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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지게 - 孝 아름다운 세상을 그리는 동화
조미영 그림, 윤수천 글 / 문공사 / 2003년 11월
품절
겨울이면 하얀 눈 이불을 덮는
작은 마을이 있답니다.
그 작은 마을,
감나무골에 덕보라는 청년이 살았어요.
덕보는 혼자 되신 아버지를 정성을 다하여 모셨어요.
동네 사람들은 그런 덕보를 효자라고 칭찬했어요.
한 가지 흠이라면 덕보의 머리가 조금
모자란다는 것이었지요.
도시 외삼촌 댁에는 자동차가 있었어요.
외삼촌은 외할아버지를 자동차에 태우고
나들이를 다녀오곤 했어요.
'나도 울 아부지를 기분 좋게 해 드릴 거구먼.'
덕보는 마음 속으로 다짐했어요.
덕보는 아버지를 지게에 태우고 사립문을 나섰어요.
"아부지! 제가 뛰뛰 하면 아부지는 빵빵 하셔유. 아셨지유?"
덕보가 말했어요.
"오냐, 알았다."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 날부터 감나무골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뛰뛰빵빵 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덕보가 아버지를 지게 차에 태우고 날마다
마을을 도는 소리였지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덕보의 지게 차는 쉬는 날이 없었지요.
하지만 세월이 흘러
아버지의 빵빵 소리는 자꾸 작아져 갔어요.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으로 지게를 타던 날,
아버지를 이불로 둘러싸고 덕보는 사립문을 나섰어요.
덕보의 딸 순이도 살그머니 뒤를 따랐어요.
"뛰뛰!"
"빵빵!"
동네 사람들이 나와 보고는
모두들 눈시울을 붉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