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안국역 갤러리 가이아에서 있었던 전시회 오프닝.

흑백의 조화로움이 몹시 정적이던, 그 차분함에 오히려 가슴이 울렁이던 그림들.

유화로 그렸는데도 수채화로 그린 듯 번져 나가던 실루엣들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바로 윗층에서 보고 내려온 캔버스에 그린 유화 그림과 선명히 대조된다. (거긴 누드 스케치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

종이 두장을 엇갈려 붙이고 이어 그린 그림들. 아, 이렇게 단순한 변화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구나! 부조화의 조화랄까.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작품의 저작권을 생각하며 자제. 근데 살짝 아쉽다.

그림 보면서 만난 어느 분의 나에 대한 관상학.

첫 질문은 결혼 언제 했냐였다. 음... 안 했는데요.ㅡ.ㅡ;;;;;

나이는 몇 살이냐고 하시길래, 왜 묻지? 하며 서른 하나요.

알고 보니 오래도록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하셨고 결혼 주례도 많이 보셔서 사람 보는 눈이 있으시단다. 그러니까 관상학도 좀 하신다는 얘기.

그러면서 나에게 이런 신랑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신다.

아, 뜬금 없이 결혼학 개론을 듣다.

첫째, 직장을 갖고 있어야 한단다.

아니, 그건 당연한 거잖아요..ㅠ.ㅠ

둘째, 술은 마셔도 도박은 절대 안 된단다.

도박 권장하는 부인이 어디 있겠어요ㅠ.ㅠ 그리고 전 술도 그닥 안 좋아해요..;;;;

셋째, 내가 너무 기가 세단다. 그래서 좀 약한 사람을 만나서 맞춰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이건 좀 뜻밖이었다. 항상 주변에 너무 기가 센 사람들이 많아서 눌려 지내는 게 늘 억울했던 나인데, 오히려 나더러 세다고 하신다.  카리스마 M으로 거듭나는 게 소원이었던 나인데, 혹 나에게 나도 모르는 기운이????

이십대 초반에 구청에서 공공근로 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민원인 중에 무속인이 한 분 계셨다. 그러고 보니 그때 그분도 나에게 그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오홋... 흥미로운 걸!

암튼 그 다음... 이분 말씀이 내 성격은 내성적인데 외향적으로 변해가는 추세라고 하셨다.

이것도 좀 뜻밖이었다. 난 여태까지 내가 굉장히 외향적인 줄 알았으니까. 소심한 면이 많으니까 그걸 감안하면 내성적일 수도 있겠다. 그럼 나의 오버는 가식?? (ㅡ.ㅜ)

그 다음에, 소득의 격차는 금세 비슷해질 수 있지만 '수준의 격차'는 좁혀지기 힘들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본인보다 무식한 남자는 절대 만나지 말라고...

음, 나보다 무식하지 않은 남자의 지성미라니... 그 남자가 나보고 무식하다고 하면 어떡해..;;;;

하지만 이 날의 하일라이트는 그 다음 얘기. 나보고 '성'이 강하단다. 처음엔 무슨 얘긴가 했다. 색이 강해서 속 궁합 잘 맞는 사람 만나야 한다고.

허허... 그러니까 나에게 색공여왕 미실의 피가 흐른다는 말????

초면에 좀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지만, 나름 칭찬(..;;)이라고 생각하기로 함.

남자 나이가 연하든 연상이든 가리지 말라고 하셨고 마지막으로 결혼 서두르지 말라고 하셨다. 서른 둘이나 셋 정도가 적정기라고.

정확히 누구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누군가 전에도 나에게 서른 셋에 시집가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었다.

정말 그런 게 얼굴에 쓰여 있나? 왜 그때가 적기라는 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당장 시집갈 일은 없으니까 뭐...

 덧글)오랜만에 만나서 더 반가웠어요! 어쩜 그렇게 살이 빠질 수가 있나요! 비법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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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07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강추!!
서른 셋도 좋고 색이 강하다니까 그도 나쁘지 않고...본인보다 무식하지 않은 남편감 찾으려면 알라딘이 딱이군요!^^
덕분에 웃었는데~ 어떤 것도 해석하기 나름이고 받아들이기 나름이에요. 좋다면 좋은 겁니다!!

