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파마 국시꼬랭이 동네 10
윤정주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국시꼬랭이 시리즈 중에 제목이 맘에 들어서 먼저 뽑아들었다.  어무이 장에 가시고 혼자 남아 심심했던 영남이.
거울을 들여다 보니 맘에 안 드는 것 투성이다. 눈은 좁쌀 눈, 코는 돼지 코, 입은 하마 입, 두 볼엔 주근깨가 다닥다닥!
예뻐지고 싶은 욕심은 당연히 드는 것! 어무이 분통 열어 토닥토닥 하얀 분을 얼굴에 발라보고 빨간 루주도 칠해 보고,
불에 달군 젓가락으로 머리카락도 말아보지만, 치이익~ 타며 구린내만 풍길 뿐이다.



방안 풍경이 몹시 정겨운데, 효자손과 그 앞에 성냑곽!, 벽에 붙인 상장과 가족 사진, 그리고 찢어서 뜯는 달력.
문 위엔 부적(?)이 붙어 있고 큼지막한 시계도 돋보인다.
서랍장 위에 쌓아 올린 이불과 좁쌀 들어간 베개, 그 앞에 요강과 재털이, 신문 덮어 놓은 상, 심지어 바닥 장판의 무늬까지
모두 추억이 방울방울 열려 있다.

옆집 미희가 놀러왔다가 영남이의 타버린 머리카락 보고는 제대로 파마해 준다고 손을 잡아 끄는데...
동생 영수와 삽사리도 따라간 마을 뒷동산의 아카시아 숲!

이제 아이들은 미용실 놀이를 시작한다. 문득 빨강머리 앤에서 앤과 다이아나(맞나? 오래 전이어서 기억이 가물가물..;;;;)가 떠올랐다.  아카시아 잎을 다 떼어내고 반으로 접어서 머리를 말아 고정시키는 아카시아 파마!

영남이는 머리 모양이 궁금해서 애가 탔지만, 미희는 침착하게 파마가 완성되기를 기다리게 한다. 이윽고 시간이 되어 풀어보니, 어머낫! 곱슬곱슬 귀여운 머리카락 완성!  영수는 삽사리의 털을 아카시아 파마를 했는데 나름대로 귀여운 아기 사자(?)처럼 보인다.

그런데 야속하게도 비는 내리고, 아이들은 열심히 뛰었지만 이미 파마는 다 풀리고 만다.  속상해서 엉엉 우는 영남이에게 미희는 다시 또 해주기로 약속한다. 어느덧 비는 그치고 반가운 무지개가 얼굴을 내민다. 금세 잊고 다시 뛰어노는 예쁜 아이들!

책의 뒤에는 아카시아 파마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나라에서 파마문화가 시작된 이야기를 해준다.  또 아카시아 잎으로 하는 좋아한다/좋아하지 않는다 놀이와 아카시아 꿀 먹는 이야기도 실었는데, 어릴 적 생각이 났다. 사실 사루비아 꽃은 빨아 먹어봤지만 아카시아는 별맛을 못 느껴서 한 번 해보고 다시는 시도해보지 못했다. 어릴 적엔 아카시아 향도 좋았고, 늘어진 아카시아 꽃들이 참으로 예뻐 보였는데 나중에 이 꽃이 무척 위험한 꽃이며 없애려고 노력하는 식물임을 알아차렸다. 그러고 보니 어릴 적 외에는 아카시아 꽃을 본 기억이 드물다. 그 많던 아카시아 꽃을 벌써 다 없앤 것일까?  아무튼 아카시아도 하나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문득, 과수원길 노래가 떠오른다.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가사 때문에. 리코더로 즐겨 부르곤 했었는데^^

책의 맨 끝장에 아카시아 파마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실렸다. 같이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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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krey 2008-01-12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하~~
옛날에 우리 할머니방 같아요. 저도 어렸을때 아카시아잎 줄기로 파마 많이 했더랬죠~~
옛날생각나네요.......

마노아 2008-01-13 00:26   좋아요 0 | URL
방안 풍경이 정겨웠어요. 저 성냥곽까지두요^^ 어릴 적 집에 석유곤로 옆에 있었거든요^^

순오기 2008-01-13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방, 딱 내가 자라던 시골 집 풍경이군요. ㅎㅎ
마노아님은 저런 놀이 못 해 봤죠? 우린 만날 저런거 하면서 놀았는뎅^^

마노아 2008-01-13 00:27   좋아요 0 | URL
아카시아 파마는 처음 들어봤어요. 보니까 해보고 싶은 거 있죠. 근데 사진만으론 따라하기 힘들 것 같아요. 누가 하는 것을 보면 할 수 있을지도^^

가넷 2008-01-1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업시간에 스토리텔링을 하는 시간에 앞에 나와서 저 책의 내용을 가지고 외워서 한 기억이 나네요. 들으면서 아카시아 파마라는게 있었나? 싶었어요.^^ 처음 들었거든요.

마노아 2008-01-16 11:43   좋아요 0 | URL
우와, 수업시간이 대단히 입체적이었군요. 저도 처음 들어보았는데 시골서 자라신 분들은 다들 아시나봐요. 해봤더라면 정말 예쁜 추억일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