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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를 만들자 ㅣ 과학 그림동화 18
울리 쉬텔처 글 사진, 곽성화 옮김 / 비룡소 / 2003년 12월
과학 그림동화 시리즈다. 이글루를 직접 만드는 모습을 흑백 사진 속에 담아내어 친절한 설명을 곁들였다.
이글루를 튼튼하게 지으려면 적당한 눈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눈은 너무 단단하지도, 너무 무르지도 않아야 한다.
눈은 벽돌 모양으로 커다랗게 잘라내서 일렬로 가지런히 세워둔다. 이때 눈벽돌의 무게는 8~12kg이나 나간다.
잘라낸 눈벽돌은 비스듬하게 잘라서 둥글게 쌓아 올린다.
안에서 천장까지 다 막고 나면 눈 속에 갇히고 마는데, 이때 안에서부터 출입구를 내어 기어 나온다. 그리고 남은 눈으로 눈벽돌 사이의 틈을 메운다.
다음엔 잊지 않고 굴뚝을 만드는데, 굴뚝이 없으면 등잔불에 의해 따뜻해진 공기가 밖으로 나가질 않아 천장이 녹을 수 있다.
굴뚝 다음엔 출입구 위에 창을 낸다. 바다에서 건져 온 얼음 조각을 창에 달면 얼음 창문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와 이글루 안이 바다 속처럼 묘한 청록빛으로 일렁이게 된다. 이 책이 칼라책이었다면 영롱한 햇빛도 같이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닌다. 이번엔 현관을 만들어야 한다. 이글루 자체의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보조 공간이 필요한 것. 눈벽돌로 이글루 양쪽에 둥글에 벽을 쌓아 굴뚝 없이 마무리를 한다. 현관 덕분에 찬 공기도 못 들어오고 음식, 장화, 부피가 큰 옷가지 등을 보관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마치 누워있는 눈 사람 같은 이글루가 완성된다.
이누이트들은 이글루가 무너져도 수리하지 않고 이동하여 새로 짓는다고 한다. 버려진 이글루는 여름이 되면 햇볕에 녹아 없어진다. 요새는 이누이트들도 일반인과 같은 집을 지어 살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이글루 짓는 기술은 여전히 전수되는 듯하다. 지혜가 응축된 이런 집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기쁜 일이다. 북극에 가보진 못하지만, 사진으로 보는 이글루 짓는 모습이 신비롭고 재밌다. 그 안의 공기가 따뜻하게 유지되는 원리가 과학적인데 이 책에서는 그 부분이 세세히 묘사되진 않는다. 그래도 별점 다섯이 아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