마노아 2008-08-07 16:06   좋아요 0 | URL
그쵸? 좋게 받아들이면 좋게 들리더라구요. 하하핫^^;;;
알라딘이 만남의 장? 프헤헷^^ㅎㅎ

건조기후 2008-08-07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나 저보다 한살 아래밖에 안됐던거군요 훨씬 어리게 봤었는데^^
우리 집도 딸만 셋인데 다들 시집을 늦게 갈 팔자;라고 하더군요. 심지어 제 동생은 결혼 일찍하면 남자가 등쳐먹고 도망간다고 했다나 어쨌다나ㅋㅋㅋ 저는 점이나 사주 이런 거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언니랑 동생은 몇 번 보러 갔었거든요. 얘기 들으면 재밌어요. 크크.

마노아 2008-08-08 11:00   좋아요 0 | URL
오호호홋! 건조기후님, 캄솨해요^^ 어리게 보아줄 수록 좋지요. 냐핫,;;;;
울 집도 딸 셋이에용. 많이 비슷하네요^^
저도 점이나 사주는 본 적 없고 믿지도 않는데, 누가 저런 얘기 해주면 귀가 솔깃해지긴 해요^^;;;

이잘코군 2008-08-07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노아님에게서 못 봤던 부분을 그 분이 읽으신건가요?

마노아 2008-08-08 11:00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도 모르는 부분을 말예요..;;;

무스탕 2008-08-0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20대 초반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한번은 감사원 감사를 받을때였어요. 감사하러 오신분이 심심하셨는지;; 저보고 생년월일을 대라하시네요. 불러드렸더니 메모지에 적어서 어떻게 저떻게 나름대로 분석(?) 하고 나서 하시는 제일 첫 말씀이 '최대한 결혼을 늦게하라' 였어요 -_-
제가 머리 털 나고 41년을 살아오면서 '점(占)' 종류를 본것이 딱 한번인데 그것도 제대로 된 점도 아니고 손금보는거였어요. 관악산에서 신림동쪽으로 내려오다보면 그늘에 앉아있는 할아버지들 많죠? (가본지가 하도 오래라서 요즘도 그런 풍경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무턱대로 한 할아버지 앞에 앉았는데 (이때도 20대 초반이었어요) 이 할아버지가 제 손금을 보시더니 제일 첫 말씀이 '결혼을 늦게해. 자식복이 없어' 였지요 -_-
그래도 27세에 결혼했어요.. 10년은 늦게 해야 제 팔자가 고속도로같이 좌악~ 펼쳐질 팔자였나봐요 ^^

마노아 2008-08-08 11:54   좋아요 0 | URL
십년 더 늦게 했으면 지성 정성 동생이 줄줄이였을까요? 자식 복이 주렁주렁~
울 언니가 금년 초에 점을 보았는데 점쟁이 하는 말이 너무 웃겼어요.
울 언니가 서른 여섯인데, 엄마 말 안 듣지? 안 듣게 생겼어. 고집이 세구만! 이러는 겁니다.
서른 여섯까지 시집 안갔다니까 눈짐작으로 나올 말 같더란 말이지요.
장사가 너무 안 된다고 하니까 내년부턴 풀려! 이러더라구요. 나라도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이거지요. ㅋㅋㅋ
점쟁이들이 과거는 맞춰도 미래는 잘 못 맞춘다고, 그게 다 통밥으로 하는 건가봐요.
앗, 얘기가 밖으로 샜네요. 암튼, 재밌었어요^^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08-09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를 아십니까...하면서 접근하는 사람들도 가끔 관상을 봐주기도 한다네요.근데 글이 참 경쾌하네요.풀밭에서 뛰는 아기 사슴같은 느낌이랄까요.

마노아 2008-08-10 00:59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오늘도 도를 아십니까 한 분 맞닥뜨렸어요.;;;;
경쾌하게 읽혔나요? 더운데 글이라도 경쾌하면 좋지요^^;;;

노이에자이트 2008-08-10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하필 도를 아십니까...하는 사람을....

마노아 2008-08-10 21:37   좋아요 0 | URL
제가 그런 사람들이 좀 따르는 편입니다..;;;;(털썩!)

노이에자이트 2008-08-1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걸어가다 마추치면 그냥 달아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