는 아담한 방을 찾게 된다. 작았지만 아늑한 그 방이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바로 아랫집에 빵집이 있다는 것!





 

 

 

 

 

 

 

 

 

 

 

매일 아침 달콤한 빵 냄새와 함께 시작되는 아침은 아주 맛있는 하루일 듯하다. 샌지는 베란다에 서서 숨을 크게 들이쉬며 당장 빵 하나를 먹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맛있는 빵냄새를 맡았다는 말에 빵집 주인은 버럭 성을 내고 만다. 아니, 뭐가 문제일까?

그리고 이날부터 빵집 주인의 스토커짓이 시작된다. 사진 설정을 잘못하고서 찍어서 사진을 완전 망쳤지만..;;;

두번째 사진은 프로펠러와 기타 여러 도구를 사용해서 빵냄새를 한껏 들이키는 샌지와 그 모습을 몰래 지켜보는 빵집 주인의 모습이다. 빵집 주인은 뭔가 음흉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 중이다.

그리하여 사건은 터졌으니, 이름하여 빵냄새 청구 소송 사건!(두둥!)



졸지에 법정에 선 샌지는 재판관으로부터 내일 아침 9시까지 은닢 다섯 냥을 갖고 오라는 명을 받는다.

침울해진 샌지의 뒤로 온간 탐욕이 덕지덕지 묻은 빵집 주인의 눈두덩이가 음흉하게 빛난다.

마녀 위니 시리즈에서는 '마녀'이지만 귀여울 수밖에 없는 위니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는데, 이 작품 속 빵집 주인은 그야말로 베니스의 상인에 나온 그 못된 유태인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그나저나 재판장 바닥과 기둥이 예술이다. 여기 무슨 궁전인가? 게다가 재판관의 패션의 첨단을 달리는 모자와 신발도 독자의 눈을 제대로 사로잡는다. 뒤쪽으로 엉망진창으로 쌓인 온갖 문서는 재판관의 평소 습관을 보여주는데... ^^


아무튼! 은닢 다섯 냥이 없었던 샌지는

결국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일단은 빌렸지만, 어찌 갚을까를 생각하면 역시 우울한 일!

두 말 않고 선뜻 내주는 친구들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하나같이 캐릭터들이 개성 만점!

게다가 은닢은 또 얼마나 큼직하고 예쁘던지.

네번째 친구는 마녀 위니의 사촌 같은 모습이다^^ㅎㅎㅎ

 

 

 

 

 

 



샌지가 구해온 은닢은 재판관님의 명에 의해서 그릇 속으로 떨어지는데, 하나씩 하나씩 떨어질 때의 동전 소리가 영상으로 제대로 표현되는 모습이다.

짤랑, 딸랑, 딸그락, 땡그랑, 그리고 떨그럭!하며 떨어지는 은닢들.

왼쪽에는 점점 커지는 그림 속에 빵집 주인의 이겼다 싶은 표정이, 그리고 오른쪽 큰 컷에는 순하고 선하기만 한 샌지의 멀뚱한 표정이 대조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자, 이제 현명한 재판관님의 판단을 기다려야 할 차례다. 앞서 베니스의 상인을 얘기했듯이, 우리의 공정하고 멋진 재판관님은 샌지의 억울함을 어떻게 풀어주고, 빵집 주인의 못된 심보를 어떻게 혼내주실까?

결과는 책을 보고 생각하자.



보너스 컷! 재판의 결과를 미리 짐작한 것일까. 문 앞에서 손 내밀고 기다리고 섰는 친구들 모습이 재밌다.

게다가 다섯 번째 친구는 앞서 돈 빌려줄 때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후훗, 변신도 하는 친구들인가!

그 앞쪽으로 꼬리를 내리고 터덜터덜 돌아가는 빵집 주인의 모습도 보인다. 후훗, 쌤통이다!

권선징악의 줄거리와 결말은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쉬운 전개를 갖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기대하는 바람직한 결말이기도 하다. 이 책처럼 그 과정에 재치와 위트를 섞어준다면 기쁨은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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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11-2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 해 전 봤던 그림책이네요. 그림이 참 좋더군요.
전 그림책 보는 마노아님이 더 좋아요.^^

마노아 2008-11-24 00:02   좋아요 0 | URL
코키 폴 그림이 워낙 개성적이어서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림책 보는 마노아를 좋아해 주는 혜경님을 사랑해요^^

turnleft 2008-11-24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결론은.. 알 것 같군요!! ^^

마노아 2008-11-24 18:27   좋아요 0 | URL
호홋! 아마도 정답일 겁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11-2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으로 봐서는 배경이 북아프리카 이슬람 지역 같네요.사하라 이남의 인종은 아닌 것 같아요.

마노아 2008-11-24 18:28   좋아요 0 | URL
그림 작가님이 짐바브웨 출신인데 작품 모델은 북아프리카에서 찾았나봐요.

노이에자이트 2008-11-25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짐바브웨는 완전히 적도 이남이니까요.옛날 로디지아라고 해서 백인들이 많이 살기도 했죠.작년 노벨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이 거기서 살았잖아요.거기도 남아공처럼 흑인탄압이 심했지요.

마노아 2008-11-25 12:30   좋아요 0 | URL
도리스 레싱이 그곳에서 살았군요. 한참 상 받고 떠들썩했을 때 프로필을 보긴 했는데 기억에 남아 있질 않네요..;;;
로디지아. 기억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