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달은 이렇다.  수업 시간에 핸드폰 소리가 났다.  사실 너무 금방 꺼서 난 못 들었다.

헌데 주변 학생들이 신고했다.  결국, 핸드폰 압수. 일주일 뒤 돌려주겠다고 했다.

전체 수업이 다 끝나고 이 학생이 교무실로 와서 돌려달라고 떼 쓴다.

정액제이기 때문에 일주일치 요금을 낭비할 수 없다고, 아빠한테 혼난다고 앙탈(?)을 부린다.(남학생이다.;;)

나중엔 타협(?)을 제시한다. 학교에선 내가 갖고 있고, 집에 갈 때는 돌려달라고.

안된다고 잘라 말했더니 이제는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자신이 건 것도 아니고 상대가 전화한 것도 자신이 왜 피해를 입냐고.

안 꺼놓은 네 잘못이다! 라고 하니 또 툴툴 거린다.

네가 반성하는 듯 보이면 혹 금요일에 일.찍. 돌려줄 수도 있지만, 지금 이렇게 버티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했는데,

무려 한시간을 내 옆에서 버틴다.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핸드폰 울리면 우리가 빼앗아도 좋겠냐고 묻기까지 한다.(커헉!)

난 수업 시간에 핸드폰 안 들고 간다!했더니 '만약'이라는 게 있지 않냐고 한다.

그럼 그때 날 비난해라. 지금 우리의 얘기엔 불필요한 대화다.

돌아가라고 하니, 이번엔 무릎 꿇고 사정한다.(헉!)

이 일은 네가 무릎 꿇을 만한 일이 아니고 그렇게 해서 달라질 일도 아니다. 일어나라고 하니,

아빠한테 맞는다고 하는 거다.

이쯤 되면 내가 무서워진다.  아이가 목표(?)를 위해서 뭐든 하고보는 건지, 정말 아버지가 죽도록 무서운 건지...

그래서 결국, 타협했다.(ㅡ_ㅡ;;)

일주일 동안은 학교에 핸드폰 안 들고 오는 걸로.

이 학생이 전에도 다른 선생님과 말도 안 되는 일로 똥배짱을 부린 일이 있었는데, 이게 습관인가 전략인가,

아니면 생존(?) 본능인가.

아무튼... 아부지한테 맞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그건 더 끔찍한 사건이지...;;;)

 

 

그리고 난... 3시 좀 넘어 퇴근할 수 있는 날이었는데, 토론 지도 떠맡는 바람에 아직도 퇴근 못하고 있는 중.... 크흑....ㅜ.ㅜ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야클 2007-09-04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에 남학생들에게 무시무시한,그렇지만 잘 생긴 총각선생님을 앉히세요. 그럼 옆에서 그냥 보고 있겠습니까? ^^

마노아 2007-09-04 21:43   좋아요 0 | URL
그런 선생님 옆자리에 앉는 행운이 제게 없었군요. 아, 안타깝습니다. 크흑!

가시장미 2007-09-04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 니가 이겼다. ㅋㅋ 내가 전화 건 것도 아닌데, 내 잘못이냐는 말.. 당황스럽네요.
요즘 고등학생 애들 전 무서워요. ㅠ_ㅠ

마노아 2007-09-05 07:36   좋아요 0 | URL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었어요. 어린 녀석이 어찌나 당돌하던지... 할 말은 해야한다고 하는 거 있죠. 과연 할 말들이었는지(ㅡㅡ;;)

뽀송이 2007-09-05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들 자신을 위해 끝까지 항변하는 모습에 질릴때가 많아요.ㅡㅜ
그런 아이들이 다른 그 누구를 위해서는 단 한마디의 도움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더 무섭지만 말입니다.
이제 중학생 밖에 안된 아이들이 자신밖에 모른다는 현실이 종종 힘빠지게 합니다.
저희집 큰 아이도 이럴 것 같아요.ㅠ.ㅠ 에휴...ㅡㅡ;;

마노아 2007-09-05 08:59   좋아요 0 | URL
나와 남에 대한 변명의 기준이 다른 것은 애나 어른이나 서글픈 일이에요.
뽀송이님 아이는 건강한 마음의 사람으로 잘 자랄 거예요. ^^

BRINY 2007-09-07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1도 저런 애들 있어요. 야간자율시간에 문자 보내다 걸리면 [엄마에게 밤에 데리러 오라고 문자 보낸 거였어요]하면서 뻔뻔스럽게 나오는 아이들. (정규수업시간에는 핸드폰을 수거하니 대놓고 이러는 애들 많이 없어졌지만) 이러니 융통성 없다는 소리 들어도 무조건 압수할 수 밖에요.

마노아 2007-09-07 12:00   좋아요 0 | URL
문명의 편리함이 사람을 자꾸 버려놓는 느낌도 들어요.
뻔뻔하지 않으면 용서될 일도 더 일을 그르쳐 버리고.... 에효에효...;;;;